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신용카드사에 경고장을 날렸다. 고비용 마케팅 경쟁에 따른 수익 악화를 막기 위해 카드론을 확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질타한 것. 진웅섭 원장은 8월 28일 오후 금감원 간부 회의에서 “카드 업계의 고비용 마케팅 경쟁과 카드대출 위주의 수익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그는 카드사들이 4차 산업혁명기 지급결제 시스템의 혁신을 주도하고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있도록 지원하고 유도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카드 이용 규모가 해마다 10% 안팎으로 증가해 수익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해왔지만 마케팅 비용이 카드 이용 증가폭보다 더 크게 늘어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카드사들이 수익 감소 보전을 위해 카드론 확대를 추구하는 것은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제살깎기식 마케팅 경쟁과 손쉬운 카드론 영업에 치중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 진 원장은 신용카드사의 영업 실적을 집중 점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53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584억원)보다 44% 감소했다. 카드이용액 증가 등으로 가맹점수수료 수익과 카드론 수익이 늘었지만 부가서비스 등 마케팅 비용도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올 상반기 마케팅 비용은 373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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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폭행에 횡령·배임 의심받는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금융감독 당국이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포착해 검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문 회장은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그러나 최근 출자업체 직원을 발로 걷어차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8월 29일 “지난 3월 KTB투자증권 등 3개 금융투자사를 상대로 현장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권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포착해 현재 검사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횡령·배임금액이 드러나면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려 제재하고 검찰에 관련 내용을 넘길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투자 원칙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과정에서 횡령·배임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최근 불거진 갑질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최근 회사 직원을 폭행한 후 그에게 합의금 수천만원을 주며 확약서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권 회장이 잇따라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영업하는 금융회사 경영 지속 여부도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권 회장은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국내 첫 기업사냥꾼, 인수·합병(M&A) 귀재 등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했다. 권 회장은 1999년에도 자신이 인수한 미래와사람이 냉각캔을 세계 최초 초소형 냉장고로 홍보하는 등 호재성 허위·과장 공시, 내부 정보 이용, 주가 조작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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