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층 바뀌는 주택시장] 30대 에코세대 내 집 마련 행렬
[수요층 바뀌는 주택시장] 30대 에코세대 내 집 마련 행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를 벗어나고 있는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에 체질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불확실한 경기 속에서의 거래량 급증과 청약열기는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에 따른 ‘반짝 효과’가 아니라 시장의 메커니즘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택 소비자들의 행태에 변화가 생겼고 인식이 바뀐 것이다.
주택 매매거래량 증가세가 ‘롱런’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서울·수도권에서 주택 6만3712가구가 거래됐다. 3월(5만8242가구)보다 9.4% 늘었고, 지난해 4월(4만3335가구)보다는 무려 47% 급증했다. 지난해 4월 중순의 세월호 참사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거래량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00년대 초·중반 주택경기 호경기 때보다도 많은 거래량이다. 정부의 공식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2008년 4월(6만7303가구)를 제외하고 가장 많다.
4월에도 서울·수도권 거래량의 기록 갱신이 이어졌다. 거래량이 올 들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4월까지 누적 매매량을 보더라도 기록적이다. 서울·수도권 1~4월 거래량이 19만375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더 많다. 2006년 이후 최대다. 이전까지 가장 많았던 2008년 1~4월 18만8373가구를 넘어섰다. 거래량 증가는 과거 호황기를 주도했던 ‘대장주’들이 이끌고 있다. 주택선호도가 높은 인기지역들 말이다. 서울·수도권의 서울·인천·경기 가운데 서울의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 4월 거래량이 2만3252가구로 3월보다 10%, 지난해 4월보다는 68% 증가했다. 2006년 4월(2만408가구)보다 16% 더 많다.
주택시장의 보폭도 커졌다. 4월 서울·수도권 집값이 0.5% 올랐다. 4월 월간 상승률 기준으로 금융위기가 터지지 전인 2008년 4월(1.41%) 이후 가장 높다. 2008년 4월을 포함해 집값이 기록적인 상승을 했던 2002년, 2003년, 2005년, 2006년의 기록에 미치지 못해도 1999년 이후 장기 4월 평균(0.44%)를 넘어서는 수치다.
분양시장에서는 강남·위례신도시·동탄신도시 등의 ‘블루칩’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북지역의 뉴타운·재개발 단지에 청약자가 몰린다. 한때 미분양이 쌓여있고 청약접수 결과 미달이 속출했던 수도권 외곽도 거뜬히 모집가구수를 채우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는 “거래 증가와 높은 청약경쟁률이 이어지고 있어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완연한 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의 온기는 ‘주자’들이 서로 당겨주고 밀어주면서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골고루 퍼져 있다. 서울을 보면 거래량은 강북이 주도하고 가격 상승세는 강남이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올 1~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34.9% 늘었다. 서울 평균을 웃도는 50% 넘게 증가한 지역은 강남 3구 이외 지역이다. 강동구(63.2%)·강서구(82.1%)·서대문구(51.4%)·종로구(50.4%) 등이다. 올 들어 4월까지 서울 집값이 평균 1% 오른 가운데 강남구(1.66%)·서초구(1.36%)가 많이 올랐다. 국민은행이 선정한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주로 강남 3구에 몰려 있음)의 시세가 4월 0.62% 올랐다.
주택시장의 세대교체도 일어나고 있다. 주력이 40대에서 30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4월 서울·수도권 18개 신규 분양 아파트 당첨자 중 30대가 3822명(38.4%)으로 40대(27.7%)나 50대(16.9%)보다 많다. 계약자 분포에서도 30대가 두드러진다. GS건설이 4월 계약한 김포시 한강센트럴자이 2차의 30대 계약자 비율이 45.6%로 40대(28.8%)보다 훨씬 많다. 호반건설의 인천 송도 호반 베르디움 2차에서도 30대 계약자(39.2%)가 40대(30.44%)를 능가했다. 수원 영통 힐스테이트 역시 계약자 10명 중 4명이 30대로 나타났다. 서울도 마찬가지. 삼성물산이 짓는 광진구 자양동 프리미어팰리스 30대 계약자가 41.9%로 40대(29.5%)를 제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30대 계약자 비중이 근래 10% 포인트 정도 높아지면서 이 전 주 계약층이던 40대와 50대보다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30대의 손 바뀜이 활발하다. 자연 30대의 대출이 크게 늘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 39세 이하가 빌린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월 말 기준으로 54조8000억원으로 1년 새 2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층의 증가율은 40대 11.6%, 50대 7.9%, 60대 이상 7.7%였다.
주택시장의 세대교체로 베이비부머의 자식인 ‘에코(echo)세대’가 전면에 나선 셈이다. 2000년대 초·중반 활황기 때 주택 매수를 주도한 층은 1955~1963년 출생한 베이비부머였다. 이들이 요즘 정년퇴직 등으로 경제활동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들의 자녀 세대가 주택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떠올랐다. 에코세대는 1979년부터 1980년대 중반에 태어났다. 베이비붐 세대가 메아리처럼 다시 출생 붐을 일으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부의 각종 주택구입 지원책이 이들을 자극했다. 저리의 디딤돌대출·공유형모기지에 이어 최근 연 2.6% 고정금리와 원금 분활상환 조건인 안심전화대출 등이 시행됐다. 전세난도 도화선이 됐다. 전셋값이 급등하고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보이며 주거 여건이 불안해지자 주택 구입에 나선 것이다. 소득이 안정적인 이들이 전세난에 ‘뿔나’ 일부 부모의 지원을 받거나 대출을 통해 내 집을 장만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전용 60㎡ 아파트에 전세로 살던 김모(35)씨는 최근 집을 구입했다. 2년 전세계약 기간이 끝나자 집주인이 전셋값을 4000만원 올려달라고 했다. 김씨는 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아예 구입했다. 그는 “전세보증금을 올려주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어차피 대출을 받을 바에는 집을 사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결혼한 지 5년 이내의 신혼부부 267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35.5%가 금융회사 대출을 활용했다고 답했다. 주택소유 의식이 달라졌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집을 사지 않겠다”는 인식이 퍼졌으나 다시 “사자”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정부의 2014년 주거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에서 지난해 “내 집 마련이 꼭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은 75.3%였다. 2010년(81.8%)에 비해서는 낮지만 2012년(66%)에 비해 10%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이후 집값 회복세 등이 주택소유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내 집 마련 생각이 강하다. 국토부의 신혼부부 대상 조사에서 신혼부부 10가구 중 9가구꼴인 84.7%가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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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매매거래량 증가세가 ‘롱런’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서울·수도권에서 주택 6만3712가구가 거래됐다. 3월(5만8242가구)보다 9.4% 늘었고, 지난해 4월(4만3335가구)보다는 무려 47% 급증했다. 지난해 4월 중순의 세월호 참사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거래량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00년대 초·중반 주택경기 호경기 때보다도 많은 거래량이다. 정부의 공식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2008년 4월(6만7303가구)를 제외하고 가장 많다.
4월에도 서울·수도권 거래량의 기록 갱신이 이어졌다. 거래량이 올 들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4월까지 누적 매매량을 보더라도 기록적이다. 서울·수도권 1~4월 거래량이 19만375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더 많다. 2006년 이후 최대다. 이전까지 가장 많았던 2008년 1~4월 18만8373가구를 넘어섰다.
서울·수도권 매매거래량 4개월 연속 증가세
주택시장의 보폭도 커졌다. 4월 서울·수도권 집값이 0.5% 올랐다. 4월 월간 상승률 기준으로 금융위기가 터지지 전인 2008년 4월(1.41%) 이후 가장 높다. 2008년 4월을 포함해 집값이 기록적인 상승을 했던 2002년, 2003년, 2005년, 2006년의 기록에 미치지 못해도 1999년 이후 장기 4월 평균(0.44%)를 넘어서는 수치다.
분양시장에서는 강남·위례신도시·동탄신도시 등의 ‘블루칩’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북지역의 뉴타운·재개발 단지에 청약자가 몰린다. 한때 미분양이 쌓여있고 청약접수 결과 미달이 속출했던 수도권 외곽도 거뜬히 모집가구수를 채우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는 “거래 증가와 높은 청약경쟁률이 이어지고 있어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완연한 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의 온기는 ‘주자’들이 서로 당겨주고 밀어주면서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골고루 퍼져 있다. 서울을 보면 거래량은 강북이 주도하고 가격 상승세는 강남이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올 1~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34.9% 늘었다. 서울 평균을 웃도는 50% 넘게 증가한 지역은 강남 3구 이외 지역이다. 강동구(63.2%)·강서구(82.1%)·서대문구(51.4%)·종로구(50.4%) 등이다. 올 들어 4월까지 서울 집값이 평균 1% 오른 가운데 강남구(1.66%)·서초구(1.36%)가 많이 올랐다. 국민은행이 선정한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주로 강남 3구에 몰려 있음)의 시세가 4월 0.62% 올랐다.
주택시장의 세대교체도 일어나고 있다. 주력이 40대에서 30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4월 서울·수도권 18개 신규 분양 아파트 당첨자 중 30대가 3822명(38.4%)으로 40대(27.7%)나 50대(16.9%)보다 많다. 계약자 분포에서도 30대가 두드러진다. GS건설이 4월 계약한 김포시 한강센트럴자이 2차의 30대 계약자 비율이 45.6%로 40대(28.8%)보다 훨씬 많다. 호반건설의 인천 송도 호반 베르디움 2차에서도 30대 계약자(39.2%)가 40대(30.44%)를 능가했다. 수원 영통 힐스테이트 역시 계약자 10명 중 4명이 30대로 나타났다. 서울도 마찬가지. 삼성물산이 짓는 광진구 자양동 프리미어팰리스 30대 계약자가 41.9%로 40대(29.5%)를 제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30대 계약자 비중이 근래 10% 포인트 정도 높아지면서 이 전 주 계약층이던 40대와 50대보다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30대의 손 바뀜이 활발하다. 자연 30대의 대출이 크게 늘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 39세 이하가 빌린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월 말 기준으로 54조8000억원으로 1년 새 2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층의 증가율은 40대 11.6%, 50대 7.9%, 60대 이상 7.7%였다.
주택시장의 세대교체로 베이비부머의 자식인 ‘에코(echo)세대’가 전면에 나선 셈이다. 2000년대 초·중반 활황기 때 주택 매수를 주도한 층은 1955~1963년 출생한 베이비부머였다. 이들이 요즘 정년퇴직 등으로 경제활동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들의 자녀 세대가 주택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떠올랐다. 에코세대는 1979년부터 1980년대 중반에 태어났다. 베이비붐 세대가 메아리처럼 다시 출생 붐을 일으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부의 각종 주택구입 지원책이 이들을 자극했다. 저리의 디딤돌대출·공유형모기지에 이어 최근 연 2.6% 고정금리와 원금 분활상환 조건인 안심전화대출 등이 시행됐다. 전세난도 도화선이 됐다. 전셋값이 급등하고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보이며 주거 여건이 불안해지자 주택 구입에 나선 것이다. 소득이 안정적인 이들이 전세난에 ‘뿔나’ 일부 부모의 지원을 받거나 대출을 통해 내 집을 장만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전용 60㎡ 아파트에 전세로 살던 김모(35)씨는 최근 집을 구입했다. 2년 전세계약 기간이 끝나자 집주인이 전셋값을 4000만원 올려달라고 했다. 김씨는 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아예 구입했다. 그는 “전세보증금을 올려주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어차피 대출을 받을 바에는 집을 사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결혼한 지 5년 이내의 신혼부부 267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35.5%가 금융회사 대출을 활용했다고 답했다.
신혼부부 85% “내 집 마련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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