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펀드 수익률 살펴보니] 일반주식형 펀드의 몰락 1년 수익률 -3.4%
[2016년 펀드 수익률 살펴보니] 일반주식형 펀드의 몰락 1년 수익률 -3.4%
공모형 주식 펀드 성적 저조 ... 공모펀드 지고 사모펀드 대세로 0.62%. 2016년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의 평균 수익률이다. 은행 예금금리에도 못 미쳤다. 특히 일반 투자자가 펀드 매니저만 믿고 맡기는 ‘일반 주식형’ 수익률은 -3.35%에 그쳤다. 중앙일보가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2016년 펀드 유형별 자금 유출입 규모와 수익률을 의뢰해 분석한 결과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서는 7조9400억원이 빠져나갔다. 5년 만에 최대 규모다. 주식으로는 돈을 못 벌 것이라는 투자자 인식이 확산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국내 채권형펀드는 3조3100억원 늘어났다. 저금리로 채권 가격이 높아 상대적으로 수익이 좋았고,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을 찾는 심리가 강해져서다. 채권형 수익률은 1.42%로, 아주 뛰어나진 않았다. 그나마도 채권형은 뒷심이 부족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화두가 되며 지난해 후반부터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위원은 “채권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채권시장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며 “채권 전성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해외 상황도 비슷했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선 1조1600억원 유출된 반면 해외 채권형펀드론 9800억 원 유 입됐다. 수 익률은 주 식형이 -2.33%, 채권형이 5.69%로 국내보다 더욱 큰 차이를 보였다. 모두 나빴던 것은 아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선 브라질과 러시아가 날개를 달았다. 두 국가 주식에 투자한 펀드 평균 수익률은 56%(브라질), 48%(러시아)로 다른 곳을 압도했다. 개별 상품으로 69% 수익률을 낸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자1(주식)종류 A’를 비롯해 상위권 10개 중 9개가 해당된다. 브라질은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헤알화 가치가 올랐고, 러시아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값이 반등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다만 최근 2~3년 손실이 컸던 터라 누적 수익률은 투자자별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 부동산이 인기를 끈 점도 특이했다. 미국 텍사스 소재 사무실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9-2’는 지난해 9월 모집 기간(9일) 동안 2900억원이 몰렸다. 갈 곳 잃은 돈이 부동산에 쏠린 것이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코스피 200개 종목을 추종하는 인덱스 주식형펀드가 9.7%의 수익률로 선전했다. 증시에서 삼성전자 독주가 펀드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반대로 중소형 주식형펀드는 -12%로 최하위로 밀려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중소형주 펀드의 연간 성과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처음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해처럼 국내 주식형펀드별로 성과가 극명하게 차이 났던 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2016년 펀드 평가’를 계기로 펀드 시장 10년을 결산해 봤다. 2005년 적립식 펀드 열풍을 시작으로 꽃 피운 펀드 시장은 2007년 절정을 맞았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정점으로 꺾였다. 2007년 200조원을 돌파한 공모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엔 220조원이 됐다. 2007년 한 해 동안 60조원 늘었는데 2008~2016년 9년간 17조원 느는 데 그쳤다. ‘펀드의 꽃’이랄 수 있는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007년 한 해 동안 40조원에서 107조원으로 급증했지만, 지난해 말엔 62조원으로 되레 줄었다. 10년 새 펀드는 ‘국민 재테크’ 수단에서 다시 자산가들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 시장은 2006년 말 81조원에서 지난해 말엔 252조원으로 급증했다. 최소 1억원은 있어야 가입 가능한 한국형 헤지펀드가 선보였다. 기관이나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해외 부동산 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일부에서는 ‘공모펀드 무용론’까지 나온다. 펀드 수익률이 두 자릿수라는데도 주변에 펀드로 돈 벌었다는 사람이 없어서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운용사) 경영진의 철학 부재, 펀드매니저의 소신 부족, 판매사의 이기심, 투자자의 무지 등 4박자가 결합돼 대부분이 펀드 투자로 쓴맛을 봤다”고 말했다.
대중은 언제나 시장을 뒤쫓았다. 시장은 그러나, 1년마다 변덕을 부렸다. 어제의 꼴찌가 오늘의 1등이 되고, 어제의 1등이 오늘의 꼴찌가 되는 일이 빈번했다. 중국 펀드가 대표적이다. 2007년 수익률이 50%를 웃돌면서 열풍이 불었다. 그런데 중국펀드에 100만원 투자해서 50만원 벌었다는 사람이 없다. 대부분은 시장이 정점을 찍은 2007년 가을 투자를 시작했다. 1년 만에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익률이 고꾸라졌다. 2008년 수익률이 -55%가 됐다.
계좌별로 보면 원금의 반토막은 기본이고 3분의 1 토막 나는 일도 빈번해 ‘고등어 펀드’ ‘갈치 펀드’라는 말이 자조적으로 돌았다. 중국펀드는 2009년엔 완전히 다른 실적을 냈다. 56% 수익을 거뒀다. 투자자는 떠났는데 시장이 부활했다. 부활한 시장에 2010년 투자자들이 돌아왔다. 그해 성과는 3.9%. 원금을 까먹지는 않았지만 당시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20% 수익을 거뒀을 것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모든 자산은 시장에서 가장 각광을 받을 때가 꼭지인 경우가 많았다”며 “투자자들은 언제나 그 펀드가 가장 인기 있을 때가 돼서야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우직하게 투자했는데도 믿음과 인내를 배신하는 펀드도 많았다.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이 10억원 이상으로 10년간 운용된 641개 공모펀드 가운데 41개 펀드는 원금을 까먹었다. 리스크를 지지 않는 예금(연 3%로 10년간 복리 투자할 경우 34.4%)보다 못한 성과를 낸 펀드가 159개에 달했다. 4개 중 하나 꼴이다.
반면, 39개 펀드는 100%를 웃도는 수익을 거뒀다. 유형별로는 29개가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운용사별로는 신영자산운용 펀드가 8개로 가장 많았다. 이상진 대표는 “우리는 펀드로 주식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지분 투자를 한다”며 “경영진과 매니저가 10년간 똑같았던 게 좋은 성과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펀드는 대중화 10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실질금리 1% 시대, 예금으로 돈을 불리기엔 역부족이다. “펀드는 저금리 시대 여전히 유효한 재테크 수단”(김정아 금융투자협회 경영지원본부장)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한해 펀드 시장은 대체로 채권보다는 주식, 국내보다는 해외,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동호 한국투자신탁운용 리서치센터장은 “가장 선호하는 시장은 미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을 쫓는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김정아 본부장은 “시황이 아니라 자신의 투자 계획과 목표에 맞춰 펀드 가입과 환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펀드 순자산은 212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6000억원 쪼그라들었다. 반면 사모펀드는 250조2000억원으로 50조4000억원 불어났다. 사모펀드 규모가 공모펀드를 추월한 것은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16년 사모펀드가 공모펀드를 추월한 것은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보다 운용 규제가 느슨해 다양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당연히 고수익을 낼 가능성도 크다. 수년간의 저금리에 질린 기관투자자와 고액 자산가들이 고위험을 무릅쓰고 사모펀드에 뛰어들었다는 얘기다. 마침 운용자 자격요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사모펀드를 굴리는 업체도 늘었다.
실제로 한국형 헤지펀드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덩치(설정액)는 도입 당시인 2011년 2400억원에서 지난해 6조6600억원으로 커졌다. 5년 새 30배로 불어난 것이다. 이 기간 사모펀드 운용사 수 역시 82곳에서 172곳으로 늘어 2배로 증가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모펀드 투자자 비중은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 투자자가 94%”라며 “앞으로도 이들을 중심으로 사모펀드 시장 규모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 진입 장벽이 차츰 낮아지고 있어서다. 앞서 금융당국은 최소 가입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고, 조만간 500만원으로 사모펀드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상품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간 큰 돈을 잃을 수 있다. 시장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제도가 공모펀드만큼 세련되게 갖춰져 있지 않다.
또 1년 사이 사모펀드 자산운용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긴 탓에 옥석 가리기는 필수가 됐다. 실제로 사모펀드 운용사 절반 이상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액을 분산 투자하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뭉칫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 과거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회사를 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가 다채로워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금 쏠림 현상으로 공모펀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데 대해선 우려도 크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장은 “공모펀드 장기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침체한 공모펀드를 살리는 유인이 될 수 있다”며 “사모펀드에 투자하게끔 설계된 공모펀드(사모재간접펀드) 같이 둘을 연계한 상품 등도 수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모 펀드 불균형이 대다수 투자자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급 운용 인력이 헤지펀드 운용에만 집중되면 공모펀드 수익률이 떨어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서는 7조9400억원이 빠져나갔다. 5년 만에 최대 규모다. 주식으로는 돈을 못 벌 것이라는 투자자 인식이 확산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국내 채권형펀드는 3조3100억원 늘어났다. 저금리로 채권 가격이 높아 상대적으로 수익이 좋았고,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을 찾는 심리가 강해져서다. 채권형 수익률은 1.42%로, 아주 뛰어나진 않았다. 그나마도 채권형은 뒷심이 부족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화두가 되며 지난해 후반부터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위원은 “채권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채권시장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며 “채권 전성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해외 상황도 비슷했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선 1조1600억원 유출된 반면 해외 채권형펀드론 9800억 원 유 입됐다. 수 익률은 주 식형이 -2.33%, 채권형이 5.69%로 국내보다 더욱 큰 차이를 보였다.
해마다 들쑥날쑥한 펀드 수익률
해외 부동산이 인기를 끈 점도 특이했다. 미국 텍사스 소재 사무실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9-2’는 지난해 9월 모집 기간(9일) 동안 2900억원이 몰렸다. 갈 곳 잃은 돈이 부동산에 쏠린 것이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코스피 200개 종목을 추종하는 인덱스 주식형펀드가 9.7%의 수익률로 선전했다. 증시에서 삼성전자 독주가 펀드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반대로 중소형 주식형펀드는 -12%로 최하위로 밀려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중소형주 펀드의 연간 성과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처음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해처럼 국내 주식형펀드별로 성과가 극명하게 차이 났던 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2016년 펀드 평가’를 계기로 펀드 시장 10년을 결산해 봤다. 2005년 적립식 펀드 열풍을 시작으로 꽃 피운 펀드 시장은 2007년 절정을 맞았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정점으로 꺾였다. 2007년 200조원을 돌파한 공모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엔 220조원이 됐다. 2007년 한 해 동안 60조원 늘었는데 2008~2016년 9년간 17조원 느는 데 그쳤다. ‘펀드의 꽃’이랄 수 있는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007년 한 해 동안 40조원에서 107조원으로 급증했지만, 지난해 말엔 62조원으로 되레 줄었다. 10년 새 펀드는 ‘국민 재테크’ 수단에서 다시 자산가들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 시장은 2006년 말 81조원에서 지난해 말엔 252조원으로 급증했다. 최소 1억원은 있어야 가입 가능한 한국형 헤지펀드가 선보였다. 기관이나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해외 부동산 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일부에서는 ‘공모펀드 무용론’까지 나온다. 펀드 수익률이 두 자릿수라는데도 주변에 펀드로 돈 벌었다는 사람이 없어서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운용사) 경영진의 철학 부재, 펀드매니저의 소신 부족, 판매사의 이기심, 투자자의 무지 등 4박자가 결합돼 대부분이 펀드 투자로 쓴맛을 봤다”고 말했다.
대중은 언제나 시장을 뒤쫓았다. 시장은 그러나, 1년마다 변덕을 부렸다. 어제의 꼴찌가 오늘의 1등이 되고, 어제의 1등이 오늘의 꼴찌가 되는 일이 빈번했다. 중국 펀드가 대표적이다. 2007년 수익률이 50%를 웃돌면서 열풍이 불었다. 그런데 중국펀드에 100만원 투자해서 50만원 벌었다는 사람이 없다. 대부분은 시장이 정점을 찍은 2007년 가을 투자를 시작했다. 1년 만에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익률이 고꾸라졌다. 2008년 수익률이 -55%가 됐다.
계좌별로 보면 원금의 반토막은 기본이고 3분의 1 토막 나는 일도 빈번해 ‘고등어 펀드’ ‘갈치 펀드’라는 말이 자조적으로 돌았다. 중국펀드는 2009년엔 완전히 다른 실적을 냈다. 56% 수익을 거뒀다. 투자자는 떠났는데 시장이 부활했다. 부활한 시장에 2010년 투자자들이 돌아왔다. 그해 성과는 3.9%. 원금을 까먹지는 않았지만 당시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20% 수익을 거뒀을 것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모든 자산은 시장에서 가장 각광을 받을 때가 꼭지인 경우가 많았다”며 “투자자들은 언제나 그 펀드가 가장 인기 있을 때가 돼서야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우직하게 투자했는데도 믿음과 인내를 배신하는 펀드도 많았다.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이 10억원 이상으로 10년간 운용된 641개 공모펀드 가운데 41개 펀드는 원금을 까먹었다. 리스크를 지지 않는 예금(연 3%로 10년간 복리 투자할 경우 34.4%)보다 못한 성과를 낸 펀드가 159개에 달했다. 4개 중 하나 꼴이다.
반면, 39개 펀드는 100%를 웃도는 수익을 거뒀다. 유형별로는 29개가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운용사별로는 신영자산운용 펀드가 8개로 가장 많았다. 이상진 대표는 “우리는 펀드로 주식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지분 투자를 한다”며 “경영진과 매니저가 10년간 똑같았던 게 좋은 성과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펀드는 대중화 10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실질금리 1% 시대, 예금으로 돈을 불리기엔 역부족이다. “펀드는 저금리 시대 여전히 유효한 재테크 수단”(김정아 금융투자협회 경영지원본부장)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한해 펀드 시장은 대체로 채권보다는 주식, 국내보다는 해외,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동호 한국투자신탁운용 리서치센터장은 “가장 선호하는 시장은 미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을 쫓는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김정아 본부장은 “시황이 아니라 자신의 투자 계획과 목표에 맞춰 펀드 가입과 환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스기사] 사모펀드 전성시대 - 한국형 헤지펀드 5년새 30배로 커져
2016년 사모펀드가 공모펀드를 추월한 것은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보다 운용 규제가 느슨해 다양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당연히 고수익을 낼 가능성도 크다. 수년간의 저금리에 질린 기관투자자와 고액 자산가들이 고위험을 무릅쓰고 사모펀드에 뛰어들었다는 얘기다. 마침 운용자 자격요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사모펀드를 굴리는 업체도 늘었다.
실제로 한국형 헤지펀드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덩치(설정액)는 도입 당시인 2011년 2400억원에서 지난해 6조6600억원으로 커졌다. 5년 새 30배로 불어난 것이다. 이 기간 사모펀드 운용사 수 역시 82곳에서 172곳으로 늘어 2배로 증가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모펀드 투자자 비중은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 투자자가 94%”라며 “앞으로도 이들을 중심으로 사모펀드 시장 규모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 진입 장벽이 차츰 낮아지고 있어서다. 앞서 금융당국은 최소 가입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고, 조만간 500만원으로 사모펀드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상품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간 큰 돈을 잃을 수 있다. 시장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제도가 공모펀드만큼 세련되게 갖춰져 있지 않다.
또 1년 사이 사모펀드 자산운용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긴 탓에 옥석 가리기는 필수가 됐다. 실제로 사모펀드 운용사 절반 이상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액을 분산 투자하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뭉칫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 과거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회사를 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가 다채로워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금 쏠림 현상으로 공모펀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데 대해선 우려도 크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장은 “공모펀드 장기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침체한 공모펀드를 살리는 유인이 될 수 있다”며 “사모펀드에 투자하게끔 설계된 공모펀드(사모재간접펀드) 같이 둘을 연계한 상품 등도 수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모 펀드 불균형이 대다수 투자자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급 운용 인력이 헤지펀드 운용에만 집중되면 공모펀드 수익률이 떨어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박서진, 병역 면제 논란…우울·수면 장애에 가정사까지?
2홍준표 "기업 살아야 한국이 산다...투자하는 기업엔 얼마든지 특혜를 줘도 상관 없어"
3미국투자이민 새 기준 국민이주㈜, VIP 미국영주권 세미나 개최…예비 신청자 기대감 모아
4컴투스 ‘스타시드’, 출시 하루만에 태국 구글 인기 게임 1위
5지씨셀 떠난 제임스 박 대표...롯데바이오로직스로
6S&P "내년 한국 기업 신용도 둔화 가능성 높아"
7자본시장법으로 '주주 충실 의무' 보장한다…정부안, 여당 협의 후 국회 제출 계획
8김준수 협박해 8억 갈취한 30대 여성 BJ, 끝내…
9'내가 고라니라니' 낚시하다 공기총 기습 '탕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