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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끄는 도심형 단독주택] 3040세대 도시+자연에 심취

[인기 끄는 도심형 단독주택] 3040세대 도시+자연에 심취

서울 강남권이 가깝고 주거환경이 쾌적한 판교신도시 운중동의 한 단독주택. / 사진:중앙포토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판교IC를 빠져 나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들어서자 이국적인 주택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목조로 지어진 고풍스런 집부터 심플한 디자인의 단독주택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1000여 가구의 단독주택이 들어선 경기도 판교신도시 운중동 일대는 요즘 수도권에서 ‘핫한’ 도심형 단독주택단지다. 경부고속도로와 신분당선을 통해 서울로 출퇴근하기가 편리하다. 운중천과 금토산을 끼고 있는 쾌적한 자연환경도 갖췄다.

서울 강남권과 경기도 분당신도시 아파트에서 거주하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가 판교 단독주택지로 옮겨오고 있다.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도 하나둘씩 서판교 단독주택지에 둥지를 틀면서 고급 주거지로 주목 받고 있다.

동판교와 서판교 일대 14개 블록에 걸쳐 단독주택 용지가 공급됐다. 2007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352필지를 분양했다. 면적은 231~264㎡대가 가장 많다. 이 중 70% 이상의 필지에서 단독주택이 완공됐거나 단독주택이 지어지고 있다. 창조하우징 김연철 대표는 “3.3㎡당 건축비가 700만~800만원 정도”라며 “231㎡ 주택 한 채를 짓는데 토지 매입비용을 포함해 12억~13억원 정도의 자금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자의 발길이 꾸준하자 땅값이 크게 뛰었다. 분양 당시 3.3㎡당 700만~800만원 수준에 분양했던 단독주택 필지에 웃돈이 붙었다. 현재 땅값은 3.3㎡당 평균 1000만원 선이다. 인기 블록으로 꼽히는 4~6블록의 경우 땅값만 3.3㎡당 1500만~2000만원을 호가한다.
 판교 주변지역으로 단독주택지 확대
단독주택지 분양 당시 미리 땅을 사두었던 소유주들이 땅을 내놓거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집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더러 있지만 매물이 귀한 편이다. 전세도 마찬가지. 231~264㎡ 단독주택 전셋값이 9억~10억원선으로 매물 구하기가 쉽지 않다. 판교 로뎀공인 임좌배 사장은 “판교 운중동 일대 대지면적 231㎡대 단독주택은 15억~20억원대에 매물이 나온다”며 “판교신도시 아파트 전셋값이 전용면적 114㎡형 기준으로 8억~10억원 수준이어서 전셋값에 자금을 보태 단독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판교신도시를 중심으로 단독주택 붐이 일면서 주변 지역으로 단독주택지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멀지 않은 도심형 단독주택지를 찾는 주택 수요가 꾸준해서다. 판교신도시 단독주택지 땅값이 올라 땅값이 싼 인근 경기도 광교신도시나 용인·이천 등지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도 적지 않다.

판교신도시의 경우 땅값이 3.3㎡당 1500만~2000만원선이다. 단독주택 거래 가격은 10억원을 훌쩍 넘은 상태다. 주변 인근 도시의 경우 토지 매입비용(231㎡ 기준)이 용인시 동백지구 3억5000만원대, 흥덕지구 4억원대, 죽전지구 5억원대, 광교신도시 4억5000만원대 정도다.

눈에 띄는 것은 30~40대 젊은 부부가 단독주택을 많이 찾는다는 점이다. 과거엔 은퇴 후 도시 외곽에서 전원주택을 짓는 50~60대가 단독주택 주요 수요층이었다면 최근 들어 어린 자녀를 둔 30~40대가 단독주택을 많이 찾는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얘기다.

지난 3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서 분양한 수지성복 예지엔 단독 테라스하우스는 계약을 시작한지 10일 만에 계약률이 90%를 넘어섰다. 이 단지는 단독주택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6.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도심형 단독주택단지로 중소형 아파트와 비슷한 주택형으로 지어진다. 전체 73가구인 이 단지의 연령대 계약자 비중을 살펴보면 20대 3%, 30대 28.8%, 40대 40%, 50대 14%, 60대 이상 4.1%로 나타났다.

경기도 이천에서 7월 분양을 시작한 이천 송정뉴캐슬 단독주택단지도 계약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80% 분양이 완료됐다. 현재 계약자 대부분이 30~40대로 집계됐다. 이천 시내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자리잡은 도심형 전원주택단지다. 30~40대 젊은 수요층이 선호하는 테라스하우스로 설계되고 모든 가구가 100% 맞춤형으로 지어진다. 330~625㎡대 가격이 3억4000만~4억4000만원선이다.

이처럼 3040세대가 단독주택 시장에서 주요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직장을 다니며 자녀를 키우다 보니 합리적인 분양가를 갖췄는지 여부를 비롯해 자녀교육, 통근 여건 등을 꼼꼼하게 살피면서 집을 고르는 게 특징이다. 마당이나 다락방이 있는지, 친환경 목조주택인지, 관리비는 저렴한지 등을 깐깐하게 살핀다. 설계 공법부터 마감재, 인테리어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설계와 시공을 고스란히 반영해 집을 짓는다.

평면도 다양해지고 있다. 가족공간, 부부공간, 자녀공간 등으로 프라이버시를 존중한 분리형 실내공간이 눈에 띈다. 1~2층에 별도의 출입구를 들여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세대분리형 평면도 나왔다. 스위트홈 박홍범 이사는 “단독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듀플렉스(두 집이 한 벽을 중심으로 붙어있는 형태)로 지어한 집에서 자신이 살고 다른 하나는 세를 놓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영세 업체 몰려 하자보수 등 우려
단독주택은 아파트보다 관리비가 비싸고 관리가 불편하다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패시브하우스와 스마트 홈을 결합한 사용편의를 높인 단독주택이 나오고 있어서다. 태양광 시스템, 충진형 단열재, 독일식 창호 등을 사용해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어 관리비를 아낄 수 있다.

단독주택에 살고 싶은 ‘로망’을 이루기 위해 주의할 점도 적지 않다. 시공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세 업체까지 몰려들어 하자보수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택마케팅회사 이도기획 이시정 대표는 “토지 매입 비용과 건축비 등 적정한 예산을 세운 뒤 업체 간 견적을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진 중앙일보조인스랜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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