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시평 상위 건설사, 상반기 불안 속 ‘선방’...하반기 ‘기대’ [2025 시평순위]②
- 수익성 담보된 양질의 신규 수주로 ‘내실 강화’
해외 대형 프로젝트·미래 성장 동력 확보 주력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상반기 외형 축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경기 침체 등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도 원가율 개선과 선별 수주 전략 등 ‘내실 다지기’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사들은 하반기 신규 수주 확대와 해외 사업 강화 등을 통해 실적방어를 넘어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다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6·27 대출 규제에 따른 정비사업 조합원 이주비 대출 제
한, 분담금 납부 유예 등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형 줄었지만 이익으로 방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적 발표를 완료한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 등 대형건설사 5곳의 올 상반기 매출은 15.5% 감소한 36조59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조3808억원으로 전년 반기 대비 7.7% 줄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의 올해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7조150억원, 영업이익은 27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2%,55.3% 감소한 수치다. 특히 삼성물산은 2025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위(시공능력평가액 34조7219억원)에 올랐음에도 국내 상위 5개 건설사 중에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업계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설비 공사 등 하이테크 중심 대형 프로젝트의 마무리로 인해 실적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있다. 여기에 상반기 적극적인 주택 정비사업 수주 활동으로 비용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 관계자 역시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 종료와 주택 부문 마케팅 비용 확대가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시공능력평가 2위와 3위를 기록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올해 각각 시공능력평가액 17조2485억원, 11조896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1763억원, 영업이익 43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2% 늘었다. 대형 프로젝트 준공과 고수익 공정 본격화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울산 에스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와 힐스테이트 더 운정, 디에이치 클래스트 등 국내 사업이 실적을 견인하고 사우디 아미랄패키지(PKG)4,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해외 주요 현장의 공정도 안정화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사비 급등기에 착공한 현장이 차례로준공되고 수익성이 확보된 주요 공정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들어 뚜렷한 영업이익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도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4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2335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 측은 “현장 수가 감소해 매출액은 줄었지만 공사원가 상승기에 착공한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준공되고 주택건축사업 부문 수익성이 개선돼 영업이익은 증가했다”며 “어려운 건설 경영 환경에서도 내실 경영에 주력해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p) 상승한 5.4%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시공능력평가 4위와 5위를 기록한 DL이앤씨와 GS건설은 수익성 개선이 눈에 띈다. DL이앤씨와 GS건설은 각각 올해 시공능력평가액 11조2183억원, 10조9454억원을 기록, 두 회사는 지난해 대비 한 단계씩 순위가 상승했다.
DL이앤씨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7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72억원으로 121.67% 급증했다. DL이앤씨의 수익성 개선 배경으로는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원가율이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DL이앤씨 측은 “경기침체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지만어려운 업황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2분기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GS건설 역시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6조2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41.8% 증가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어려운 건설업황 속에서도 지난해 리뉴얼한 자이(Xi)의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사업성이 높은 서울, 수도권 및 주요 지역의 도시정비사업과 외주사업 수주를 확보했다는 게 GS건설의 평가다.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침체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주요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 확대와 분양 성과, 해외 사업 성과를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 수주 확대·분양이 핵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절반 넘게 급감한 삼성물산은 하반기 삼성전자의 평택 P4 라인 마감공사 재개가 실적 회복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배영민 삼성물산 부사장은 7월 30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까지 하이테크 매출 감소 영향이 이어지겠으나, 4분기부터는 대형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 반영되며 수익성이 차츰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올해 대형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와 태양광 등 지속 가능한 에너지 분야에서 혁신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데이터센터와 해상풍력 등 기존 건설업의 영역을 넘어설 수 있는 신규 프로젝트 또한 지속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하반기 체코 원전, 베트남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 등 준비된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핵심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할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 및 탄탄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수익성이 담보된 양질의 신규 수주를 이어가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향상세를 더욱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GS건설은 미래성장 동력과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내실을 강화할 계획이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시평 상위 업체들은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으로 전환하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해외수주와 신사업 동력의 지속적인 발굴, 재무 안정화를 통해 지속 가능 경영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 6월 말 단행된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와 추가 규제 가능성으로 일부 도시정비사업의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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