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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다, 리우 올림픽에 가지 마라”

“위험하다, 리우 올림픽에 가지 마라”

브라질의 폭력·범죄 위험 수위 넘어서고 사설 경호업체는 반사적인 호황 누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톱50 중 21개가 브라질에 있다. 리우도 그중 하나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사는 안나 베아트리즈 페레이라 프라데(17)는 지난 5월 7일 토요일 아침 6시께 아버지와 함께 차를 타고 번잡한 고속도로를 달렸다. 오는 8월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들은 여행에서 돌아오는 프라데의 어머니를 몰래 마중 나가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이른 아침 공항으로 향했다.

경찰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교통량이 많아 차가 서행할 때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복면 괴한 대여섯 명이 그들을 에워쌌다. 괴한들은 그들을 총으로 위협하며 돈을 요구했다. 겁에 질린 프라데의 아버지는 그들을 뚫고 나가려고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그러자 괴한 중 한 명이 차를 향해 총을 쐈다. 프라데가 총탄에 맞아 즉사했다. 용의자들은 달아나 종적을 감췄다.

한 강력반 형사는 프라데가 무참히 사살된 사건을 얘기하며 “야만적인 행위”라고 개탄했다. 그러나 그곳에선 특이한 사건이 결코 아니었다. 브라질은 매혹적인 음악과 갖가지 별미, 열정 가득한 해변과 흥청대는 밤 문화로 널리 잘 알려졌지만 폭력과 범죄의 나라로도 국제적으로 악명 높다. 거의 매일 경찰의 총격전이 벌어지며 총기 살인 사건으로 매년 약 4만 명이 숨진다. 그래서 브라질은 ‘세계의 살인 수도’라는 불명예스런 별명도 얻었다.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톱50 중 21개가 브라질에 있다.

비극적이지만 프라데의 죽음 같은 사건은 브라질에서 너무 흔하다. 그러나 프라데의 경우는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브라질 최고의 축구 선수로 꼽히는 히바우두가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그 사건이 리우의 폭력성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세계의 관광객은 올해 올림픽을 보러 브라질에 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히바우두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렇게 썼다. ‘이곳은 갈수록 더 험악해진다. 리우 올림픽을 보러 브라질을 방문하려는 세계의 모든 이에게 말하고 싶다. 그냥 포기하고 집에 머물라. 브라질에 오려면 목숨 걸고 와야 한다. 게다가 공공 병원의 수준이나 정치 위기도 끔찍하다. 오직 신만이 우리 브라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그러나 오는 8월 올림픽에 참석하려는 세계의 부자 중 다수는 신의 도움을 기다릴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들은 직접 사설 경호원을 고용해 브라질을 방문할 생각이다. 전속 의료팀까지 대동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5월 브라질은 리우 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대테러 훈련을 실시했다.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경호·보안업체로 포춘 500대 회사의 80%를 고객으로 둔 아메리카스 포 인터내셔널 SOS의 지역 보안국장 매트 브래들리는 올해 올림픽 동안 직원 수백 명이 다양한 고객, 특히 올림픽 후원사의 경호를 전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리우 현지에서 전용 의료팀을 운영할 예정이며 구급차 서비스 계약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림픽 동안 일반 병원이 매우 붐빌 것으로 예상돼 우리 독자적인 병원을 차려 필요할 때 고객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신속히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급차도 늘 대기시키겠다.”

브라질의 범죄와 위험에 관한 히바우두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 최근 브라질의 공공안전연구소는 범죄와 관련된 리우의 새로운 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올해 들어 지난해 동기 대비 살인이 15.4%, 거리 강도가 23.7%, 차량 절도가 19.7% 늘었다. 이런 범죄 증가는 극심한 경기침체와 치안예산 부족 탓이 크다. 운영 리스크 관리 제공업체 iJET 인터내셔널의 정보 분석가 애벗 매튜스는 “경기침체로 리우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예산 삭감으로 치안 병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다. 늘 경찰이 부족하다.”브라질 고위 관리 중 일부도 세계 각지에서 올림픽에 참석하려고 리우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약 50만 명을 맞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가 시작되면서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은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은 가장 먼저 국방장관을 경질했다. 하울 중기만 신임 국방장관은 유력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연방 정부의 올림픽 치안 대비 수준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연방정부 차원의 관심이 너무 부족했다. 정부가 이 문제를 경시한 나머지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도 나 몰라라 한다.”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브라질 사상 최대의 치안 작전이 펼쳐질 계획이다.
리우 올림픽 개최 당국은 소매치기부터 납치범,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가능성까지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각국 대표 선수와 관광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브라질 연방정부는 치안 병력 8만5000명의 올림픽 동원에 필요한 예산 2억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코앞에 둔 지금 브라질의 치안 병력이 올림픽이라는 대규모 행사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 갈수록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아직 기본적인 보안·경비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으며, 감시 카메라도 완전히 설치되지 않았다. 또 얼마 전 올림픽 보안 책임자 중 한 명이 사임했다. 올림픽 개최와 관련된 모든 계획에 회의주의가 팽배하다. 경찰 서장을 지낸 한 인사는 “지금 같은 준비 태세라면 리우는 프랑스 파리나 벨기에 브뤼셀의 테러 같은 공격에 극도로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려움은 수익성 좋은 상품이 될 수 있다. 특히 부유한 개인과 리우 올림픽 후원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호·보안업체가 한몫 톡톡히 챙길 수 있는 기회다. 그들은 모든 주요 국제행사에서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대다수 경호업체 임원들은 브라질의 폭력 수준에 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신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다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 주에 본사를 둔 경호업체로 리우 올림픽의 후원사 중 하나에 서비스를 제공할 시큐리티 매니지먼트 인터내셔널의 루크 벤시 전무는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가격이 4배로 뛰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리우 올림픽에서 장갑 차량으로 경기장 사이를 이동하는 서비스를 받으려면 운전기사를 포함한 가격이 하루 3000∼7000달러다. “리우의 지리를 잘 알고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고급’ 경호원은 일당 2500달러 정도는 줘야 한다.”

리우 올림픽조직위원회 본부 앞에서 ‘누구를 위한 올림픽이냐?’라고 외치는 시위대.
좀 더 개인적인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도 있다. 초호화 여행 전문업체 시에나 찰스는 리우 올림픽에 경호원 2명을 데려가려는 한 가족의 여행을 전담한다. 그 가족은 올림픽 기간을 포함한 3주 동안 빌라 한 채를 사용하는 데 50만 달러를 쓸 계획이다. 시에나 찰스의 재클린 인디아 CEO는 “그들은 현지에 관한 지식과 경호에서 일반인이 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특별 서비스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큐리티 매니지먼트 인터내셔널의 벤시 전무에 따르면 외국인은 브라질로 무기를 가져갈 수 없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회사를 포함해 경호업체 대다수는 현지 보안업체와 제휴한다고 설명했다. “총기를 소지한 외국인은 브라질에 입국할 수 없다. 호신용 최루액 분사기 같은 것도 소지할 수 없다. 전기 충격기도 마찬가지다.”

리우 올림픽의 보안 총 책임은 브라질 법무부의 안드레이 로드리게스 부장관이 맡았다. 그는 올림픽에 동원되는 브라질 민간 경호 전문가 4만7000명과 치안 병력 3만8000명을 감독한다.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브라질 사상 최대의 치안 작전이 펼쳐질 계획이다. 로드리게스 부장관은 우리 인터뷰엔 응하지 않았지만 최근 리우 올림픽 공식 사이트 rio2016.com에 리우가 올림픽 방문객과 선수들에게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경찰, 법집행·정보 기관으로 구성된 통합 대테러센터를 설치했다. 각 기관 사이의 정보와 훈련, 지식을 효과적으로 교환하기 위해서다. 여러 국가의 경찰도 우리와 협력하고 있다. 국가간의 상호협력이 필수적이다.”

로드리게스 부장관은 파리와 브뤼셀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을 염두에 두고 지난 5월 대테러 훈련을 실시했다. 무장 요원들이 건물 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하강했고, 폭탄 탐지견이 경기장 입구를 순찰했다. 현재 리우의 경찰서는 모든 거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할 수 있는 TV 화면이 수십 개 설치돼 남미 최고의 호화판 지휘센터가 됐다.

아메리카스 포 인터내셔널 SOS의 브래들리 국장은 테러가 큰 우려이긴 하지만 브라질 방문객은 경범죄와 시위, 교통사고 등 좀 더 일상적인 위협에 마주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고객에게 아예 올림픽 참가를 포기하라고 조언하는 안전 전문가도 있다. 캐나다의 보안 전문가 서닐 램은 올림픽을 두고 “범죄자나 테러단체들에게 그만한 표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 부보안관으로 은퇴한 뒤 부유한 여행자와 CEO를 대상으로 경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NSR을 운영하는 닐 리히터도 그의 말에 동의했다. “브라질은 아주 위험한 곳이다. 그들이 올림픽을 잘 치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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