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이 세계 최초로 물이 바닥나는 나라가 될 수 있으며 물부족 위기는 그 한 나라로 끝나지 않을 듯하다 사진:PHOTOGRAPH BY THE VOORHES요르단 암만의 여름은 항상 가마솥 같다. 그러나 암만 동부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정비공 타렉 엘카이시에게 지난 7월은 특히 견디기 힘들었다. 집 건너편에서 집단으로 전기절도가 발생하자 전력공급업체는 2주 동안 거리 전체에 전력공급을 중단했다. 선풍기나 냉장고도 없는 상태에서 나무 한 그루 없이 콘크리트 건물뿐인 마을이 마치 용광로처럼 느껴졌다. 다음날 인근의 하수도가 역류하면서 지독한 악취가 그의 아파트를 뒤덮었다. 파리들은 신났지만 엘카이시의 초·중학생 아이 셋 모두 몸져누웠다. 매출이 줄었다며 사장이 급여를 깎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그 젊은 정비공은 이보다 더 나빠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옥 같지만 달리 선택지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단수는 그를 거의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공공 급수가 중단되면서 엘카이시를 비롯한 지역 주민은 민간 급수차에서 물을 받아 써야 했다. 그러나 최근 그들이 사는 산자락에 건설공사를 하면서 그 생명줄마저 끊겼다. 고래 만한 트럭들이 더 이상 가까이 접근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주민들은 이제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능력껏 물을 날라다 써야 한다. 옷을 제때 빨거나 설거지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면서 체념상태로 물이 거의 없는 세상에 서서히 적응해가고 있다. “먼지를 덮어쓰고 귀가해도 때때로 씻지 못한다”고 엘카이시는 말했다. “창피스럽다. 사람 사는 꼴이 아니다.” 요르단엔 일찍이 물이 많았던 적이 없었지만 역사적으로 인구가 비교적 적은 동안에는 잘 버텨왔다. 킹 압둘라 운하에서 다이빙하는 소년(왼쪽)과 와디 럼 사막. / 사진:MOHAMMAD ABU GHOSH-XINHUA, GETTY IMAGES BANK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많은 요르단인이 그와 같은 곤경에 처하게 될지 모른다. 요르단의 유일한 수로인 요르단강은 오염되고 고갈된 반면 대수층 중 일부는 물을 너무 많이 뽑아 올려 회복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요르단 인구는 계속 불어나는데 연간 강수량은 기후변화로 인해 급감할 전망이다. 요르단은 너무 가난해 큰 돈 드는 대규모 담수화 처리에 의존하거나 줄줄 새는 인프라를 보수할 여력이 없다. 그리고 인구증가는 둔화될 기미를 거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인구가 많지 않은 태평양과 카리브해의 몇몇 섬나라처럼 물을 수입해 쓸 형편도 못 된다. 난민과 요르단 원주민 간에 충돌이 빚어질 정도로 물부족 문제가 심각해졌다. 공급은 줄어드는데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는 책임을 맡은 당국자들은 공황에 빠지기 시작했다. 수자원관리부의 알리 수바흐 전략기획 국장은 “요르단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이 나라에는 더 이상 수자원이 없다”고 말했다.
요르단이 세계 최초로 물이 바닥나는 나라가 될 수 있으며 그런 위기는 한 나라로 끝나지 않을 듯하다. 2050년까지 세계적으로 물 수요가 대략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측면의 상황도 심각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세계 37개 최대 대수층 중 21개는 이미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일정 부분 식수와 자원 채굴 목적으로 너무 파헤친 탓이다. 한편 일부 지역은 지구온난화로 강수량이 줄어드는 듯하다. 2025년에는 3명 중 2명이 물 부족에 직면하게 된다고 세계기상기구(WMO)는 전망한다. 그 밖에 수억 명이 위험한 수준의 수질악화와 씨름해야 할 수도 있다. 격동하는 주변 정세도 요르단 물부족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 / 사진:MOHAMMAD ABU GHOSH-XINHUA-NEWSIS종종 빈약한 인프라로 급증하는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난제를 떠안은 거대 도시 중 다수가 특히 위험에 처하게 된다. 현재 도시 지역 거주인구는 40억 명에 달한다. 2050년에 이르면 그 숫자가 2배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냐 나이로비는 올여름 거의 메말랐고 남아공 케이프타운은 수년 래 최악의 가뭄에 허덕인다. 이란의 테헤란은 곧 물 배급제를 실시할 듯하다. 미국에서도 40개 주의 수자원 관리자들이 앞으로 10년 동안 물부족 사태를 예상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물부족으로 인해 적어도 글로벌 경제생산이 연간 5000억 달러 감소하고 최악의 경우 전쟁과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 2012년 미국의 종합 정보 보고서는 이렇게 전망했다. “10년 뒤에는 물을 무기 또는 테러 목표 달성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중동에선 2011년 아랍의 봄 국민 봉기의 여파로 그런 경고가 특히 우려를 자아낸다. 중동(나아가 세계)의 많은 지역과 마찬가지로 요르단 수자원의 대부분, 최소 65% 이상이 농업용수로 쓰인다. 그리고 일부 당국자도 그 비율이 너무 높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왕실의 한 고위 당국자는 “우리가 토마토를 너무 많이 재배한 탓에 후손 몫의 물까지 모두 써버렸다고 다음 세대에게 말해줄 수는 없다”고 익명을 조건으로 말했다. 암만 중심부의 나무 울창하고 경비 삼엄한 왕실에선 전문가 팀이 요르단의 대책을 꼼꼼히 검토한다. 그러나 위태로운 중동 지역에서 전체 식량 생산을 포기하는 건 정책입안자로선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의 저명한 물 전문가인 애런 울프 지리학 교수는 “어떻게 보면 아주 먼 옛날부터 이런 일이 있었다”며 “돈이 많으면 위기를 극복하지만 가난하면 죽는다”고 말했다. 요르단강 서안 예리코 인근의 베두인족. / 사진:FADI AROURI-XINHUA-NEWSIS요르단엔 원래부터 물이 많았던 적이 없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인구가 비교적 적은 동안에는 잘 버텨왔다. 하지만 70년에 걸쳐 훨씬 더 큰 이웃나라에서 생긴 문제의 뒤치닥거리를 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먼저, 요르단 건국 2년 뒤인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국경 넘어 피신해 왔다. 신생국가 요르단의 물 필요량이 하루 아침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 뒤 수십 년에 걸쳐 레바논인·이라크인 그리고 더 많은 팔레스타인인 물결이 뒤를 이으면서 매번 부담이 가중됐다. 근년 들어선 전쟁으로 황폐화된 리비아와 예멘에서도 많은 난민이 암만으로 흘러들었다. 2013년 시리아 내전이 악화되면서 결과적으로 갈증에 허덕이는 난민 100만 여명을 남쪽의 요르단이 떠안았다. 이 즈음 요르단이 받아들이지 않은 중동 국가 국민은 거의 없을 정도가 됐다.
요르단 원주민도 인구증가에 일익을 담당했다. 요르단의 출산율은 3.38명으로 중동 지역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이 같은 인구증가만으로 요르단의 물 공급이 위기를 맞은 건 아니라고 정부 전략가들은 말한다(덜 메마른 지역 출신인 시리아 난민이 물 아껴 쓰는 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그보다는 갑작스러운 난민 유입으로 인구가 급증하면서 당국자들이 연간 물공급 계획을 제대로 수립할 수 없었다. 마차에 물을 실어 나르는 난민촌의 시리아인들. / 사진:YOUTUBE요르단 인구는 계속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일찍이 2015년에 2035년의 예상치 900만 명을 넘어섰다. 기겁한 당국자들이 눈에 보이는 대로 모든 수자원을 끌어다 쓰면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했다. 지금은 요르단의 12개 대수층 중 10개가 거의 고갈됐다고 메이순 주비 고등인구위원회 위원장이자 전 수자원관리부 장관이 말했다. 일부 지역에선 수자원 개발 엔지니어들이 새 대수층을 찾아 땅 속 1.6㎞ 이상을 파 들어간다. 당국으로선 대안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의 후원을 받는 물절약 프로그램 ‘수자원 혁신과 기술’의 부국장이자 글로벌 인도주의 구호단체 머시 코어(Mercy Corps)의 물 전문가 라에드 님리는 “수질과 수량이 떨어지더라도 국민에게 물은 공급해야 한다”며 “이는 국가안보의 문제”라고 말했다.
요르단인의 물 소비량은 1인당 연간 90㎥(9만ℓ)로 세계에서 가장 적은 편에 속한다. 미국인 소비량의 약 3%선이다. 그러나 그런 물부족 사태에는 자신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 필시 뽑아 올린 모든 물의 절반은 송수관의 갈라진 틈으로 빠져나간다. 암만의 일부 건조한 지구에선 담수를 뿌려 콘크리트를 식힌다. 눈앞만 보고 미래를 내다보지 못해 화를 자초하는 격이다. 공급망에 숭숭 뚫린 구멍들 때문에 급수시설 관리자들은 파이프 내 압력을 유지하기 위해 펌프질 강도를 높여야 한다. 따라서 이동 중 더 많은 물이 새나간다. 실제로 수자원관리부에 따르면 요르단 전력의 20% 가까이가 전국으로의 급수와 순환에 쓰인다. 이렇게 막대한 에너지를 투입해도 주민에게 도달할 무렵엔 흐름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주민 중 다수가 몇 주 만에 한 번씩 공공 급수를 제공받지만 다음 번 공급받을 때까지 몸을 씻는 데 사용하는 옥상 탱크를 충분히 채우지 못한다. 암만의 바야데르 동네에 거주하는 은퇴 공무원 사미르 쿠크는 “우리가 써야 할 물이 거리로 흘러나간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 관개 시스템. / 사진:AP-NEWSIS도둑질도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수십 년 전부터 돈 많고 연줄 좋은 주요 가문과 부족 지도자 무리들은 요르단의 수자원을 빼돌려 왔다. 이들은 국왕이 자신들의 정치적 후원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알고 후환의 두려움 없이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물을 공짜로 끌어다 썼다. 주비 위원장은 “대가문 중 일부가 농장을 소유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수자원관리부에 따르면 매년 최소 3000만㎥의 물이 불법적으로 세워진 저수지로 새나간다. 독립적인 전문가들은 실제 불법 유출되는 양이 훨씬 더 많으리라고 의심한다.
심각한 물부족 사태로 특히 북부 람싸 주변에서 시리아 난민과 요르단 국민이 충돌을 빚는 시점에 이들 막강한 지주들은 지하수를 마구 끌어다 쓴다. 남부 요르단 계곡의 농민 무하마드 아티예는 “물이 언제 바닥날지 모르는 나라에서 약자와 빈자만 규제를 받는다”고 말했다. 수십 년 전부터 돈 많고 연줄 좋은 주요 가문과 부족 지도자 무리는 요르단의 수자원을 빼돌려 왔다. 사진은 암만의 로마원형극장. / 사진:GETTY IMAGES BANK해수면 수백m 아래 비옥하기로 유명한 계곡 지대에 위치한 아티예의 농지는 원래 수확량이 많아야 할 곳이다. 그러나 염분이 바닷물의 5분의 1 수준인 물을 공급받는 탓에 시들시들해 보이는 야자수 말고는 아무 것도 재배할 수 없다. 그리고 지역 유지 가문의 자손인 이웃은 남은 담수를 모두 끌어다 자신의 바나나 나무에 공급한다. 아티예는 곧 아무 것도 기를 수 없게 될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그래도 아티예의 상황은 다른 사람들보다는 나은 편이다. 남쪽 사해를 따라 수 마일에 걸쳐 생긴 싱크홀(땅이 가라앉아 생긴 구멍)로 일부 농지가 사라졌다.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곳인 그 사해 호수로 지금은 요르단강 물이 거의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수면이 연간 1m 정도씩 낮아진다. 그에 따라 도로부터 농지까지 모든 것이 함께 사라지고 있다. 요즘엔 사해 이스라엘 쪽의 몇몇 스파에선 사업자들이 트랙터가 끄는 트레일러에 의존해 손님들을 800여m 떨어진 해변으로 실어 나른다. 킹 압둘라 운하. / 사진:OMAR AKOUR-AP-NEWSIS요르단의 물부족 사태는 기후변화로 인해 곧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의 요르단 물 프로젝트에 따르면 가뜩이나 적은 강수량이 금세기 말에는 3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토양이 메말라 수확량이 감소하고 기온상승으로 수분 증발이 더 많아져 작물이 더 갈증을 느끼게 된다. 특히 농업에서 공급량이 최저치를 갱신하고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왕족들조차 어려움을 각오하고 있다. 왕의 사촌으로 유엔 사무총장 직속 물·위생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하산 빈 탈랄 왕자는 “기후변화 발생에 요르단이 기여한 일은 거의 없는데도 그에 따른 고통은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의 강수량으로도 요르단의 댐과 저수지 네트워크가 60% 이상 채워진 적이 없다.
게다가 요르단의 불행한 지리적 위치로 인한 피해도 계속 된다. 시리아와 이스라엘의 하류에 자리 잡은 데다 최대 대수층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리아 국경에 걸쳐 있다. 따라서 항상 이웃나라들의 치수정책에 휘둘려 왔다. 1950년대 이후 시리아의 댐 건설과 농지확장으로 요르단강의 최대 지류인 야르무크강의 수량이 최소 60% 이상 줄었다. 요르단이 야르무크강에 건설한 웨흐다댐은 수량이 4분의 1을 넘은 적이 거의 없다. 요르단은 항상 이웃나라들의 치수정책에 휘둘려 왔다. 사진은 요르단 계곡의 저수지. / 사진:MOHAMMAD ABU GHOSH-XINHUA-NEWSIS그러나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한다. 지역 전반에 걸친 가뭄과 상류 지역의 인구증가로 2050년에는 야르무크강의 요르단쪽 수량이 최대 75% 감소하는 한편 지하수가 한층 더 고갈될 수 있다. 대수층은 말라가고 인구는 늘어나는데 강수량과 강물이 줄어드는 상황이니 더 이상 계산이 서지 않는다. 암만 각지의 급수 끊긴 주택과 사업체에 물을 대신 공급하는 약 3만 대에 달하는 급수차 운전자 중 한 명인 소비 알아바디는 “여기서는 어느 누구도 우리를 돕지 않기 때문에 신에게 도와 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를 비롯한 수십 명의 트럭 운전자들은 매일 새벽 4시부터 암만 바로 남쪽의 우물 샤라트에서 최대 5시간을 기다려 급수 탱크를 채운다. 그 뒤 도시 각지로 흩어져 전화를 기다린다. 대다수 지역에는 최소 5~6개의 대기소가 설치돼 운전자가 차를 세우고 눈을 붙일 수 있다. 그러나 해가 바뀔수록 사업이 어려워진다고 알아바디와 그의 동료들은 말한다. 휘발유 값이 올라 원가가 높아지는 동시에 개인 우물을 가진 ‘유력 가문’이 덤핑 판매로 가격을 끌어내린다. 그들이 수지를 맞출 수 있는 건 혹독한 여름 더위로 수요가 증가한 덕분인 듯하다. 아바디는 “물이 떨어지면 사람들이 무슨 수를 써서든 더 구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안전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마다 1m씩 낮아지는 사해, / 사진:LI RUI-XINHUA-NEWSIS그러나 요르단에는 몇 가지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정부가 가족계획 캠페인을 실시하고, 물값을 올리고, 거물 물 사업자를 단속하는 등 위기 대책에 더 진지한 태도를 보인다. 스탠퍼드대학 물 프로젝트 위원인 사메르 탈로지 요르단과학기술대학 교수는 “여전히 법 위에 군림하는 사람들은 있겠지만 그들의 숫자 그리고 바라건대 그들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말했다. 주민 물값은 지난 몇 년 사이 쿼트(약 0.94ℓ) 당 8달러 선에서 25달러로 3배 뛰었지만 세계은행은 물값이 여전히 싸다고 말한다. 머시 코어 같은 원조 단체들은 종교 지도자들까지 동원해 금요일 설교에서 물 절약을 장려한다.
그리고 정부가 마침내 농업부문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난다. 농지의 약 4분의 1이 하수 처리수를 이용하며 앞으로 그 비율을 배로 늘릴 계획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요르단이 궁극적으로는 재래식 작물재배방식에서 벗어나 수경재배를 비롯한 수자원 절약 영농 기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그 과정은 정치적으로 복잡하겠지만 요르단은 그런 목표 달성에 필요한 상의하달식 시스템을 갖고 있다. 수자원 관리부 수바 국장은 “국왕이 지지하면 내각도 지지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주도의 벤처사업 ‘ 사하라 포리스트 프로젝트’를 둘러보는 양국 요인들. / 사진:MOHAMMAD ABU GHOSH-XINHUA-NEWSIS요르단 남부 바위투성이의 바람 많은 지역에 자리 잡은 노르웨이 벤처사업 ‘사하라 포리스트 프로젝트’는 요르단이 물부족 사태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식량 생산을 유지할 만한 기틀을 제공한다. 사상 유례 없는 이 모델은 인근 홍해에서 물을 끌어와 태양광 기술로 담수화한 뒤 온실들 사이를 순환하도록 한다. 땅·비·표층수 없이 1차로 연간 130t의 채소를 재배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개혁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요르단의 물부족은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다. 특히 요르단이 경험한 것처럼 시리아 난민이 돌아가지 않을 경우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요르단의 현재 물 소요량은 약 10억㎥지만 2025년에는 최소 14억㎥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방법은 대규모 담수화뿐인 듯하다. 머시 코어의 님리는 “언젠가는 실현돼야 한다”며 “물이 바닥나지 않도록 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해에서 사해로(Red to Dead)’ 프로젝트로 알려진 가장 야심적인 방안 중 하나는 홍해의 물을 끌어올려 담수화한 뒤 염수를 사해로 방출해 줄어드는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다. 유엔 사무총장 직속 물·위생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하산 빈 탈랄 왕자. / 사진:YOUTUBE그러나 이런 거창한 계획이 주효하려면 미국 원조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인 요르단에 훨씬 더 많은 외부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 국제개발처는 2000년 이후 요르단의 물 프로젝트에 8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요르단 정부는 거의 파산상태다. 해안선이 비탈지고 짧으며 인구 중심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리적 특성은 특히 담수화에서 비용 대비 높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하산 왕자는 “계획을 집행하는 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요르단의 자원으로는 어림없다”며 “물부족 문제를 극복하는 데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요르단의 실패에 베팅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요르단은 과거 이웃나라들이 흔들릴 때도 안정을 유지하며 놀라운 생존본능을 과시해 왔다. 최대의 도전에 직면해서도 또 다시 이겨낼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 물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 정비공 엘카이시는 “우리는 난민의 나라”라며 이웃 사람들과 함께 커다란 물탱크를 그들이 사는 산자락으로 실어 나를 수 있게 개조한 쇼핑 카트를 자랑한다. “그리고 난민은 생존자다.”
- 피터 슈워츠스타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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