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 대책 한 달, 주택시장은 지금] 매매가 오르고 중개업소도 속속 문 열어
[6·19 대책 한 달, 주택시장은 지금] 매매가 오르고 중개업소도 속속 문 열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등 대책 직전 시세 회복...신규 분양시장은 고공행진
오르기만 하는 집값을 잡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대책’이 시행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정부는 아파트 분양권 거래를 제한하고,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 등지를 중심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씩 강화했다. 주택 투기 수요를 죄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주택시장은 6·19 대책 이후 정부의 향후 부동산 정책 기조를 가늠하느라 바빴다. 주택시장이 숨을 죽이면서 집값도 잡히는 듯 했다. 그러나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집값은 다시 뛰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폭은 4주 만에 커졌다. 서울 강남 등지의 주요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매매가격도 회복세다. 한 달 만에 6·19 대책의 약발이 떨어진 걸까. 서울 잠실동 주공 5단지 아파트. 서울 재건축 투자 1순위로 꼽히는 이 단지 112㎡(이하 전용면적 기준) 호가(부르는 값)는 6·19 대책 직후 14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자 매도자들이 호가를 낮춘 것이다. 그런데 6·19 대책 발표 한 달도 안 된 7월 11일 이 아파트의 매도 호가는 6·19 대책 발표 직전 수준인 15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단지 내 상가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대책 직전처럼 매수세가 확 달려들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 다시 생기가 돌고 있다”며 “집주인도 집값이 더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뚜렷하다. 잠실 주공 5단지는 물론 강남권 주요 재건축아파트의 호가가 6·19 대책 직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6·19 대책 직후 9억원대로 주저앉았던 강동구 둔촌동 주공 3단지는 10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개포공인 정은성 실장은 “일부 급매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매물이 대책 발표 이전 시세로 나온다”고 말했다.
개포동 주공 1단지 43㎡도 6·19 대책 직후 11억3000만원을 내렸지만 지금은 직전 시세인 12억원에 나온다. 대치동 은마 76㎡는 대책 발표 후 8000만원가량 빠졌다 지금은 다시 12억2000만원에 나온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 단속으로 문을 닫았다가) 문을 다시 열자마자 매수세가 움직이고 있다”며 “재가열 움직임이 정부를 자극할 수 있어 최대한 조용히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건축 시장뿐 아니라 일반 아파트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 마포·노원·종로구 등 강북에선 매물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종로 경희궁자이는 이달 들어서만 2500만~5000만원정도 뛰었다. 노원구 상계동 3·6·7단지도 이달 들어 가격이 2000만~3000만원씩 올랐다. 노원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대책 발표 직후 시장 눈치를 보던 매수세가 7월 들면서 다시 움직이고 있다”며 “거래가 대책 직전만큼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대책 발표 직후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 상승했다. 6월 들어 계속 둔화하다 아파트값 상승폭이 4주 만에 다시 커진 것이다. 특히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7월 첫째 주에 0.28% 오르며 2주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은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지 않고, 잠재 수요가 꾸준해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 대책에 아랑곳없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7월 들어 청약 접수한 수도권 6개 아파트 모두 청약 1순위에서 모집 가구수를 채웠다. 7개 단지 총 3900가구 모집에 4만4000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이 11대 1에 이른다. 효성이 7월 초 서울 용산구 국제빌딩4구역에서 분양한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는 3.3㎡당 평균 3630만원의 비싼 가격에도 평균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6월 말 롯데건설이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에서 분양한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평균 경쟁률이 37.9대 1로 기존 서울 민간 분양 최고 경쟁률 기록(보라매 SK뷰 27.7대 1)을 경신했다. 일각에서는 6·19 대책 약발이 벌써 다 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강남 자산가들에게 10% 수준의 금융규제 강화는 솔직히 큰 의미가 없다”며 “조합원 분양 제한도 여러 단지에 투자한 경우에는 적용이 안 돼 영향이 적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미 예견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6·19 대책 발표 당시 시장에선 설익은 정책이라고 혹평할 정도로 규제의 칼날이 무뎠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이미 예상했던 규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장에서 대응할 시간도 충분했다. 대책 발표 당시 분위기를 가늠하느라 주춤했던 시장 참여자들은 규제의 두려움보다 시장 활성화가 주는 열매를 선택했다. 이번 대책으로 시장 내성만 강화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강남권 중개업소 영업 재개가 그렇다. 앞서 정부는 6·19 대책 발표와 함께 국토교통부·국세청·경찰청·지자체로 구성된 합동 점검반을 만들고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무기한 가동한다고 했지만 시늉에 불과했다. 지금은 중개업소들이 다시 영업을 하고 있지만 단속반의 활약상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 안팎에선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6월 23일 취임식에서 6·19 대책을 투기세력에 보내는 1차 메시지라고 밝힌 만큼 후속 대책이 나오는 것은 ‘시기’와 ‘강도’의 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당장 꺼내들 수 있는 대책은 7월 초 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청약 1순위 요건 강화’와 ‘청약가점제 비율 확대’가 꼽힌다. 지난해 11·3 대책에 이어 6·19 대책에서 청약 관련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서울에서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마다 청약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 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4년 9·1 대책에서 청약 1순위 획득 소요 기간을 수도권은 2년에서 1년으로, 지방은 1년에서 6개월로 완화했는데 이를 환원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일명 ‘갭(gap)투자’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양도소득세 비과세 거주요건 강화’도 꺼내들 수 있다. 지금은 실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주택 보유기간이 2년 이상이면 양도세가 감면되지만 2년 이상 거주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다. 정부 규제가 줄곧 신규 아파트 시장에만 초점을 두면서 갭투자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추가 규제 카드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주택거래신고제’의 부활도 점쳐지고 있다. 김 장관이 취임식에서 강남권 4구에서 29세 이하의 주택거래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며 편법거래 의혹을 제기한 점에서 재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된 곳의 주택을 사고팔 때 15일 안에 관할 시·군·구에 실거래가격과 주택구입자금 조달계획 등을 신고해야 하는 제도다. 자금 출처가 불명확할 때는 주택 구입이 어려워진다. 이 제도는 특히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10·29 대책에서 도입된 적이 있다. 다만 2015년 주택법에서 관련 규정이 삭제돼 이 제도를 다시 도입하려면 법을 바꿔야 한다. 이 밖에 6·19 대책에서 검토됐다가 빠진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김 장관이 전세시장 안정화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는 전월세상한제 등도 도입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꼭 부동산 시장을 타깃으로 한 대책이 아니라도 정부가 추진 중인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이 발표되면 부동산 투자 심리가 냉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6·19 대책에서 비켜 서 있는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나 오피스텔·상가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시중 유동자금이 6·19 대책을 피해 분양권이나 오피스텔로 쏠린 것이다.
서울 강동·마포 등 도심이나 수도권 인기 공공택지에서 전매제한이 풀린 단지는 대책 발표 이후 투자 수요가 몰리며 분양권 값이 1000만~2000만원가량 뛰었다. 4월 전매제한이 풀린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분양권에는 대책 이후에도 매수 문의가 이어지며 한 달 새 호가가 최고 2000만원 가량 뛰었다.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6월 초만 해도 59㎡(이하 전용면적) 분양권의 웃돈이 평균 80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억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5월 전매제한이 풀린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84㎡ 분양권은 6월 초보다 1000만원가량 오른 8000만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보다 앞선 4월 전매 제한에서 풀린 마포구 마포한강 아이파크 84㎡ 분양권은 6월 초 7억 5000만원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7억8000만원을 호가한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웃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층 물건은 나오는 대로 팔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상가엔 뭉칫돈이 몰려다닌다. 포스코건설이 7월 5일 인천 송도에서 분양한 송도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오피스텔은 최고 113.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도 36.7대 1에 달했다. 세종시에서 나온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오피스텔은 평균 청약 경쟁률이 378.8대 1에 달했다. 6·19 대책 발표 다음 날 GS건설이 김포시에서 분양한 한강 메트로자이 오피스텔은 평균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6·19 대책 직후 공급한 LH 아파트 단지 상가 55개 점포엔 23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평균 192.7%에 달했다. 특히 55개 점포 중 24개 점포의 낙찰가율이 200%를 넘었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2지구 A4블록의 한 점포는 예정가가 1억8800만원이었지만 이보다 3억8088만원이 많은 5억6888만원에 낙찰(낙찰가율 302.6%)됐다.
한 시장 전문가는 “분양권이나 상가·오피스텔 등은 지난해 11·3 대책에서도 비켜 서 있었던 만큼 주택시장 규제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르기만 하는 집값을 잡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대책’이 시행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정부는 아파트 분양권 거래를 제한하고,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 등지를 중심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씩 강화했다. 주택 투기 수요를 죄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주택시장은 6·19 대책 이후 정부의 향후 부동산 정책 기조를 가늠하느라 바빴다. 주택시장이 숨을 죽이면서 집값도 잡히는 듯 했다. 그러나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집값은 다시 뛰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폭은 4주 만에 커졌다. 서울 강남 등지의 주요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매매가격도 회복세다. 한 달 만에 6·19 대책의 약발이 떨어진 걸까. 서울 잠실동 주공 5단지 아파트. 서울 재건축 투자 1순위로 꼽히는 이 단지 112㎡(이하 전용면적 기준) 호가(부르는 값)는 6·19 대책 직후 14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자 매도자들이 호가를 낮춘 것이다. 그런데 6·19 대책 발표 한 달도 안 된 7월 11일 이 아파트의 매도 호가는 6·19 대책 발표 직전 수준인 15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단지 내 상가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대책 직전처럼 매수세가 확 달려들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 다시 생기가 돌고 있다”며 “집주인도 집값이 더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뚜렷하다. 잠실 주공 5단지는 물론 강남권 주요 재건축아파트의 호가가 6·19 대책 직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6·19 대책 직후 9억원대로 주저앉았던 강동구 둔촌동 주공 3단지는 10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개포공인 정은성 실장은 “일부 급매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매물이 대책 발표 이전 시세로 나온다”고 말했다.
개포동 주공 1단지 43㎡도 6·19 대책 직후 11억3000만원을 내렸지만 지금은 직전 시세인 12억원에 나온다. 대치동 은마 76㎡는 대책 발표 후 8000만원가량 빠졌다 지금은 다시 12억2000만원에 나온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 단속으로 문을 닫았다가) 문을 다시 열자마자 매수세가 움직이고 있다”며 “재가열 움직임이 정부를 자극할 수 있어 최대한 조용히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건축 시장뿐 아니라 일반 아파트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 마포·노원·종로구 등 강북에선 매물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종로 경희궁자이는 이달 들어서만 2500만~5000만원정도 뛰었다. 노원구 상계동 3·6·7단지도 이달 들어 가격이 2000만~3000만원씩 올랐다. 노원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대책 발표 직후 시장 눈치를 보던 매수세가 7월 들면서 다시 움직이고 있다”며 “거래가 대책 직전만큼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대책 발표 직후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 상승했다. 6월 들어 계속 둔화하다 아파트값 상승폭이 4주 만에 다시 커진 것이다. 특히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7월 첫째 주에 0.28% 오르며 2주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은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지 않고, 잠재 수요가 꾸준해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 대책에 아랑곳없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7월 들어 청약 접수한 수도권 6개 아파트 모두 청약 1순위에서 모집 가구수를 채웠다. 7개 단지 총 3900가구 모집에 4만4000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이 11대 1에 이른다. 효성이 7월 초 서울 용산구 국제빌딩4구역에서 분양한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는 3.3㎡당 평균 3630만원의 비싼 가격에도 평균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6월 말 롯데건설이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에서 분양한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평균 경쟁률이 37.9대 1로 기존 서울 민간 분양 최고 경쟁률 기록(보라매 SK뷰 27.7대 1)을 경신했다.
“벌써 약발 다 됐나…”
시장에서 이미 예상했던 규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장에서 대응할 시간도 충분했다. 대책 발표 당시 분위기를 가늠하느라 주춤했던 시장 참여자들은 규제의 두려움보다 시장 활성화가 주는 열매를 선택했다. 이번 대책으로 시장 내성만 강화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강남권 중개업소 영업 재개가 그렇다. 앞서 정부는 6·19 대책 발표와 함께 국토교통부·국세청·경찰청·지자체로 구성된 합동 점검반을 만들고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무기한 가동한다고 했지만 시늉에 불과했다. 지금은 중개업소들이 다시 영업을 하고 있지만 단속반의 활약상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 안팎에선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6월 23일 취임식에서 6·19 대책을 투기세력에 보내는 1차 메시지라고 밝힌 만큼 후속 대책이 나오는 것은 ‘시기’와 ‘강도’의 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당장 꺼내들 수 있는 대책은 7월 초 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청약 1순위 요건 강화’와 ‘청약가점제 비율 확대’가 꼽힌다. 지난해 11·3 대책에 이어 6·19 대책에서 청약 관련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서울에서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마다 청약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 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정부는 추가 대책 만지작
‘주택거래신고제’의 부활도 점쳐지고 있다. 김 장관이 취임식에서 강남권 4구에서 29세 이하의 주택거래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며 편법거래 의혹을 제기한 점에서 재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된 곳의 주택을 사고팔 때 15일 안에 관할 시·군·구에 실거래가격과 주택구입자금 조달계획 등을 신고해야 하는 제도다. 자금 출처가 불명확할 때는 주택 구입이 어려워진다. 이 제도는 특히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10·29 대책에서 도입된 적이 있다. 다만 2015년 주택법에서 관련 규정이 삭제돼 이 제도를 다시 도입하려면 법을 바꿔야 한다. 이 밖에 6·19 대책에서 검토됐다가 빠진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김 장관이 전세시장 안정화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는 전월세상한제 등도 도입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꼭 부동산 시장을 타깃으로 한 대책이 아니라도 정부가 추진 중인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이 발표되면 부동산 투자 심리가 냉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스기사] 6·19 대책에서 빠진 분양권·오피스텔·상가는 - 뭉칫돈 몰리며 가격 강세
서울 강동·마포 등 도심이나 수도권 인기 공공택지에서 전매제한이 풀린 단지는 대책 발표 이후 투자 수요가 몰리며 분양권 값이 1000만~2000만원가량 뛰었다. 4월 전매제한이 풀린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분양권에는 대책 이후에도 매수 문의가 이어지며 한 달 새 호가가 최고 2000만원 가량 뛰었다.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6월 초만 해도 59㎡(이하 전용면적) 분양권의 웃돈이 평균 80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억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5월 전매제한이 풀린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84㎡ 분양권은 6월 초보다 1000만원가량 오른 8000만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보다 앞선 4월 전매 제한에서 풀린 마포구 마포한강 아이파크 84㎡ 분양권은 6월 초 7억 5000만원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7억8000만원을 호가한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웃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층 물건은 나오는 대로 팔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상가엔 뭉칫돈이 몰려다닌다. 포스코건설이 7월 5일 인천 송도에서 분양한 송도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오피스텔은 최고 113.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도 36.7대 1에 달했다. 세종시에서 나온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오피스텔은 평균 청약 경쟁률이 378.8대 1에 달했다. 6·19 대책 발표 다음 날 GS건설이 김포시에서 분양한 한강 메트로자이 오피스텔은 평균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6·19 대책 직후 공급한 LH 아파트 단지 상가 55개 점포엔 23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평균 192.7%에 달했다. 특히 55개 점포 중 24개 점포의 낙찰가율이 200%를 넘었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2지구 A4블록의 한 점포는 예정가가 1억8800만원이었지만 이보다 3억8088만원이 많은 5억6888만원에 낙찰(낙찰가율 302.6%)됐다.
한 시장 전문가는 “분양권이나 상가·오피스텔 등은 지난해 11·3 대책에서도 비켜 서 있었던 만큼 주택시장 규제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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