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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주거지로 환골탈태하는 개포동] 강남 3구에서 집값 상승률 1위

[고급 주거지로 환골탈태하는 개포동] 강남 3구에서 집값 상승률 1위

잇단 분양 성공에 사업 속도 붙어... 규제, 단기 급등에 추가 상승 어려울 수도
서울 양재대로 인근의 개포지구 아파트. 이곳은 현재 재건축 사업이 한창이다. 개포주공 1·2·3·4단지, 개포시영 등이 대상이다. 5층 높이의 저층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이곳이 재건축을 통해 1만5000여 가구 규모의 고급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강남 재건축 열풍 속에서 개포지구의 재건축 사업은 순항 중이다. 개포주공 2·3단지는 성황리에 일반분양을 마쳤고 개포시영과 개포주공 1·4단지는 2017~2018년 분양에 나선다.

서울 개포·일원·대치동 일대 853만4908㎡에 걸쳐 있는 개포지구는 1980년대 초반 국내 최초의 택지개발지구로 개발됐다. 급격한 도시화로 주택난이 심화되면서 개발이 추진됐다. 당시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개발 예정 부지의 땅을 모두 사들인 후 기반공사를 마치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짓는 개발 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2000년대 들어 노후화가 심해지자 개포지구 아파트는 재건축이 추진됐다. 그러나 10년 넘게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면서 대중의 관심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었다.
 국내 최초의 택지개발지구
그러다 올해 들어 개포주공 2·3단지 재건축 아파트 시공이 잇따라 가시화하면서 사업에 물꼬를 텄다. 먼저 재건축 포문을 연 건 개포주공 2단지다. 삼성물산이 4월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선보이며 개포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 중 가장 먼저 분양을 시작했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3762만원. 고분양가에도 8일 만에 ‘완판(완전 판매)’됐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23개 동 1957가구(전용면적 49~182㎡) 규모다. 이 중 396가구를 일반에 분양했다. 이어 6월에는 개포지구 내 일원 현대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루체 하임’ 아파트가 나왔다. 전체 850가구 중 전용 59~116㎡335 가구를 일반분양해 50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현대건설이 ‘디에이치 아너힐즈’로 새로 짓는 개포주공 3단지는 지난 8월 청약에서 올해 수도권 최고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가구 1순위 마감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1순위 청약접수 결과 전체 6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6339명이 몰려 평균 10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9월 서울 동작구 ‘아크로리버하임’이 기록한 평균 89.54대 1을 넘는 경쟁률이다. 개포주공 3단지는 현대건설이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처음 적용하는 단지다. 애초 이 아파트는 일반분양분 69가구에 대해 3.3㎡당 평균 4313만원 가격으로 분양보증 승인을 신청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를 이유로 보증을 반려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조합은 분양가를 3.3㎡당 평균 4137만원으로 낮춰 분양 보증을 받아냈다.

개포주공 2·3단지가 성공적으로 일반분양을 마친 데 이어 후속 단지들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내년 2월 개포시영 재건축 단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2296가구 가운데 21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계획돼 있다. GS건설이 짓는 개포주공 4단지는 내년 말께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이주는 내년 2월부터 시작한다. 신축 가구 수(6642가구)가 지구 내에서 가장 많은 개포주공 1단지는 2017년 말을 목표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 중이다. 2018년에는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사업시행 인가를 신청하고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고 일부 단지의 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올해 개포동 집값도 크게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개포동의 10월 중순 기준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4656만원이다. 개포동의 3.3㎡당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말(3841만원)에 비해 21.2% 올랐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재건축 예정 단지는 단기간에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국토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재건축이 예정된 개포 시영아파트 전용 면적 28.79㎡의 경우 올해 1월 5억2000만원에 거래되다가 9월에는 6억7000만원으로 올랐다. 개포주공 1단지 전용 42㎡형은 올 들어 3억원(7억6000만원→10억4750만원) 가까이 올랐다.

개포지구는 강남의 마지막 저밀도 지구다. 다른 재건축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지 지분율(아파트 전용면적에 대한 대지 지분 비율)이 높아 투자가치가 높다.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그간 아파트 신규 공급이 없었던 만큼 강남권 랜드마크 입지를 다질 것이란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인근에 개원·개일초, 개포·구룡중, 개포고, 경기여고 등 약 20개의 초·중·고가 밀집해 있고 도곡·대치동과 교육 환경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개포동 일대 집값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강남권의 다른 강남권 재건축 지역에 비해 도심에서 먼 편이지만, 주거 트렌드 변화로 ‘숲세권 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도 개포동에 대한 관심이 큰 이유 중 하나다.
 저밀도 지구로 투자가치도 높아
다만 정부의 부동산 과열 규제가 변수다. 개포동 B공인 관계자는 “최근에 대출금리 인상이라든지 투기 과열 지구 선정 같은 문제가 뉴스에 나오면서 매수세가 조금 가라앉고 급매물이 나오긴 하지만 거래는 뜸해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향후 웃돈 시장이나 계약률에는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12일 전매제한에서 풀린 래미안 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 전용 84㎡형(35층)이 최근 14억19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13억9900만원)보다 2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전용 126㎡형(17층)은 18억8400만원에 팔렸다. 분양가가 18억~1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 수준에 팔린 셈이다. 해제 후 보름 동안 16건 거래되는 데 그쳐 거래 건수도 아직 많지 않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했고 전매제한 강화 같은 규제로 인해 향후 분양권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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