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일반
중대재해·재무 건전성 ‘발목’…시평순위 급락 건설사는[2025 시평순위]①
- 공사비 상승·고금리·미분양 겹악재에 PF 경색까지
재무구조 불량…신인도·기술능력 동반 하락 영향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2025년 시공능력평가에서 건설사들의 순위가 중대재해와 재무 건전성 관리 능력에 따라 엇갈린 모습이다.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공사비 상승 ▲고금리 ▲미분양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도 늘었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나 부실시공 시 시공능력평가에서 감점을 받는 등 안전 및 품질 관련 이슈가 순위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7월 31일 전국 8만7131개 건설업체 중 평가를 신청한 7만3657개사(84.5%)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적정 시공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공사실적평가(40.5%) ▲경영평가(32.7%) ▲기술능력평가(15.2%) ▲신인도평가(11.6%) 등 4개 항목의 평가액을 합산한 ‘시공능력평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이 결과는 ▲입찰 자격 제한 ▲시공사 선정 ▲신용평가 ▲보증 심사 등에 활용된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기존 상위권에서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중하위권 건설사를 중심으로 순위가 요동을 쳤다.
상위권 중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하락했다. 시공능력평가액 10조1417억원으로 10조 클럽은 유지했지만, 지난해 4위에서 올해 6위로 순위가 두 단계 하락하면서 5대 건설사에서 밀려났다. 이는 지난해 해외 플랜트 현장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영업손실(1조2401억원)로 경영평가액이 줄어든 영향이다.
또한 올해 연이은 현장 사망사고로 인해 신규 수주 활동을 잠정 중단한 점도 이번 평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형 중대재해 사고로 인해 기업 이미지와 수주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에만 ▲세종 고속도로 교량 붕괴 ▲평택·아산 현장 사망사고 ▲충남 아산 현장 추락사 등 3번이나 중대재해가 잇따랐다. 이로 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지배 구조 개편과 관련된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 전략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문제는 신인도 평가 등에 영향을 미쳐 향후 추가 순위 하락가능성도 제기된다는 점이다. 신인도는 건설사의 공사수행 신뢰도 등을 평가하는 항목으로, 지난해부터 평가 반영 비율이 ±30%에서 ±50%로 확대되면서 중요도가 높아졌다. ▲사망사고율 ▲불법 하도급 ▲공사대금 체불 등 리스크 요인의 감점 비율은 늘고, 하자·안전관리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개선 관련 항목은 새롭게 반영됐다.
복합 악재에 중견 건설사 직격탄

주요 평가 항목별로 보면 ▲공사실적평가액 4965억원 ▲경영평가액 0원 ▲기술능력평가액 687억원 ▲신인도평가액 183억원이다. 특히, 경영평가액이 0원을 기록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며, 이는 회사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신인도평가액 또한 전년 대비 88% 감소한 183억원으로, 이는 회사의 대외 평판 하락을 반영한다.
디에스종합건설은 올해 28계단 하락한 95위를 기록했다. 평가액은 48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영업이익 감소 ▲미분양 ▲PF 부실 ▲지속적인 적자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상위 100대 건설사 중 금융 구조 취약성으로 인해 수주 경쟁력과 경영평점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흥토건은 재무 안전성 문제로 인해 전년 대비 26계단 하락한 42위를 기록했다. 전체 시공능력평가액은 2조7709억원에서 1조836억원으로 40% 이상 감소했다. 이로 인해 중흥토건은 2024년 시공능력평가에서는 광주 지역 1위(전국 16위)였으나, 올해는 우미건설에 내주게 됐다. 이는 2024년 영업손실 지속과 부채비율 대폭 상승으로 인한 재무 안정성 흔들림이 경영평점 및 경영실적 평가액 비중 감소로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중흥토건은 2013년 143위에서 꾸준히 순위를 높여 2023년 15위를 기록했으나 2024년 16위, 2025년 42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하락한 건설사들은 재무 건전성 악화(부채비율·이자보상비율 악화)를 공통점으로 가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높은 부채비율 또는 순이익 감소, 이자보상능력 1 미만을 기록하며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보다 금융 비용이 더 많이 지출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경영평점 하락은 ▲금융권 신용도 하락 ▲감사의견 ‘한정’ ▲재무구조 불량 등 신뢰도 저하 지표와 연관돼 있으며, 이는 평가 항목 중 신인도와 기술능력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하락은 중견 건설사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올해 들어 ▲신동아건설 ▲대저건설 ▲삼부토건 ▲안강건설 ▲삼정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 ▲벽산엔지니어링 ▲이화공영 ▲대흥건설 등 다수의 중견 건설사들이 법정관리(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해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신동아건설은 10계단 하락해 68위를 기록했고, 삼부토건은 7계단 하락해 78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 경기 침체 ▲공사비 상승 ▲미분양 증가 등의 복합적인 악재로 인해 다수의 중견 건설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경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시공능력평가 순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건설사들의 순위 하락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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