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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주 AIG코리안부동산개발 전무 - 여의도의 ‘금융·쇼핑 랜드마크’ IFC의 실험은 계속된다

안혜주 AIG코리안부동산개발 전무 - 여의도의 ‘금융·쇼핑 랜드마크’ IFC의 실험은 계속된다

‘여의도 공실률 주범’이라는 눈총을 받았던 서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서울에 최근 활기가 돋고 있다. IFC 3관 입주가 시작된 것. IFC 개발·운영사업자인 AIG코리안부동산개발의 안혜주 전무는 “우리는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주 AIG코리안 부동산개발 전무는 IFC 서울 개발·운영의 선두에 서 있다. 그는 부동산개발업계에서 보기 힘든 ‘파워 우먼’이다.
지난 3월 2일 서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서울 3관에서 첫 집들이가 열렸다. 한국IBM이 9개층에 입주한 것. IFC와 한국IBM 직원 50여명이 모여 IBM 현판 제막식과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했다. IFC를 개발·운영하는 AIG 코리안부동산개발에게 한국IBM 입주의 의미는 남다르다. IFC 1·2관을 먼저 채우느라 비워두었던 3관은 그동안 여의도 공실률을 높이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부동산서비스기업 젠스타에 따르면 한국IBM 입주로 여의도 전체 공실률은 1.1%포인트나 하락했다. 현재 여의도권 공실률은 8.3%다.

IFC 서울은 서울시와 AIG글로벌부동산개발이 여의도를 동북아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한 프로젝트다. 오피스 3개동(32층, 29층, 55층)과 호텔(콘래드서울·38층 434개 객실), 쇼핑몰인 IFC몰로 구성됐다. 개관 전부터 변변한 호텔과 쇼핑몰이 없었던 여의도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11년, 1관 오픈 이후 3년 반. 중간평가 차원에서 안혜주 AIG코리안부동산개발 전무를 만났다.
 한국 정서 이해하지 못해 시행착오도 겪어
IFC 서울은 한국의 대표 국제 금융빌딩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기업 입주와 함께 여의도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있다.
안 전무는 한국지사 ‘1호 사원’이다. 시애틀 퍼시픽대를 나와 서강대 MBA과정에서 공부한 그는 BHP코리아, 코리아자산컨설팅, 존스랑라살코리아 등 글로벌 부동산서비스기업을 거쳐 2005년 AIG코리안부동산개발에 합류했다. 전략 수립 및 사업 타당성 검토, 개발업체 선정, 홍보 마케팅, 임대, 리테일 자산관리 등 광범위한 업무를 거쳤다. 현재 IFC 서울의 리테일 자산관리 총괄책임을 맡고 있다. 그와 마주한 IFC 2관 18층 사무실 통유리 밖으로 국회의사당 등 서여의도 일대와 한강 하류가 시원하게 펼쳐 졌다.



한국IBM 입주 이후 IFC 3관 전망은?


이번 입주를 시작으로 IFC 3관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실제로 임대 문의가 상당히 들어오고 있어요. 딜로이트·노무라증권·맥쿼리투자신탁운용·LG하우시스·소니·필립모리스·시트릭스·NTT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회사가 많이 입주해 오피스의 브랜드가 높아졌기 때문이죠. 호텔과 쇼핑몰까지 있어 시너지 효과도 좋습니다.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외국계 대형 은행과 입주 상담을 진행 중이에요. 우리 목표는 2016년까지 IFC 3관의 임대 계약을 다 끝내는 것입니다. 외국계 기업과 계약하는 것은 상당한 인내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것을 감안하지는 않죠(웃음).



그동안 공실률로 마음고생이 컸을 듯 합니다.


저는 IFC의 공실률이 심각하지 않다고 봅니다. 최근 몇 해 동안 오피스 공급이 마구 쏟아지고 있음에도 저희는 2012년 1월 오픈 이후 2년6개월 동안 오피스 100개층 중 70개층을 채웠어요. 29~55층 규모 건물 3개동에서 이 정도 속도는 상당히 빠른 겁니다. 서울 도심의 20~30층짜리 건물도 다 차려면 2~3년이 걸리거든요. 면적으로 단순 비교해 공실이 높다고 지적하는 것은 시장 상황을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IFC 서울 개발·운영을 스스로 중간 평가한다면?


개발 과정에 2008년 금융위기가 왔고 2009년 미국 AIG 본사도 경영악화에 시달렸습니다. 모두 예측하지 못했던 시장 상황이었죠. 금융위기 이후 한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금융기업들이 철수하거나 다운사이징 하면서 우리로선 임대고객도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획했던 일정에 맞춰 오픈을 했고, 2년 동안 잘 달려온 것으로 자평합니다. 특히 2010년 AIG가 망하네 안 망하네 하는 와중에 딜로이트를 선임대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IFC 서울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기획 당시 국내에서는 안내책자 제작·CI(기업이미지) 브랜딩 등 쇼핑몰 개발에 참고할 교과서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쇼핑몰 개발 경험이 있는 외국 회사에게 맡겼지만 이들이 한국 정서를 이해하지 못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지하 쇼핑몰에 명품브랜드를 넣겠다고 했던 거죠. 당시만 해도 국내에선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경험이 전무해 벤치마킹할 대상이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시행착오를 거쳐야지만 답이 나오는 과정이었습니다. 때문에 시간과 금전에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지요.

IFC 서울이 생기기 전에 금융도심 여의도엔 이렇다 할 쇼핑가도 없었다. 하지만 2012년 8월 IFC몰이 등장하면서 이곳에서 살거나 근무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IFC 1·2·3관에서 근무하는 오피스 인구만 1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고임금, 고소비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당초 직장인이 대부분인 여의도에서 쇼핑몰은 성공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주말이면 3만5000여명의 고객이 찾으면서 서울 서남권의 대표 복합쇼핑몰로 자리잡았다. 안 전무는 “SPA 브랜드와 중저가 화장품 등의 쇼핑뿐 아니라 여가·엔터테인먼트·외식·휴식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어서 복합쇼핑몰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온·오프라인 양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온라인 채널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가미한 점이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17일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IFC몰을 찾은 모습이 쇼핑객들에게 목격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업 목적이 아닌 가족과 쇼핑을 하는 등 일상적인 방문인 것으로 안다”는 게 신세계그룹 측의 설명이지만 정황상 사업적인 현장 시찰의 목적도 겸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IFC몰의 운영 주최인 터브먼아시아는 신세계그룹과 함께 경기도 하남에 복합쇼핑몰인 유니온스퀘어를 짓고 있다. 정 부회장이 내년 완공을 앞둔 하남 유니온스퀘어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다.



IFC몰의 인기가 좋습니다.


우리가 몰을 기획하던 당시 국내엔 코엑스몰 뿐이었어요. 그만큼 ‘몰’이라는 것이 낯선 개념이었죠. 상품개발자와 임차인이 모두 백화점 입점에 익숙해 있던 터라 이들을 이해시키는 데 힘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2009~2010년에 자라, 유니클로, H&M 등 SPA 브랜드가 속속 한국에 진출하면서 ‘몰링’ 문화가 자연스레 퍼졌습니다. 어찌 보면 몰이라는 시장을 저희가 개척한 셈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웃음).
 직장인과 젊은층, 유모차 부대 많아


갈수록 ‘몰 경쟁’이 치열합니다. IFC몰의 경쟁력이 있다면?


롯데월드몰엔 관광객, 파르나스몰엔 직장인이 주로 찾는데 반해 IFC몰은 주변 직장인과 젊은층, 배후 아파트의 주부 등 소비자 구성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인근 타임스퀘어는 유입 인구는 많지만 주로 10~20대라 소비와 연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IFC몰엔 평일 2만5000명 정도가 방문하는데 이들은 구매 전 많은 고민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영수증 대비 방문객 비율을 따져보았더니 구매율이 60%에 가깝더군요. 소비 금액 또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요. 우리는 몰 입구에 카메라를 25대를 설치해 방문하는 고객의 성별과 연령대를 분석하는데 놀라운 것은 유모차 부대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백화점보다 훨씬 편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지난번 방문한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IFC몰에도 신세계인터내셔날, 제일모직, LF 등 패션업계 대기업의 브랜드가 몇 개씩 입점해 있습니다. 사실 재벌가가 보유한 브랜드들의 매출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언제든 브랜드를 교체할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장사가 되는 매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이것이 대기업 임원들이 IFC몰을 자주 찾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든 브랜드를 바꾸더라도 장사하기 좋은 ‘목’은 지키겠다는 거죠. 정 부회장 역시 그런 차원의 방문으로 보입니다.



IFC 서울의 지속성장을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요?


현재 입주기업 중 금융 관련 기업의 비율은 45% 정도입니다. 자체적으로는 금융회사 입주를 늘리는 것이 과제입니다. 그래야 명실공히 국제금융센터가 되는 거니까요. 대외적으로는 여의도가 금융 중심지로서의 인프라를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IFC에 더 많은 기업이 입주해 서울이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동북아의 중요한 금융도시가 되려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입주 금융사에 대한 세제혜택이나 편의제공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건물이 좋다고, 국제금융센터 이름을 붙였다고 기업들이 입주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야 합니다.

- 글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 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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