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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DO | 포스코 ‘제2의 고향’ 송도

SONGDO | 포스코 ‘제2의 고향’ 송도

송도 개발의 첨병은 포스코다. 포스코건설·포스코엔지니어링·대우인터내셔널 등 ‘포스코 패밀리’가 건물을 짓고, 본사를 이전해 서해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송도에 공급된 아파트 상당수도 포스코가 건설했다. 하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미흡하다.
송도의 중심지인 1·3공구는 포스코 패밀리의 진출이 눈에 띈다. 건축 등 개발과 계열사 이전을 병행하고 있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65층 전망대까지 가는 데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분속 420m의 엘리베이터는 어느새 지상 305m까지 올랐다. 지난 7월말 인천 송도 동북아무역센터(NEAT Tower) 65층 전망대에 오르자 송도국제도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인공수로와 푸른 숲으로 조성된 센트럴파크, 1·3공구의 고층아파트는 물론이고 인천대교 너머 서해 먼 바다까지 훤히 보였다. 360% 전망이라 연수구 구도심, 남동공업단지까지 눈에 들어왔다.

안내에 나선 강민철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부장은 “현재 송도국제도시에서 가장 부동산 가치가 높은 곳이 1·3공구를 포함하는 국제업무지구(IBD)”라며 “약 571만㎡(173만평) 규모에 2016년까지 24조원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주도 도시개발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 공구는 세계적 부동산개발회사인 미국의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합작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개발 주체다.

송도 개발은 포스코가 이끌고 있다. 전망대에 서면 송도국제도시 개발 현장 곳곳에 ‘POSCO’ ‘더샵‘ 등 포스코의 로고와 브랜드가 보인다. 동북아무역센터 바로 옆으로 포스코건설이 완공한 64층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가 손에 잡힐 듯 하다.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는 2005년 미국건축가협회(AIA) 뉴욕주지회로부터 주거설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센트럴파크역 쪽으로는 포스코건설 송도사옥이 눈에 띈다. 포스코건설은 2010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이곳으로 이전했다. 조금 떨어진 포스코 센트로드 오피스텔엔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올해 3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이전해왔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오일·가스 산업시설, 철도, 항만, 수력발전소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엔지니어링 측은 “글로벌 EPC사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어 국제비즈니스 근무 환경이 필요해졌고 사무공간을 늘려야 해 송도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동북아무역센터도 포스코건설이 지었다. 지하 3층, 지상 68층, 높이 305m로 부산 해운대구의 주상복합아파트 위브더제니스(301m)를 누르고 국내 최고층 빌딩으로 우뚝 섰다. 건물에는 위성항법장치(GPS) 센서가 설치됐다. 바람 등으로 인한 건물의 진동이나 변위, 변형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하 1층에는 통합방재실이 있어 전력, 조명, CCTV 출입 통제 등 모니터링이 한곳에서 가능하다는 게 포스코건설의 설명이다.

이 건물은 대우건설이 2006년에 착공했지만 공사비 지급 문제 등으로 몇 차례 공사를 중단하는 진통 끝에 포스코건설이 시공권을 넘겨받았다. 이곳에는 오는 10월 경 국내 종합상사 1위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서울역 앞 연세빌딩에서 이전할 예정이다. 2016년까지 본사 직원 1000명과 협력사 직원 등 모두 1500명이 옮겨올 것으로 보인다.



‘공실률 낮춰라’ 계열사 총출동포스코는 송도국제도시 내 주거시설로도 포스코 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센트럴파트 주변에 개성 있는 첨단 오피스빌딩과 아파트 대부분이 포스코건설의 작품이다.

포스코건설이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2005년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 ‘송도 더샵 그린워크 3차’까지 총 1만2573가구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송도 인구가 8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시민의 절반가량이 ‘더샵’ 브랜드 아파트에 사는 셈이다. 이 외에도 포스코건설은 2010년 송도컨벤시아와 채드윅국제학교를 시공했다. ‘포스코가 제2의 고향으로 송도를 찍었다’는 말이 돌 정도다.

포스코 패밀리가 이렇게 송도로 모이는 이유는 포스코가 포항을 터전으로 성장했듯이 포스코건설을 포함한 계열사 역시 인천 송도에서 터를 잡고 인천시와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글로벌 시장개척을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의미도 크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는 수도권 배후 지역으로 풍부한 고급인력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으며 인천국제공항과 직접 연결돼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경제거점도시와 일일생활권이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공실률은 포스코의 걱정이다. 건물은 위용을 뽐내며 우뚝 섰지만 정작 빈 공간이 많아 그 활용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68층 동북아무역센터의 경우 36~64층 29개 층에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 호텔이 지난 7월 23일 문을 열었지만 나머지 층들은 아직 입주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건물 9~21층에 대우인터내셔널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지만 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송도사옥 이전에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회사 측은 사옥이전에 따른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 사옥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상37층 지하4층 규모의 쌍둥이 빌딩이 나란히 서 있지만 완공된 지 4년이 넘도록 절반이 비어 있다. 건물 한 동은 포스코건설이 입주해 전체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한 동은 공실률이 9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선 30층 이상 업무 및 비즈니스 건물은 4개이며, 앞으로 공사가 계획된 건물도 5개에 달한다. 계열사 이전 없이는 ‘공실’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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