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카디아 섭입대 부근에서 지진파열의 조짐일 수 있는 단단한 퇴적층 발견돼

미국 서북 태평양 연안 지역에서 대형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할 위험이 이전보다 더 커졌다. ‘카스카디아 섭입대(CSZ)’가 그 부근에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대학(오스틴 캠퍼스)이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북부 연안보다 워싱턴·오리건 주 연안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CSZ는 북쪽으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연안부터 남쪽으로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까지 해안으로부터 약 110~160㎞ 떨어진 지점에서 남북으로 약 1000㎞ 길이로 이어진다.

텍사스대학의 박사 후 과정 연구원으로 이 논문의 주 저자인 슈오슈오 한은 “워싱턴 주와 오리건 주 북부 연안에서 아주 단단하게 굳은 퇴적층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해구 부근의 아주 먼 거리에서 발생하는 지진파열의 조짐일 수 있다. 그에 따라 지진과 쓰나미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섭입대란 판구조론에서 오래된 해양저가 대륙 지괴 아래로 밀려들어가 해양판이 지각 아래로 가라앉는 대륙 연변의 해구지역을 가리킨다. 세계 곳곳의 이런 지역에서 섭입 작용의 결과로 누적된 압력이 방출되면서 지진과 화산 분출 같은 강력한 지질 활동이 일어난다.

2017년 1만 년 동안 CSZ에서 대규모 지진이 41차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간격은 길 경우 1200년 짧을 경우 190년이었다. 이 지역의 가장 최근 대형 지진은 거의 320년 전인 1700년 1월 발생했다(일본에서 기록된 쓰나미를 기준으로 추론한 시점이다). 따라서 지진 활동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과학자들은 “카스카디아 단층대에서 향후 50년 안에 규모 9.0 이상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약 40%”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오리건 주정부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정보에 따르면 그런 지진은 ‘높이 최대 30m에 이르는 쓰나미’를 일으켜 해안 지역을 쓸어버릴 수 있다.

섭입 현상이 발생하는 동안 아래로 밀려들어가는 지각판에 있던 퇴적물 중 일부가 위의 지각판으로 옮겨져 쌓여 오랜 시간에 걸쳐 두터운 쐐기 모양의 지형을 이룬다. 연구팀은 워싱턴·오리건 주연안의 섭입대 위에서 약 6.5㎞ 길이의 퇴적층을 발견했다. 이 퇴적 층은 이전에 채취한 샘플보다 더 단단했다.

이처럼 단단한 퇴적층은 지진의 잠재적 파괴력에 두 가지 효과를 더해준다. 첫째, 그런 퇴적물로 인해 지각판이 더 단단해져 지진이 발생할 때 분출되는 압력이 커진다. 둘째, 지진이 발생할 때 굳어진 퇴적층이 함께 뭉쳐 이동하면서 바닷물을 더 많이 움직여 더 큰 쓰나미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퇴적물 강화와 카스카디아 초대규모 슬립 현상 사이의 연관성’이라는 제목으로 이 논문을 발표했다. 컬럼비아대학과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도 이 연구에 참여했다.

- 히만슈 고엔카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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