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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제17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개최…재난·질병·빈곤에 시달리는 국내외 이웃들 돕기에 2만 명이 사랑과 봉사의 불 밝혔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12월 18일 고척돔(사진 안)에서 개최한 제17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현장. 각국 외교관을 비롯해 각계 인사, 위러브유 회원 등 2만여 명이 어려운 국내외 이웃들에게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나눴다.
“중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 가지다.’”(찰스 핸디의 ‘코끼리와 벼룩’에서)

연말연시가 되면 미흡했던 일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연초에 세웠던 계획이 잘 이뤄져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한 해를 보낸 것 아닐까. 이처럼 어려운 이웃을 도와 희망을 찾아주고 사랑을 전파하며 ‘세 가지 행복’을 찾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바로 세계적인 복지단체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의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다. 올해로 17회를 맞았다. 세계 각지에서 자원봉사를 통해 세상의 빛이 된 사람들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자는 초심을 다짐하는 자리다.

2016년 12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이하 고척돔)에서 열린 이 콘서트는 재난, 질병, 빈곤 등으로 고통 받는 국내외 이웃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나누는 뜻깊은 행사였다. 2015년 9월 개장한 고척돔은 한국 최초의 돔 야구장이다. 그라운드에서 지붕까지의 높이는 67.59m, 최대 수용인원은 약 2만5000명에 이른다. 야구 경기나 ‘엑소’ ‘방탄소년단’ 같은 한류 스타의 콘서트가 아니면 객석을 채울 수가 없어 웬만해서는 대여하기 힘든 거대한 장소다.

올해 콘서트에는 주한 요르단 대사를 비롯해 에콰도르·이집트·불가리아·페루·튀니지·이라크·아프가니스탄·나이지리아 등 각국 외교관과 가족들, 그리고 교육·문화·체육·의료·법조계 인사, 위러브유 회원, 수혜자 가족 등 약 2만 명이 참여해 겨울 추위를 녹일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2015년에는 1만5000명이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 모여 심장병·희귀난치병 어린이 및 복지소외가정을 돕고 국민 안전의 최전선을 지키는 소방관가정을 응원했다.

콘서트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 첫 순서로 장길자 위러브유 회장의 개회사가 있었다. 장 회장은 “이 콘서트는 재난, 가난, 그리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이웃들을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생계 및 교육, 빈곤의 어려움을 겪는 해외 5개국에 교육시설과 생필품·의료비를 지원하고 국내 다문화가정을 비롯해 도움이 손길이 필요한 곳에도 따뜻한 응원의 사랑을 나눌 것입니다. 여러분도 힘찬 박수와 응원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이웃에게 뜨거운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주길 바랍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17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응원을 아끼지 않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손길과 정성이 없었다면 이처럼 아름답게 빛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2017년 새해에는 모든 절망은 희망으로, 모든 슬픔은 기쁨으로, 모든 분노는 미소로 바뀌는 모두가 행복하고 희망찬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장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내빈들의 축사가 있었다. 해마다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에 참석한 배우 이순재 씨는 올해 60주년 기념공연으로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영상 메시지로 달랬다. “금년에 국가적으로 어려운 일이 많았는데도 여러분은 그늘진 곳에 빛을 비추고 희망이 없는 곳에 희망을 주며 웃음을 잃은 사람들에게 미소를 되찾아줬다”고 위러브유 회원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내년엔 전 세계에 따뜻한 손길이 더해지도록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은 스카이돔을 가득 메운 객석을 향해 “빈곤과 질병에 맞서 힘겹게 싸우는 이웃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는 자리에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사랑의 탑을 세웠다”고 말했다.

아델 모하마드 아다일레 주한 요르단 대사는 “장길자 회장이 제시하는 비전과 원칙은 가장 존엄한 인간의 가치이고 다양한 계획으로 전 세계인의 연합과 우정을 다진다”며 위러브유의 세계적인 복지활동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한 “위러브유가 실천하는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격려가 국제사회에 얼마나 필요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시리아 난민과 요르단 난민촌에도 어머니의 사랑이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판코 파노프 주한 불가리아 부대사는 “오늘 우리 가족의 마음이 따뜻해졌다”며 “주위에 어려운 이웃이 늘 있으니 앞으로도 ‘고귀한 시선(noble view)’으로 세상에 지속적인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부인과 함께 참석한 데브락 더칼 주한 네팔 노무영사는 “위러브유가 지진 피해 구호 등 우리 나라에 많은 도와주는데 정말 감사하고 칭찬 받을 일”이라고 했다.내빈 축사에 이어 기금 전달식이 있었다. 장길자 회장은 수혜자들에게 기금 증서, 그리고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이불과 함께 위로의 말을 건넸다. 위러브유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다문화가정, 소년소녀가정, 위기가정에 의료비와 생계비를 전달했다. 또 에콰도르와 칠레, 파라과이, 미얀마, 베트남 등 5개국에 교육시설 및 생필품을, 심장병·희귀병·난치병 어린이에게는 의료비를 지원했다.

고척돔에서 열린 제17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기금 전달식에서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왼쪽)이 수혜자 가족에게 기금 증서를 전달했다.
사랑을 주고받는 특별한 자리인 만큼 수혜자 가족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홀로 두 자녀를 키우는 필리핀 다문화가정 주부 마리(가명) 씨는 “여러분을 오늘 처음 만났는데도 너무 따뜻하게 대해줘 가족 같은 사랑을 느꼈다”고 했다. 한부모가정 주부 김은숙(가명) 씨는 “혼자 벌어 아들 둘을 키우고 허리 디스크까지 겹쳐 고생스러운데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나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친정 엄마와 남편의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 자녀들까지 돌보며 힘겹게 살아가는 중국 다문화가정 주부 이미화(가명) 씨는 “치료비 걱정으로 너무 힘들고 막막했는데 이렇게 도움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2부는 각국의 전통의상을 차려 입은 새생명어린이합창단의 노래와 율동으로 막을 올렸다. 이어진 출연진들의 재능기부가 콘서트의 의미를 더욱 키웠다. 뮤지컬 배우 김호영을 시작으로 2부 행사 사회를 맡은 탤런트 김성환을 비롯해 가수 김제훈, 이승훈, 김종환, 리아킴, 윤태규, 구창모, 정수라 등이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했다.

흥겨운 콘서트에 한껏 들뜬 대학생 정아름(21) 씨는 “이렇게 이웃과 함께 훈훈한 연말을 보내니 마음이 참 따뜻해진다”고 소감을 들려줬다. 직장인 강수현(24) 씨는 “올해 어려운 일이 많았는데 이웃들이 콘서트를 즐기며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부 노경아(44) 씨는 “연말에 이웃을 생각하며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 보람 있다”며 “앞으로 희생과 인내로 끝없이 사랑을 베푸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봉사하겠다”는 다짐으로 끝나가는 콘서트의 아쉬움을 달랬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고 했다. 모든 행사가 끝나자 그라운드에 마련된 간이 좌석에 앉았던 사람들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자까지 차례로 포개며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사회자의 요청도 그 누구의 안내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묵묵히 웃으며 기꺼이 자신의 작은 힘을 마지막까지 보탰다.
2016년 11월 수원 전통문화관에서 장길자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연예인, 외국인, 위러브유 회원 등이 정성껏 김장김치를 담가 경기도 일대 소외이웃 700세대에 전달하며 희망을 전했다(왼쪽).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피해 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위러브유 회원들이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무료급식 자원봉사를 펼쳤다.
 [박스기사] 마르지 않는 ‘봉사의 샘’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는 ‘어머니의 사랑’을 근간으로 아동청소년지원, 사회지원, 환경복지 등 포괄적인 복지활동으로 세계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2000년부터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를 비롯해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헌혈하나둘운동, 김장·연탄 나눔, 클린월드운동 등 다각적인 활동으로 각계각층의 동참을 이끌어내 귀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위러브유는 그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 물 부족 국가들에 물 펌프 26대를 설치했을 뿐 아니라 기후난민국가인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에는 저수시설 20대를 지원해 식수 부족의 고통을 해갈해줬다.

세월호 참사, 대구지하철참사, 태안 기름유출사고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때도 내 일처럼 팔을 걷어붙인다. 국민적 아픔이었던 세월호 참사 때는 회원들이 하루 24시간씩 약 20일간 무료급식봉사를 하며 피해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나눴다.

2015년 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 국민을 위해 천막, 쌀, 생수, 라면 등 1억원 상당의 긴급구호품을 지원했다. 또한 현지 회원들은 피해 복구, 사상자 구조 등 자원봉사에 앞장서기도 했다. 2016년에는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를 통해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에콰도르 국민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당시 오스카 에레라 길버트 주한 에콰도르 대사는 “도움과 희망을 준 위러브유에 에콰도르 정부와 국민을 대신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위러브유는 현지 회원들을 통해 이재민 644세대에 가스렌지 등 구호물품도 전달했다.

2016년 11월에는 수원전통문화관에서 ‘어머니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도 열었다. 이날 정성껏 담근 김장김치 7000㎏은 경기도 수원·성남·안산·화성 일대 독거노인가정, 다문화가정, 저소득가정 700세대에 전달돼 겨울을 버티는 든든한 양식이 됐다. 9월에는 서해5도 주민들을 위해 옹진군청에 도서 550권을 기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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