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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초대받은 패션

미술관에 초대받은 패션

‘야성의 미’전은 매퀸의 광범위한 패션 세계를 샅샅이 탐험한다.
 THE HOTTEST SHOW IN THE WORLD


The Victoria & Albert museum show ‘Savage Beauty’ dedicated to Alexander McQueen.It is probably the hottest museum show in the world right now. Unless you have been living marooned in solitude like some Dark Ages anchorite, you will be aware that Savage Beauty, the Victoria & Albert museum show dedicated to Alexander McQueen, is packing them in.

Savage Beauty Ver 1.0 was staged at the Met in New York in 2011 and proved such a hit that visitors queued for six hours in the blistering heat of a Manhattan summer to see the show. It closed at No 8 in the charts of top shows ever at the Met, with total turnstile of 661,509, propelling the late fashion designer into the company of Leonardo da Vinci, Picasso and King Tutankhamen.

Now London has got a chance to see what all the mania was about... if you can get a ticket that is. When I turned up my press ticket and catalogue had already been swiped by some enterprising blagueur and it was only after some explaining that I was let in.

Savage Beauty is fascinating and not just for the clothes on display. The way the show is staged over 10 discrete and varied rooms explores McQueen’s remarkable scope with commendable thoroughness. Pause long enough in front of certain garments to examine them closely and one gets a sense of not merely the creative exuberance but also the intricately detailed craftsmanship, testifying to McQueen’s early years on Savile Row, first as an apprentice at Anderson & Sheppard then at Gieves & Hawkes. At the latter he would have come into contact with the tradition of military tailoring that is a familiar refrain throughout his work.

But stand back and it is the sense of spectacle that is the overwhelming impression, a sense enhanced by the setting, some of which is reminiscent of a traditional British fairground. One is dazzled, diverted and driven to ask the question whether this really should be in a museum at all.

As the Met’s statistics show, big box office in museums used to be the preserve of Impressionists, Modern Masters and the occasional Pharaoh. Now the cultural consecration of a museum show is bestowed on everyone from David Bowie (whose Union Jack coat was by McQueen) to the costume departments of Hollywood movie studios.

The idea of what constitutes art has shifted so much that there is very little that, with strong cultural tailwind, cannot qualify. The result is that a show like this appears scholarly in its curatorial rigour.

So what if you can buy clothes made under the McQueen name in the shops? The soaring prices paid for status-conferring big brand art such as Picasso or Warhol demonstrate that the therapeutic pleasures of shopping are not restricted to high fashion.

Moreover, like it or not, McQueen was a figure of considerable cultural moment: after all, almost two-thirds of a million Met visitors cannot be wrong. He was undeniably a master showman, preternaturally gifted and endowed with an extremely fecund imagination.

He also commanded the respect of Daphne Guinness and the late Isabella Blow, intelligent and culturally sophisticated women, neither of whom conforms to the “pink is the new black” airheadedness of the stereotypical fashionista.

If you can get hold of a ticket you really should go to the V&A and see it. This is fashion that transcends fashion and there are real fragments of magical beauty amid the gimp masks and body armour. Even so I would be intrigued to know whether McQueen will still be big box office in the museums of 50 or one hundred years from now... but that is for future generations to decide.
매퀸의 의상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술관에 초대받은 패션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알렉산더 매퀸 의상 전시회, 다빈치·피카소에 버금가는 인기로 관객몰이 성공해영국 런던 빅토리아&앨버트 미술관(V&A)에서는 2010년 세상을 떠난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에게 바치는 전시회 ‘야성의 미’가 오는 8월 2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회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2011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에서 열린 ‘야성의 미’ 버전 1.0 역시 인기가 대단했다. 전시회를 보려는 사람들이 맨해튼의 찜통 더위 속에 6시간씩 줄 서서 기다렸다. 당시 총 관람객 수는 66만1509명으로 Met 전시회 역사상 8위를 기록했다. 매퀸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피카소, 투탕카멘(BC 14세기 이집트 국왕)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순간이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사람들이 매퀸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관람권을 구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전시회장에 도착해 보니 내 이름으로 된 기자출입증과 카탈로그를 누군가가 교묘하게 가로채 갔다. 난 한참 동안 설명한 뒤에야 전시회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야성의 미’는 매혹적인 전시회다. 단지 전시된 의상 때문만은 아니다. 10개의 개별 전시실로 이어지는 전시는 매퀸의 광범위한 패션 세계를 샅샅이 탐험한다. 의상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풍부한 창의력뿐 아니라 정교한 솜씨를 엿볼 수 있다. 이는 매퀸이 초창기에 새빌로(런던의 고급 맞춤 양복점 거리)에서 실력을 쌓은 장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는 앤더슨&셰퍼드와 기브스& 호크스 같은 유명 양복점에서 견습생으로 일했다. 기브스&호크스에서 익힌 군복 재단의 특성은 그의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몇 발짝 뒤로 물러서서 보면 매우 인상적인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영국의 전통 축제 마당 등을 연상시키는 배경이 감흥을 더해준다. 눈이 부실 정도로 황홀한 광경이지만 패션 작품을 미술관에 전시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Met의 통계에 따르면 미술관 전시회에서는 인상파 화가와 현대미술의 거장들, 그리고 고대 이집트 왕과 관련된 전시가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하지만 요즘은 데이비드 보위 같은 뮤지션부터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의 의상부서까지 다양한 인물과 주제로 미술관 전시회가 열린다.

‘무엇이 예술인가’에 대한 개념이 크게 변화하면서 문화계의 든든한 뒷받침만 있다면 예술로 인정받지 못할 분야가 거의 없다. ‘야성의 미’처럼 패션을 주제로 한 전시회도 미술관의 엄격한 잣대를 통과하면서 학구적으로 비쳐진다.

그렇다면 상점에 가서 돈을 내고 매퀸의 이름이 들어간 의상을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여기서 우리는 피카소나 앤디 워홀 등 사람들이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사들이는 유명 미술가들의 작품 가격이 나날이 치솟는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쇼핑의 즐거움이 주는 치료 효과는 고급 패션이나 미술이나 매한가지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매퀸은 문화적으로 한 획을 그은 인물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 66만여 명이라는 Met 전시회 관람객 수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는 불가사의할 정도로 뛰어난 재능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프니 기네스(흑맥주로 유명한 기네스 가문의 상속녀이자 세계적인 패션 아이콘이다)와 이사벨라 블로(영국의 유명한 패션지 편집자로 매퀸의 친구이자 후원자였으며 2007년 세상을 떠났다) 같은 지적이고 문화적으로 세련된 여성들로부터 존경 받았다.

어떻게든 관람권을 구할 수만 있다면 V&A 전시회에 꼭 가보기를 권한다. 패션을 초월한 패션을 볼 수 있는 기회로 얼굴을 뒤덮는 마스크와 갑옷을 연상시키는 의상 등에서는 마술적 아름다움마저 느껴진다. 난 앞으로 50~100년 후에도 매퀸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큰 인기를 끌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하지만 그건 미래의 세대들이 결정할 일이다.

- 번역 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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