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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호재 - 혁신도시 부동산 들썩들썩

서울·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호재 - 혁신도시 부동산 들썩들썩

대구 테크노폴리스 호반베르디움 더클래스 견본주택이 방문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1. 4월 11일 전북혁신도시에서 분양된 호반베르디움 더센트럴 아파트. 30가구(전용면적 84㎡형)를 대상으로 한 접수에 1순위자 5082명이 몰려 16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 대박을 터뜨렸다. 개별 주택형 기준으로 올해 전국 최고 수준이다.



#2. 공공기관 직원 임연태(43·서울 용두동)씨. 광주전남혁신도시 일대 아파트 분양권 시세를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오는 9월 전매제한이 풀리는 전용면적 84㎡형 W아파트 분양권에 2500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었기 때문이다. 임씨는 “혁신도시 내 아파트라는 매력 때문인지 웃돈이 생각보다 많이 붙은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서울·수도권의 공공기관이 옮겨가는 지방 혁신도시 분양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청약 경쟁이 치열하고 분양권에 웃돈이 붙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 등 5개 공공기관이 입주한 대구혁신도시에서 5월 20일 분양된 서한이다음 4차는 1순위 9.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12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전북혁신도시에서 4월 344가구를 모집한 중흥S-클래스도 1순위자 7839명이 몰려 경쟁률이 22.8대 1이었다.



혁신도시 분양 단지들 잇단 1순위 청약 마감올해 전국 혁신도시에서 분양한 11개 단지 중 7곳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의 정연식 전무는 “혁신도시 내 분양이 잇따라 성공하며 올해 지방 분양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단지는 청약이 끝나자마자 분양권에 적잖은 웃돈이 붙었다.

전북혁신도시에서 4월 분양된 호반베르디움과 중흥S-클래스 전용 84㎡형의 경우 2500만~3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대구·경북·광주전남 등 혁신도시 단지들 분양권 가격도 분양가보다 1000만원 이상 올랐다. 대구혁신도시 인근 부동산 세상공인 안동제 사장은 “단지마다 일정하진 않지만 중소형의 경우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3000만원 이상 웃돈을 얹어줘야 한다”며 “대구는 물론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서도 문의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열기는 혁신도시 개발 기대감 때문이다. 부산·대구 등 전국 10곳(세종시 제외)에 자족형 도시로 조성되는 혁신도시 사업은 올해부터 본궤도에 올랐다. 공공기관 115곳, 직원 3만8000여명이 이주에 들어갔다. 5월 말 현재 전체의 31%인 36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했다. 나머지 기관 중 61곳은 연내, 18곳은 내년까지 이전한다. 진주에 있는 경남혁신도시에는 하반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주택관리공단 등 굵직한 기관들이 속속 이전한다.

광주전남혁신도시에도 한국전력·한국농어촌공사·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이 이사할 계획이다. 전북혁신도시로는 지난해 대한지적공사가 이전한 데 이어 농촌진흥청·국립농업과학원·국민연금 등이 들어선다. 국토연구원은 공공기관 이전을 마치면 13만3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 유발 효과와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각각 연간 9조3000억원, 4조원에 이른다.

부지 조성과 기반시설 공사도 사실상 100% 완성됐다. 부산·광주·전남·전북·경북·제주가 부지 조성을 끝냈다. 대구(99.9%)·경남(99.8%)·강원(99.7%)·울산(99.4%)·충북(98.9%)은 막바지 작업 중이다. 공공청사와 산업단지, 아파트, 상가 등이 들어설 부지 분양률도 79.4% 수준이다.

공공기관 이주로 주택 수요가 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한재선 부장은 “요즘 부산이나 대구, 광주 등 지방광역시는 서울과 수도권의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신규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은 편”이라며 “주택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권대중(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세종시와 달리 수요에 비해 아직 공급이 많지 않아 청약자들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혁신도시 분양 릴레이는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전국 혁신도시에서 8개 단지 581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전체의 38%(2197가구)가 경북혁신도시에서 나온다. 수요층이 두터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이 많다. 경북혁신도시에선 중견 건설업체인 부영주택이 연내 2개 블록(Ab1·7)에서 총 1685가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모두 중소형 물량으로 예정돼 있다.

부영주택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외부인구 유입과 수요가 뒷받침되는 데다 최근 시장 분위기도 좋은 만큼 분양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전남에선 이지건설이 9월 3-1블록에서 400가구를, 경남에서는 대방건설이 7월 A-7블록에서 754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분양 받기 전에 기관 이주 계획 변동 상황, 일정 등을 확인하고 청약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교해 많이 비싼 곳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주택경기가 확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워 당분간 시세 상승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도심과의 접근성도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내외주건 정연식 전무는 “과거 사례를 보면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신규 단지의 경우 청약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며 “교통편이 좋고 직장과 도심이 가까운 직주근접 단지가 수요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혁신도시 수요 대부분이 주택 구매력이 높은 공공기관 이전 수요와 기존 주택 교체 수요인데다, 최근 지방 분양시장 흐름을 고려할 때 최소한 연말까지는 분위기가 괜찮을 것 같다”며 “다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쌓이게 되면 공급과잉 우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수급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기 수요 가세로 거품’ 지적도한쪽에서는 ‘분양 열풍이 지속되긴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통상 지방 분양시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였는데 최근엔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가세해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혁신도시 분양시장에서는 이른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들이 1순위 통장을 5만원 정도에 사들인 뒤 청약에 나서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일곡동 일곡제일공인 강권수 사장은 “분양시장이 ‘묻지마 청약’식으로 움직이는 등 과열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이진우 대구지역 전문위원은 “최근 청약 열기는 실수요보다는 투기·투자 수요가 한 몫 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지역 외부 수요로 인해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오고, 이런 분위기가 실수요자를 자극하면서 지금의 분양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혁신도시 정부가 지방 균형 발전을 목표로 지정한 부산과 대구, 광주·전남, 울산, 강원, 충북, 전북, 경북, 경남, 제주 등 10개 도시다. 산업·연구 등 경제 기능과 주택·교육 등 자족적 복합 기능을 갖춘다. 2007년 시작된 개발 계획은 2030년까지 진행된다. 총 사업비는 10조원. 115개 공공기관 이전과 함께 약 3만8000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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