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인기 포르노 스타에게 무슨 일이?

칼리파는 누구나 자랑스러워할 만한 딸이다. 그러나 그녀 부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녀의 직업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칼리파는 포르노 스타다. 하지만 그렇고 그런 포르노 스타는 결코 아니다. 웹 트래픽 분석업체 알렉사에 따르면 칼리파는 세계에서 방문자 수가 71번째로 많은 웹사이트 Pornhub.com에서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감을 잡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면 방문자 수에서 CNN 웹사이트가 세계 73위, 뉴욕타임스 웹사이트가 97위다). 매일 세계 곳곳의 수백만 명이 그녀의 얼굴, 그리고 다른 신체 부위를 즐겨 본다.
레바논 베이루트 출신인 부모는 칼리파가 열 살 때 미국 매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로 이민했다. 칼리파는 텍사스대(엘파소 캠퍼스)에서 역사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마이애미에 자기 집을 갖고 있다. 그녀 나이의 젊은이 4명 중 1명이 부모와 함께 사는 요즘 같은 시기에 말이다(그 부모 역시 자신의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
레바논 출신인 칼리파의 부모에겐 포르노가 용납될 수 없는 직업이다. 최근 그녀의 직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족의 불화를 뛰어넘어 레바논에서 포르노와 인터넷의 역할에 대한 국가적인 논쟁거리로 비화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선 자신의 레바논 유산을 강하게 내비친다. 그녀의 왼팔에는 레바논 국가의 첫 소절 가사(‘우리 모두 함께! 우리 조국을 위해, 우리 국기와 영광을 위해!’)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오른쪽 손목에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든 레바논 보수 기독교 정당의 상징인 십자가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아버지가 그 당의 지지자라고 칼리파는 말했다. 그녀는 그 문신을 2년 전 2012년 10월 베이루트 폭탄테러 직후 아버지를 위해 새겼다. “아버지에게 ‘나는 아빠 편’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 문신 둘 다 레바논에서 비상한 관심과 논란을 일으켰다. 비판자들은 칼리파가 몸에 레바논 국가를 문신으로 새겨넣고 포르노에 등장함으로써 조국을 망신시킨다고 말한다. “그들은 내가 레바논 사람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것을 당혹스러워 한다. 마치 레바논에서 태어난 나에게 그렇지 않을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인구 500만 명도 채 안 되는 레바논은 중동에서 가장 진보적인 나라 중 하나로 이 지역의 어느 나라보다 종교가 다양하다. 그러나 1975~1990년 유혈 내전에 휩싸였다. 그 여파가 오늘날 양극화된 정치에 반영돼 있다. 근년 들어 레바논은 정치적 교착상태에 빠졌다. 2013~2014년 보수당과 진보당의 연합 정부가 합의에 이르지 못해 국민은 10개월 동안 정부 없이 지냈다.
한편 칼리파에 따르면 보수적인 부모는 레바논 언론에서 그녀를 맹렬히 비난했다. “우리 가족 중 나와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고 칼리파는 말했다. “우리 부모는 극히 엄격하고, 고압적이며, 아주 보수적이다. 공화당 우파를 지지함으로써 미국 문화에 동화됐다.”
자녀가 포르노를 직업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고 기뻐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면 대다수는 생각을 바꾼다고 칼리파가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직업이 국가적인 논쟁거리가 되면 어떨까? 레바논에서, 그리고 미국의 레바논 뉴스 채널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면서 “문제가 엄청 커진다”고 칼리파가 말했다. “먼 친척부터 친지, 부모의 친구까지 모두 안다. 용납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칼리파는 가족이 그런 논란에 휩싸이게 된 데 죄책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내가 우리 가문의 이름을 더럽혔다. 가족을 이 문제에 끌어들이고 레바논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가족의 친구들도 전부 다 알게 돼 죄스럽다. 하지만 그건 내 의도가 결코 아니었다.”
레바논에서 현재 벌어지는 포르노와 인터넷 관련 토론에서 여러 전문가와 논평가들은 칼리파를 화두로 삼는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레바논 영자신문 레바니즈 이그재미너에 따르면 베이루트의 여러 신문이 칼리파에 비판적인 기사를 실었다. 칼리파는 트위터에서 이렇게 반응했다. “중동에서 나 외에 걱정할 만한 더 중요한 문제가 없는 걸까? 대통령을 선출하는 문제나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처럼 훨씬 더 중요한 문제가 있지 않는가?”
영국계 레바논 작가 나스리 아탈라처럼 칼리파를 옹호하는 사람도 있다. “최초의 레바논 출신 포르노 스타로 알려진 미아 칼리파에 대한 도덕적 분노는 두 가지 이유에서 잘못됐다”고 아탈라는 페이스북에 적었다. “먼저 여성으로서 그녀는 자기 몸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자유가 있다. 둘째, 세계 저편에 사는 지각 있는 인간으로서 그녀는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며 자신이 우연히 태어난 나라에 전혀 신세를 지지 않고 있다. 레바논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레바논인으로서의 소명과 임무가 먼저고 개인의 삶은 둘째라는 인식은 터무니없다.”
국제 인권감시단체 프리덤 하우스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레바논의 인터넷은 느리긴 하지만(베이루트에서만 4G 서비스가 된다) 일반적으로 규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지 모른다. 지난해 9월 레바논 통신부는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에 ‘사회적 품위’ 문제를 이유로 여섯 개 포르노 웹사이트 접근을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칼리파는 자신에게 집중된 관심이 그런 조치와 관련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나를 걸고 넘어지는 게 그 때문인 듯하다. 그들은 나를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칼리파가 소셜미디어에서 받는 증오의 비난 대부분은 그녀의 포르노 영화를 본 레바논 남자들에게서 비롯된다고 그녀는 말했다. 살해 협박도 드물지 않다. 반면 소셜미디어에서 그녀에 대한 지지는 대부분은 이집트에서 나온다고 칼리파는 말했다.
칼리파는 포르노에 영원히 몸담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걸 평생 직업으로 삼을 건 아니다. 하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버티겠다.” 그때까지 칼리파는 미디어가 가족을 그냥 두기를 원한다. 가족을 잃어도 괜찮을 정도로 직업이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칼리파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럴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나 스스로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 번역 이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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