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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일본 외식업계 - ‘경쟁 격화, 원가 상승, 인력 부족’ 3중고
- 흔들리는 일본 외식업계 - ‘경쟁 격화, 원가 상승, 인력 부족’ 3중고

어떻게든 매출을 늘리고자 많은 외식 기업이 신규 출점으로 활로를 모색해왔지만 대량 출점이 더 치열한 경쟁을 불러와 기존 점포의 수익성마저 악화되고 있다. 매출이 늘어난 기업도 이익은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엔저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와 심각한 인력 부족도 걱정거리다. 경기가 오름세를 보이며 여러 업종에서 채용이 활발해져 고된 일에 비해 대우가 뒤쳐지는 외식업계에 좀처럼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잦은 정리해고로 서비스 질 떨어진 맥도날드

이 사태로 맥도날드는 예상 실적에 관한 긴급회견을 열고, 올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 적자는 창업 3년째인 1973년 이래 처음이다. 107억엔이라는 엄청난 예상 적자액에 대해 기자들로부터 경영 책임에 대한 질문을 받은 사라 카사노바 사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결과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맥도날드는 ‘외식 업계의 승자’로 불렸다. 2004년에 취임한 하라다 에이코 CEO가 탁월한 경영 수완을 발휘하면서 맥도날드의 실적은 타사의 정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년 좋아졌다. 2011년에는 역대 최대인 276억엔의 영업이익을 내며 ‘하라다 매직’이란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라다 사장의 주특기는 미국 등 해외 맥도날드에서 성공한 경영 수법을 일본에 도입하는 것이었다. 미국에서의 집객 대책을 참고해 ‘100엔 맥’이나 ‘프리미엄 로스트 커피’ 등을 도입해 젊은층과 1인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동시에 강력한 프랜차이즈화를 추진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직영 중심이었지만 하라다 사장은 2007년부터 14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를 개설하며 덩치를 키웠다. 직영점의 프랜차이즈화로 본사 매출은 대폭 줄었지만 고정비 부담이 가벼워진데다 이익과 직결되는 로열티 수입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2012년 하반기부터 고객 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3년 8월 실적 악화가 확실해지자 하라다 사장은 카사노바 사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회사 재건을 위탁 받은 카사노바 사장은 가족 고객 확보를 위한 ‘원점 회귀’ 전략을 내걸고 어린이 고객을 위한 완구시설 병설 매장을 확충하고 장난감을 사은품으로 주는 ‘해피 세트 메뉴’를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때마침 발생한 치킨 쇼크에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했다. 너겟은 어린이 고객에게 인기가 높은 해피 세트의 핵심 메뉴 중 하나였던 만큼 카사노바 사장이 추진한 가족 고객 흡수 작전에 큰 차질이 생겼다. 일본 맥도날드홀딩스 이마무라 아키라 집행임원은 “치킨 쇼크에 따른 판매 영향을 연내에 마무리 짓고 싶으나,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며 “현 시점에서 섣불리 판단 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더 골치 아픈 것은 실적 부진의 이유가 치킨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큰 폭의 고객 감소는 1년 전부터 시작됐다. 메뉴를 교체한 보람도 없이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에 질린 점이나, 편의점과의 경합 악화 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맥도날드의 옛 간부는 ‘하라다 사장 시대의 업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 시절 맥도날드에서는 인원 삭감이나 강등 인사 등 정리 해고가 빈번하게 행해져, 마케팅이나 점포 서비스 등에 풍부한 경험을 지닌 우수한 인재들이 대거 회사를 떠났다”고 말했다.
‘디플레이션의 상징’으로 전락한 규동 업계

위기에 직면한 것은 맥도날드 본사만이 아니다. 더 심각한 건 프랜차이즈의 경영 문제다. 일본 내 맥도날드 전체 점포 중 프랜차이즈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민간 신용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맥도날드 본사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1년에도 프랜차이즈 중에는 순이익률이 1%도 안 되는 매장이 더러 있었다. 고객 감소로 2013년에는 적자에 빠진 프랜차이즈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치킨 쇼크로 매출 침체가 가속화된 올해는 적자 매장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보통 프랜차이즈 매장은 출점할때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기 때문에 매출 부진은 엄청난 경영 부담으로 남는다.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를 일부 면제하는 등 본사가 32억엔 상당의 지원을 실시했지만 단기적인 수혈일 뿐이다. 카사노바 사장이 ‘경영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할 것’이라며 결의를 다지고 있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규동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요시노야는 10월 말 스키야키(일본식 불고기)와 쌀밥, 절임을 세트로 만든 ‘규스키나베젠’ 판매를 전국 점포에서 일제히 시작했다. 각 매장에서 대형 포스터나 현수막을 내걸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규스키나베젠은 이 회사가 지난해 12월에 발매했던 한정 상품으로 소고기나 야채, 국수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은 냄비를 소형 버너에 올린 뒤 제공하는 음식이다. 지난해엔 6개월 동안 주문량이 1400만개에 달할 만큼 큰 인기를 모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판매시점을 한달 이상 앞당겼다. 가와무라 야스타카 사장은 ‘지난번 이상의 판매 실적을 노린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그러나 결과는 미지수다.
규동 업계는 최근 치열한 저가 경쟁으로 일본에서 ‘디플레이션의 상징’으로 일컬어져 왔다. 소고기 가격 상승에 따라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 그릇에 300엔 전후의 가격대를 유지했으나, 경기 침체로 마츠야 푸드의 마츠야와 젠쇼의 스키야가 2009년부터 잇따라 가격을 내려 200엔대가 상식이 됐다. 유일하게 가격을 유지해온 것이 요시노야였지만 고객 수가 급감하자 버티지 못하고 지난해 봄, 280엔(세금 포함)으로 가격을 낮췄다. 그럼에도 실적 악화는 더 심해질 뿐이었다. 고객 수는 증가했으나, 이익률이 계속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실적에 도움이 된 것이 규스키나베젠이었다. 규스키나베젠 가격은 기본이 630엔이다. 보통 규동의 2배가 넘는다. 규동보다 원가가 비싸고 조리에도 시간이 걸리지만, 고객 1인당 평균 단가는 올라가 이익의 절대액 증가로 이어진다.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빠져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니 광고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엔저로 소고기 가격 비싸져 수익성 더 나빠질 듯

더 받고 싶지만 쉽지 않다. 장기간에 걸친 저가 경쟁으로 세간에서는 ‘규동은 싼 음식’이라는 인식이 정착됐다. 프리미엄 덮밥과 종래 덮밥의 가격차는 90엔으로 마츠야 입장에서 이번 가격 설정은 매우 큰 모험이다. 미도리카와 사장은 규동 사업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는 “우리 회사를 포함해 일본 전국에 5000여 개의 규동점이 있는데 이 정도면 포화상태”라며 “향후 ‘마츠노야’를 제 2의 핵심 사업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츠노야는 이 회사가 만든 패스트푸드 형태의 돈까스 전문점이다. 11월 말까지 점포 수는 58개에 지나지 않지만, 2016년 상반기까지 100호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스키야의 규동 한 그릇 가격은 291엔으로 여전히 업계 최저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1월 27일 발표한 ‘규스키나베 정식’의 가격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요시노야보다 100엔 이상 비싼 734엔이다. 저가를 내세웠던 스키야조차 높은 단가를 내세우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탈 디플레이션가격’이 계속되는 배경에는 소고기 매입 가격 상승이라는 사정도 있다. 주요 수입처인 미국에서 사료값 인상으로 인해 번식용 암소가 줄어 소고기 공급량이 감소했다. 거기에 엔저가 결정타였다. 미국산 쇼트 플레이트(갈비 밑의 얇은 고기) 가격은 9월 1㎏당 1000엔을 돌파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배 수준이다.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규동 업계 경영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전망이다. 디플레이션 가격을 벗어나고, 고객 수가 늘어도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앞으로도 규동 업계의 역경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전체의 불황을 뚫고 회생의 신호탄을 쏜 회사도 있다. 10월 9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선 스카이락의 8년 만의 재상장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교외형 패밀리레스토랑의 선두자인 스카이락은 주력 사업인 ‘가스토’를 비롯해 ‘조나단’ 중화요리점 ‘바미양’ 일식 ‘유메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 회사다. 승승장구 했지만 1990년대 이후 외식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출점을 강행하다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2000년대 초 스카이락은 가스토를 중심으로 매년 100개의 점포를 냈다. 전성기인 2006년에 점포 수가 전국에 3615곳까지 팽창했다. 무리하게 출점한 점포들은 잇따라 적자를 내며 경영에 엄청난 부담을 안겼다.
꾸준히 혁신한 스카이락은 재도약
동시에 대규모 점포 리모델링에 착수해 찾고 싶은 가게로 만들었다. 올 6월 개장한 ‘가스토 니혼바시점’은 기존의 4인석을 파티션으로 나눠, 2인석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좌석 수를 75석에서 85석까지 늘렸다. 혼잡한 점심 시간에 안내 직원을 늘리고, 가족 고객이 많은 주말에 전면 금연을 실시하는 등 고객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것도 효과를 봤다. 덕분에 최근 스카이락의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다니 사장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그는 “외식 업계는 향후 3년 내에 승자와 패자로 나뉠 것”이라며 “식자재나 인건비, 등 모든 비용이 상승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 업계의 총성 없는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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