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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 산맥으로 간 포도나무

안데스 산맥으로 간 포도나무

 CHILE TAKES ITS WINE TO EXTREMES
‘악마의 저장고’라는 뜻을 가진 ‘카시예로 델 디아블로’는 마이포 밸리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Adventurous producers are planting vines close to the Pacific Ocean and up the Andean hillsides.I’m standing in a vast cellar deep underground. The lights are out and the door locked. All of a sudden, the cellar is flooded with blood-red light and flames lick the walls. It feels like I’ve entered the inferno. Then a voice comes over the speakers telling the story of Don Melchor and the devil’s wine cellar.

One day in the late 19th century, Melchor, founder of wine company Concha y Toro, noticed some of the best wines had been swiped from his estate. To keep the thieves at bay, he spread the rumour that his cellar was haunted by the devil, hence the diabolical vision before me and the wine’s label: Casillero del Diablo.

Mercifully, the lights soon come on, the door is opened and I’m invited to taste various vintages of the winery’s top drop, Don Melchor. Crafted from seven parcels of cabernet sauvignon grown in the Maipo Valley, the wine offers a kaleidoscope of flavours, from eucalyptus, blackcurrant and tobacco leaf to liquorice and coffee. The Maipo Valley is home to many of Chile’s historic estates, established there in the early 19th century because it is close to Santiago, and the soil responds well to French grape varieties.

The region has produced most of the wines we’ve tasted in Europe since Chilean wine started turning heads in the 1990s. A number of cabernet sauvignon-based “icon” wines have recently emerged, including Don Melchor itself, Clos Apalta and Seña.

After an idyllic lunch of fresh ceviche on the balcony of Don Melchor’s former home, I’m taken to neighbouring Almaviva, a joint venture between Concha y Toro and Château Lafite owners Domaines Barons de Rothschild. The estate was founded in 1996 with the aim of producing the Chilean equivalent of a Bordeaux first growth. During a tour of the 85-hectare estate, French winemaker Michel Friou treats me to a tasting of the first vintage of Almaviva, 1996, made from cabernet sauvignon with a dash of cabernet franc and petit verdot. Friou says: “It frustrates me that most of the wine on the market is made to be drunk within two years – I’m building wines to age for at least 20.”

But there is more to Chilean wine these days than the Maipo Valley. Adventurous producers are planting vines close to the Pacific Ocean and up the Andean hillsides, stretching winemaking to its limits.

One of the most exciting wine regions to emerge is Elqui, up north near the lunar landscape of the Atacama, the world’s driest desert. It’s a magical place, one of the planet’s purest atmospheres. Surfaces glisten and the stargazing is so good there are eight observatories.

However, an ongoing drought is forcing winemakers to turn their focus to the south, with plantings edging closer to the blue waters and savage beauty of the Patagonian ice field. But the southern regions of Bío Bío and Malleco have their own weather issues – gale-force winds and torrential rain.

From my Santiago base, home to llamas, eye-poppingly bright street art and some of the finest seafood I’ve ever tasted, I venture 100 miles south to the village of Chimbarongo in Colchagua, home to pinot noir king Adolfo Hurtado, who is so passionate about the grape that he makes eight different expressions at his estate, Cono Sur. I saddle up on one of the vintage bicycles his staff use and glide through the vines. After various pinot pit stops, I watch the sun set with Adolfo and his team.

By dinner the sky is awash with stars. We feast on a barbecue of silky salmon, salty pork, tender chicken and juicy beef washed down with a bottle of Adolfo’s finest Pinot, Ocio.
 안데스 산맥으로 간 포도나무
요즘은 안데스 산맥의 산비탈에서도 포도를 재배한다.


칠레의 새 와인 산지로 태평양 연안과 파타고니아 빙원 등지가 인기난 지금 땅속 깊은 곳에 있는 거대한 저장고 안에 서 있다. 조명이 꺼지고 문이 잠긴다. 갑자기 사방이 핏빛으로 물들면서 벽에 불길이 널름거린다. 불타는 지옥에 들어온 느낌이다. 바로 그때 스피커에서 돈 멜초르와 악마의 와인 저장고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19세기 말 칠레 와이너리 콘차이토로를 설립한 멜초르는 어느 날 자신의 포도원에서 가장 좋은 와인들을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도둑의 침입을 막으려고 지하저장고에 악마가 산다는 헛소문을 퍼뜨렸다. 내 눈앞에 악마의 환영이 나타나고 와인에 ‘카시예로 델 디아블로’(악마의 저장고라는 뜻)라는 상표가 붙게 된 연유다.

다행히 조명이 곧 다시 들어오고 저장고 문이 열렸다. 그리고 콘차이토로의 최고급 와인 돈 멜초르의 다양한 빈티지를 맛볼 수 있는 시음회가 열렸다. 마이포 밸리의 7개 구역에서 생산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의 포도로 만든 이 와인에서는 변화무쌍한 맛이 난다. 유칼립투스 잎부터 까막까치밥나무 열매, 담뱃잎, 감초, 커피 맛까지. 마이포 밸리는 19세기 초에 설립된 칠레의 역사적 와이너리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수도 산티아고에서 가까운 입지조건과 프랑스의 다양한 포도 품종이 잘 자라는 토양 덕분이다.

1990년대 칠레 와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 사람들이 유럽에서 맛본 와인 대다수가 이 지역에서 생산됐다. 돈 멜초르, 클로스 아팔타, 세냐 등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칠레 와인 대다수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다.

예전에 돈 멜초르가 살았던 집의 발코니에서 신선한 세비체(절인 생선과 야채가 들어간 남미 요리)로 목가적인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이웃에 있는 알마비바 와이너리로 갔다. 콘차이토로와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와이너리 샤토 라피트를 인수한 도멘 바롱 드 로칠드의 합작회사다. 1996년 보르도 1등급 와인과 맞먹는 칠레 와인의 생산을 목표로 설립됐다.

85만㎡의 이 포도원을 둘러보는 동안 프랑스 와인업자 미셸 프리우가 알마비바의 첫 번째 빈티지(1996) 시음회에 나를 초대했다. 카베르네 소비뇽에 카베르네 프랑과 프티 베르도를 섞어서 만든 와인이다. 프리우는 “시중에 나오는 대다수 와인이 2년 이내에 마시도록 제조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난 적어도 20년 동안 숙성시켜 마시는 와인을 만드는 중이다.”

요즘 칠레의 와인 산지는 마이포 밸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험적인 와인업자들이 태평양 근처와 안데스 산맥 부근에 포도 나무를 심어 와인 양조의 한계를 넓히고 있다.

새로운 와인 산지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칠레 북부의 엘퀴다.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달 표면과 흡사한 풍경을 지닌 아타카마에서 가까운 지역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를 자랑하는 신비스런 곳이다. 지표면이 반짝이며 별을 관측하기에도 좋아 천문대가 8군데나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가뭄으로 와인업자들은 남쪽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들은 푸른 바닷물이 넘실대는 해안가와 아름다운 파타고니아 빙원 가까이에 포도나무를 심는다. 하지만 비오 비오와 말레코 등지의 남부 지역은 강풍과 폭우 같은 기상 문제가 있다.

난 산티아고에서 머물렀는데 라마와 현란한 거리 미술이 눈길을 끌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중 가장 맛있는 해산물 요리도 맛봤다. 그곳에서 남쪽으로 160㎞ 지점에 있는 콜차구아 밸리의 침바롱고를 찾아갔다. 피노 누아르 와인의 1인자로 꼽히는 아돌포 후르타도가 사는 곳이다. 그는 피노 누아르 품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서 자신의 와이너리 코노 수르에서 8종의 피노 누아르 와인을 생산한다. 그의 직원들이 사용하는 오래된 자전거를 타고 포도원을 둘러봤다. 아돌포 일행과 함께 피노 누아르 포도 나무들이 자라는 여러 구역을 둘러보고 나서 일몰을 감상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니 하늘에 별이 가득했다. 부드러운 연어와 짭짤한 돼지고기, 연한 닭고기, 육즙이 많은 쇠고기로 바비큐 파티를 벌였다. 아돌포의 최상급 와인 피노 오시오를 곁들여서.

- 번역 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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