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리로드’, 치밀한 액션이 눈길 끌고 전편보다 스케일 크고 과감해져 음울하면서도 전략적인 킬러 존 윅 역할은 키아누 리브스에게 마치 맞춤 총 손잡이처럼 딱 맞는다.범죄 스릴러 영화 ‘존 윅’(2014)은 단순하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완벽하게 짜인 액션으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전설적인 킬러로 불리던 존 윅(키아누 리브스)은 헬렌(브리짓 모나한)과 결혼하면서 범죄 조직에서 손을 씻고 새 출발을 한다. 하지만 헬렌이 병에 걸려 죽고 난 뒤 러시아 폭력단에 아끼던 자동차를 도둑 맞고 그녀가 남긴 강아지까지 죽임을 당한다. 그러자 윅은 다시 암살에 대한 유혹을 느끼고 잔인한 복수극을 시작한다.
이 영화의 속편 ‘존 윅-리로드’(국내 개봉 2월 22일)는 전편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윅이 속해 있던 암살단의 전 동료 산티노 단토니오(리카르도 스카마르시오)는 그가 범죄 세계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매우 어려운 임무를 제안한다. 단토니오는 윅에게 자신의 여동생을 살해해 달라고 부탁하는데 고차원 범죄조직 두목들의 모임인 ‘하이 테이블’에서 그녀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가로채기 위해서다.
윅은 처음엔 망설이지만 단토니오가 예전에 자신의 목숨을 구해줬던 일을 들먹이며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하는 수 없이 그 일을 받아들인다. 윅은 일을 말끔히 처리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범죄 세계를 떠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세계 곳곳의 암살자들이 그를 죽이려고 덤벼드는 치열한 생존 게임의 한가운데 놓이게 된다.
‘존 윅-리로드’의 시나리오 작가 데렉 콜스태드는 킬러를 주인공으로 한 다른 많은 액션 영화들과 달리 그늘진 세계에 풍요로움을 더하고 복잡한 구도를 짜 넣었다. 전 세계 암살자들의 도피처로 나오는 컨티넨탈 호텔의 여러 지점과 지하 조직의 체계를 조명한다. 또한 규칙의 중요성과 피의 맹세, 황금 동전(영화 속 암살자들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비밀 통화), 노숙 암살자들의 조직이 수행하는 현장 감시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영화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윅의 양심과 도덕성에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영화는 이야기의 어두운 측면을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캐릭터들을 통해 그렇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파헤치려 한다. 서밋 엔터테인먼트는 이 소재로 시리즈를 제작할 생각이며 지금까지는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존 윅-리로드’는 과장된 유머가 거슬리기도 하지만 세련된 액션 장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존 윅-리로드’엔 윅이 첩보기관에서 제공한 신무기와 맞춤 방탄복을 시험하며 폭력적인 공격을 준비하는 장면도 나온다. 전편의 네오 누아르적 분위기보다는 약간 진부하지만 흥미진진하다. 본격적인 액션이나 스파이 영화 팬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을 듯하다.
‘존 윅-리로드’가 전편보다 더 과감하고 스케일이 크게 느껴지는 건 스토리나 장치 때문만은 아니다. 뉴욕의 나이트클럽은 로마 카타콤(지하묘지)의 오페라 같은 록 콘서트에 자리를 내주고, 호텔 방 대신 초현대적인 지하철이 등장한다. 또 비에 젖은 부두 대신 거울로 가득한 설치 미술 작품이 화면을 메운다.
액션 안무는 독창적인 살해 기법을 포함해 매우 치밀하게 짜여 졌다. 또한 타일러 베이츠와 조엘 J. 리처드의 분위기 있는 음악이 비주얼을 극대화시키면서 놀라운 효과를 자아낸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허점이 있다. 로렌스 피시번이 암살단 두목 바우어리 킹 역으로 이 영화에 합류하는 건 단지 ‘매트릭스’에 함께 출연했던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은 그의 욕심에 따른 군더더기처럼 느껴진다. 또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총을 내놓으시지” 등 싸구려 코미디처럼 느껴지는 대사도 종종 눈에 띈다.
이 작품은 또 죽음을 둘러싼 영화치고는 유머가 상당히 많이 끼어들어 기이한 느낌을 준다. 큰 웃음을 주는 장면도 꽤 있다. 도입부에서 피터 스토메어가 연기하는 코믹한 카메오나 군중 속에서 윅과 어떤 사람이 소리 없는 총격을 주고받는 장면 등이 그런 예다.
다행히 훌륭한 배우들 덕분에 어색하게 느껴질 만한 순간이 무마되는 경우도 꽤 있다.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뉴욕 컨티넨탈 호텔의 소유주 윈스턴 역으로 나오는 이언 맥셰인부터 불법 카센터 주인 아우렐리오 역의 존 레귀자모, 충직한 보디가드 캐시언 역의 커먼, 말 없는 보디가드 에어리스역의 루비 로즈까지. 하지만 ‘존 윅-리로드’는 누가 뭐래도 리브스의 영화다. 무뚝뚝하고 음울하면서도 전략적인 킬러 존 윅 역할은 마치 맞춤 총 손잡이처럼 그에게 딱 맞는다.
‘존 윅-리로드’는 전편처럼 세련되진 않을지 모르지만, 또 과장된 유머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팬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고 그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존 윅을 다시 만나고 싶은 우리는 3편이 나올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릴 것이다.
- 에이미 웨스트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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