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급등락에 과잉 규제 논란] 암호화폐 거래 막는다고 블록체인 기술 퇴보하나?
[암호화폐 급등락에 과잉 규제 논란] 암호화폐 거래 막는다고 블록체인 기술 퇴보하나?
글로벌 기업 속속 도입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화폐와 사실상 무관 #1. “경제에 긍정적·부정적이라는 이야기를 다 들어봤다. 긍정적이란 이야기는 거래가 급증하면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가져오고 성장에도 긍정적일 거란 견해다. 부정적이란 이야기는 가처분 소득이 개인에서(암호화폐) 거래소로 이전되기 때문에 민간소비가 위축되지 않느냐는 거다. 이 영향을 파악하기에는 가상통화와 관한 거래 통계 및 정보가 아직 미비하다.” (1월 18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2. “현재 협의 중인 여러 안에는 근본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거나 불법 행위가 있는 거래소를 폐쇄한다는 입장 등이 모두 들어있다. 관계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고 두 가지 안을 모두 협의 중이다. 거래소 전체를 폐쇄하기 위해서는 입법적인 근거가 필요해 법적 제도 마련을 우선해야 한다.” (1월 18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3. “블록체인의 경우 4차 산업 기반 기술 중 하나로 많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와 같은 게 아니다. 물류·보안·산업 등 기반 기술로 여러 곳에 쓰이므로 어떻게 할 것인지 균형 있게 보겠다. 가상화폐는 비이성적 투기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정부가 합리적 규제 대책을 만드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1월 17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 경제 방향타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이 1월 17일과 18일 이틀 새 암호화폐에 관해 한마디씩 했다. 일주일 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한다”며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서만 블록체인이 발전한다고 보긴 어렵고, 사실상 투기·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파장은 컸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매매 가격은 급락했다. 외신까지 주요 뉴스로 다뤘다. 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에 나섰다. 20만 명이 넘게 참여했다. 청와대는 “(거래소 폐쇄 등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법무부는 다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나섰다. 문 대통령은 1월 16일 국무회의에서 “부처 간 협의와 입장 조율에 들어가기 전에 각 부처 입장이 먼저 공개돼 엇박자나 혼선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월 18일(미국 현지시간 17일) 선물 청산일과 맞물려 한때 1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버블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페이스북, 포털 기사 댓글창 등 의견을 담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곳이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비트코인 매매가격 하락,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서로 엇갈리는 의견으로 넘쳐난다. 논란은 대략 이렇게 축약할 수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와 같은 정부의 강경책은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될 블록체인 기술까지 뿌리 뽑는 일이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정말 공동운명체일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 측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구분 지어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암호화폐에 대한 극단적인 규제는 결국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원천 차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분명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 미래 금융 시스템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혁신 수단이라고 확신한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상호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규제 및 가이드라인이 나오길 기대한다.”
한호현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반대 입장이다. “현행 가상화폐 거래소는 현존하는 사업 방식이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거래소 자체만을 놓고 보면 기술 발전이나 4차 산업혁명과 무관하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폐쇄가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가로 막는다고 볼 수는 없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본지 질문에 따로 답을 하진 않았지만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고 경고했다. “탈중앙화된 (즉, 신뢰기관이 필요 없는) 가상화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자발적인 합의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블록체인이 채굴 및 보상이라는 개념을 통해 실용적으로 이를 구현해 낸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기술은 아니다. 이론적으로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블록체인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앱)이 가상화폐인 이상, 이 두 가지를 분리시킬 경우 투자자의 관심도를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월 17일 관련 보고서를 내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은 발전하겠지만, 공개형(퍼블릭)이 아닌 폐쇄형(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매우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CPDAX를 운영하는 코인플러그의 윤호성 이사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당연히 분리가 가능하다”며 “암호화폐 거래소는 코인을 사고파는 것이므로 블록체인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코인플러그는 블록체인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현대카드·KB국민카드 등에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개인 인증 서비스를 공급한 회사다.
거래소가 결과적으로 벤처 투자를 촉진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더리움 기반의 암호화폐 전자지갑을 서비스 하는 노드비즈웨어의 윤석구 대표는 ICO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첨단 벤처 기업은 투자 유치가 매우 어렵다. 실리콘벨리의 벤처 투자도 ICO 형태가 주류를 이룬다. 가상화폐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서 투자된 코인이 거래되는 증권거래소 역할을 하는 곳이 암호화폐 거래소다. 코스닥을 없애면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원활하지 않게 돼 투자가 잘 이루어지기 어렵듯 거래소를 없애면 ICO 투자가 원활치 않게 된다.”
암호화폐를 매매하는 거래소와 블록체인이 별개라는 건 비교적 일반론에 가깝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좀 더 많다. 예컨대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이 처음 나온 1990년대 초반 이후 이를 실제로 적용해 흥행에 성공한 최초의 애플리케이션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록체인 없는 비트코인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거래소가 폐쇄되고 중국에서처럼 개인 간 거래까지 막혀 비트코인이 사라지더라도 블록체인은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여전히 혼란스러워 한다. 서로 “공부하라” “오해다”라며 불필요한 말다툼도 벌어진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한다는 것에 혼란스러워 하는 이유는 블록체인이 누구나 암호화된 원장에 접근할 수 있는 퍼블릭 볼록체인과 접근 권한을 제한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분산화)에 충실하고 진위 여부가 민주적인 절차(작업증명이나 지분증명과 같은 작업)에 따라 좌우된다. 그러나 확장성에 한계가 있고, 속도가 느리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대표적이다. 거래 한 번에 상당한 시간이 든다. 이와 달리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탈중앙화에 한계가 있고 참여자를 제한하지만 여러 산업에서 응용할 수 있고 확장성이 뛰어나며 속도도 빠르다. 글로벌 공룡 IT기업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호하는 이유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할 수 없다는 측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얘기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거래내역을 암호화해 담은 블록이 계속 채굴되려면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채굴자에게 줘야 하는데, 암호화폐를 주지 않으면 블록 생성이 중지될 수도 있는 게 퍼블릭이다. 이와 달리 누군가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위에서 구동하는 애플리케이션에 불과하기 때문에 코인이 없어도 된다고 얘기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대해 말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특정한 목적에 따라서 만들기 때문에 기업이나 단체에서 사용한다면 보상이 없어도 블록 생성은 멈추지 않는 게 프라이빗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 가지 개념을 뭉뚱그려서 블록체인이라고 얘기하면 오해만 깊어진다.
기업 입장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은 사실상 다른 개념이다. 단적인 예가 투자은행 JP모건의 경우다. 이 회사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가을 “암호화폐는 사기”라고 했다. 하지만 금융 매체 제로헤지에 따르면 JP모건은 2013년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특허를 무려 175건이나 신청했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실패한 JP모건은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 개발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언뜻 상반된 행동처럼 보이지만 이 둘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기업 입장에선 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다. 불명확하게 사용되면서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건 또 있다. 블록체인이 해킹으로부터 “100% 안전하다” 혹은 “아니다”는 논란이다. 논란이 되는 이유는 해킹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안 전문가들의 잣대에 따르자면 블록체인도 해킹이 가능하고 심지어 지금도 계속 해킹을 당하고 있다. 비트코인 거래의 예를 보자. 비트코인 거래가 이뤄지려면 개인 간 거래가 블록에 담겨야 한다. 블록에는 A라는 계좌번호에서 B라는 계좌번호로 비트코인이 얼마가 이동했다는 거래 내역이 암호화돼 기록돼야 한다. 거래 체결에 필요한 건 공개된 원장과 결합할 개인키라는 디지털 서명이다. 이런 거래는 대부분 거래소의 중앙 서버를 통해서 이뤄진다. 보안 전문가들은 ▶개인키가 해커에게 탈취될 경우 ▶거래소의 서버가 해킹 당할 경우 ▶인터넷 네트워크나 거래소 홈페이지가 해킹 당하는 경우 ▶암호화폐 애플리케이션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모두가 결국은 해킹이라고 주장한다. 블록체인 자체가 변조되지 않았다고 해서 해킹이 없다고 얘기할 수 없다는 다소 엄격한 기준이다.
만약 블록체인과 관련된 모든 기준을 극도로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임의의 길이로 된 데이터를 일정한 길이의 데이터로 매칭시켜 주는 해시 암호 함수의 일종인 SHA-256 알고리즘도 양자 컴퓨터가 개발되면 언젠가는 깨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채굴 그룹들이 담합해 사실이 아닌 거래 내역이 적힌 블록을 승인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블록 자체가 위·변조된 적은 지금까진 없었다. 거래소 해킹과 블록체인 해킹을 구분해서는 안 된다는 엄격한 기준과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 중에서 일반적으론 후자가 통용되고 있다. 그렇다고 블록체인이 만능은 아니다. 김승주 교수는 “블록체인은 이론 자체도 허점이 많고, 이를 구현한 소프트웨어도 문제가 있으며, 거래소 자체 보안 문제도 있다”며 아직 완성된 개념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 블록체인 기업들은 투명하지 않다”며 “과대 포장한다거나 일반인이 혼란을 일으키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과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것은 한국이 중국이나 미국보다 블록체인 개발에 뒤쳐져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락은 대부분 중국발 호재나 악재의 결과다.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비중과 보유량은 압도적이다. 최근 미국 거래소 두 곳에서 비트코인 선물이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미국발 소식도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블록체인의 대명사 격인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하는 두 나라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중국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고 ICO를 중지시켰으며, 개인 간의 암호화폐 거래 금지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블록체인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중국 블록체인 기업은 2016년 말 기준 105개로 미국 기업보다 많았다. 블록체인 투자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1000억원대 투자를 받은 블록체인 기업이 나왔고, 해외 투자에도 열심이다. 블록체인 관련 특허 신청도 2016년에만 205건이었다.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을 가장 열심히 하는 기업은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와 같은 대기업들이다. 중국 정부는 이처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철저하게 분리해 대응하고 있다[관련 기사 44~45페이지].
바이두가 가입한 세계 최대 블록체인 연합체 ‘하이퍼레저’는 모든 산업에 응용이 가능한 개방형 블록체인 표준을 개발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IBM·인텔·시카고선물거래소 등이 가입해 있다. 바이두는 미국의 비트코인 결제 업체인 서클에도 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알리바바는 좀 더 큰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고 있다. 자회사 알리페이의 기부 플랫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호주 우정국, 제약 업체 블랙모어스, 한국의 삼일회계법인과 제휴해 식품 공급 블록체인을 만들기도 했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회장도 직접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회사의 비전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과 함께 블록체인을 전략 중 하나로 꼽았다. 텐센트는 블록체인 백서를 발표했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BCOS(BlockChainOpenSource)도 운영하고 있다. 신선식품 브랜드와 함께 블록체인을 활용한 제품 위조 추적 플랫폼도 자체 개발했다. 이처럼 중국 기업이 블록체인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은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미 2014년 법정 가상화폐 연구에 뛰어들었다. 2016년 10월엔 정부 부처인 공신부가 [중국 블록체인 기술과 응용 발전 백서]를 발표해 블록체인 업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미국도 2016년 하원에서 ‘블록체인 코커스’를 발족했다. 블록체인 기술과 사회적 여파에 관해 연구하는 모임이다. 블록체인 코커스는 중국의 공신부처럼 블록체인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업계에 제시하게 된다. 재닛 옐런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블록체인은 결제 시스템과 비즈니스 수행에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이 기술을 이용한 혁신은 무척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도 2016년 10월 “연준은 블록체인에 대해 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지난 몇 년 간 금융 거래상의 지불, 결제 발전을 대표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기관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블록체인 워킹그룹을 만들어 자신들이 기술적으로 문제 없이 규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17년까지 SEC 위원장을 지낸 메리 조 화이트 변호사는 재직 당시 “블록체인은 증권 업계 주요 부분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지방정부들은 공공 서비스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거나 도입하려고 준비 중이다. 애리조나주는 2017년 3월 ‘전자거래법’을 개정하며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서명, 거래 계약이 법적 효력을 지닌다고 규정했다. 델라웨어주는 이보다 앞선 2016년 5월 ‘블록체인 이니셔티브’를 발족하고 기업들이 주정부에 제출하는 문서 중 상당수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시키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델라웨어에서는 블록체인을 사용해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애리조나주·버몬트주에서도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계약을 법적으로 인정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지하면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막는 건가?
“가상화폐 거래소의 폐쇄가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가로 막는다고 볼 수는 없다. 기술은 시장의 수요에 따라 발전하기도 하고 선택되기도 한다.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성이 오로지 가상화폐에만 있다면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전자기록 등 가상화폐 이외의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될 수 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퍼블릭 형식이든 프라이빗 형식이든 떼려야 뗄 수 없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비트코인의 경우는 블록체인과 분명하게 하나의 동체로 이뤄져 있다. 둘의 관계를 분리해서 볼 수 없다. 그러나 하이퍼레저·R3와 같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경우 이미 가상화폐가 없는 모델이 등장해 있고,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도 가상화폐가 없는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몇몇 상황만을 놓고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리할 수 있다는 또 다른 혁신적인 생각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술의 상용화가 아직 멀었고, 효용도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나?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은 P2P 체계에 근간하고 있다. 기술의 문제를 떠나서 P2P 체계는 일반적으로 운영 비용이나 효율 면에서 중앙집중식 시스템에 비해 우수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운영 비용 상승이나 상대적 비효율을 극복할 수 있는 영역에서 상용화를 해야 하는데 아직 쉽게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블록체인 기술 발전,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어떤 관계가 있나?
“현행 가상화폐 거래소는 현존하는 사업 방식이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거래소 자체만을 놓고 보면 기술발전이나 4차 산업혁명과 무관하다고 봐도 된다.”
- 한호현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 블록체인 : 각종 거래 정보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여러 곳으로 분산해 동시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평균 10분 간격으로 거래 정보가 하나의 암호화된 블록으로 묶이며, 다시 블록과 블록이 결합되면서 체인이 형성된다. 하나의 장부를 여러 겹으로 포장해 숨기는 것보다 여러 사람에게 장부의 원본을 갖도록 하는 것이 위조를 어렵게 하고, 이를 통해 해킹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활용했다. 여러 곳에 동시에 저장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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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재 협의 중인 여러 안에는 근본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거나 불법 행위가 있는 거래소를 폐쇄한다는 입장 등이 모두 들어있다. 관계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고 두 가지 안을 모두 협의 중이다. 거래소 전체를 폐쇄하기 위해서는 입법적인 근거가 필요해 법적 제도 마련을 우선해야 한다.” (1월 18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3. “블록체인의 경우 4차 산업 기반 기술 중 하나로 많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와 같은 게 아니다. 물류·보안·산업 등 기반 기술로 여러 곳에 쓰이므로 어떻게 할 것인지 균형 있게 보겠다. 가상화폐는 비이성적 투기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정부가 합리적 규제 대책을 만드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1월 17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 경제 방향타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이 1월 17일과 18일 이틀 새 암호화폐에 관해 한마디씩 했다. 일주일 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한다”며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서만 블록체인이 발전한다고 보긴 어렵고, 사실상 투기·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파장은 컸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매매 가격은 급락했다. 외신까지 주요 뉴스로 다뤘다. 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에 나섰다. 20만 명이 넘게 참여했다. 청와대는 “(거래소 폐쇄 등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법무부는 다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나섰다. 문 대통령은 1월 16일 국무회의에서 “부처 간 협의와 입장 조율에 들어가기 전에 각 부처 입장이 먼저 공개돼 엇박자나 혼선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월 18일(미국 현지시간 17일) 선물 청산일과 맞물려 한때 1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버블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페이스북, 포털 기사 댓글창 등 의견을 담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곳이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비트코인 매매가격 하락,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서로 엇갈리는 의견으로 넘쳐난다. 논란은 대략 이렇게 축약할 수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와 같은 정부의 강경책은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될 블록체인 기술까지 뿌리 뽑는 일이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정말 공동운명체일까?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공동운명체?
한호현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반대 입장이다. “현행 가상화폐 거래소는 현존하는 사업 방식이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거래소 자체만을 놓고 보면 기술 발전이나 4차 산업혁명과 무관하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폐쇄가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가로 막는다고 볼 수는 없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본지 질문에 따로 답을 하진 않았지만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고 경고했다. “탈중앙화된 (즉, 신뢰기관이 필요 없는) 가상화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자발적인 합의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블록체인이 채굴 및 보상이라는 개념을 통해 실용적으로 이를 구현해 낸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기술은 아니다. 이론적으로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블록체인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앱)이 가상화폐인 이상, 이 두 가지를 분리시킬 경우 투자자의 관심도를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월 17일 관련 보고서를 내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은 발전하겠지만, 공개형(퍼블릭)이 아닌 폐쇄형(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매우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CPDAX를 운영하는 코인플러그의 윤호성 이사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당연히 분리가 가능하다”며 “암호화폐 거래소는 코인을 사고파는 것이므로 블록체인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코인플러그는 블록체인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현대카드·KB국민카드 등에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개인 인증 서비스를 공급한 회사다.
거래소가 결과적으로 벤처 투자를 촉진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더리움 기반의 암호화폐 전자지갑을 서비스 하는 노드비즈웨어의 윤석구 대표는 ICO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첨단 벤처 기업은 투자 유치가 매우 어렵다. 실리콘벨리의 벤처 투자도 ICO 형태가 주류를 이룬다. 가상화폐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서 투자된 코인이 거래되는 증권거래소 역할을 하는 곳이 암호화폐 거래소다. 코스닥을 없애면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원활하지 않게 돼 투자가 잘 이루어지기 어렵듯 거래소를 없애면 ICO 투자가 원활치 않게 된다.”
암호화폐를 매매하는 거래소와 블록체인이 별개라는 건 비교적 일반론에 가깝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좀 더 많다. 예컨대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이 처음 나온 1990년대 초반 이후 이를 실제로 적용해 흥행에 성공한 최초의 애플리케이션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록체인 없는 비트코인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거래소가 폐쇄되고 중국에서처럼 개인 간 거래까지 막혀 비트코인이 사라지더라도 블록체인은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
퍼블릭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개념 혼용해 혼란 초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할 수 없다는 측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얘기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거래내역을 암호화해 담은 블록이 계속 채굴되려면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채굴자에게 줘야 하는데, 암호화폐를 주지 않으면 블록 생성이 중지될 수도 있는 게 퍼블릭이다. 이와 달리 누군가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위에서 구동하는 애플리케이션에 불과하기 때문에 코인이 없어도 된다고 얘기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대해 말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특정한 목적에 따라서 만들기 때문에 기업이나 단체에서 사용한다면 보상이 없어도 블록 생성은 멈추지 않는 게 프라이빗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 가지 개념을 뭉뚱그려서 블록체인이라고 얘기하면 오해만 깊어진다.
기업 입장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은 사실상 다른 개념이다. 단적인 예가 투자은행 JP모건의 경우다. 이 회사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가을 “암호화폐는 사기”라고 했다. 하지만 금융 매체 제로헤지에 따르면 JP모건은 2013년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특허를 무려 175건이나 신청했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실패한 JP모건은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 개발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언뜻 상반된 행동처럼 보이지만 이 둘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기업 입장에선 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다.
블록체인 해킹 가능성도 기준에 따라 달라
만약 블록체인과 관련된 모든 기준을 극도로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임의의 길이로 된 데이터를 일정한 길이의 데이터로 매칭시켜 주는 해시 암호 함수의 일종인 SHA-256 알고리즘도 양자 컴퓨터가 개발되면 언젠가는 깨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채굴 그룹들이 담합해 사실이 아닌 거래 내역이 적힌 블록을 승인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블록 자체가 위·변조된 적은 지금까진 없었다. 거래소 해킹과 블록체인 해킹을 구분해서는 안 된다는 엄격한 기준과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 중에서 일반적으론 후자가 통용되고 있다. 그렇다고 블록체인이 만능은 아니다. 김승주 교수는 “블록체인은 이론 자체도 허점이 많고, 이를 구현한 소프트웨어도 문제가 있으며, 거래소 자체 보안 문제도 있다”며 아직 완성된 개념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 블록체인 기업들은 투명하지 않다”며 “과대 포장한다거나 일반인이 혼란을 일으키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과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것은 한국이 중국이나 미국보다 블록체인 개발에 뒤쳐져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락은 대부분 중국발 호재나 악재의 결과다.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비중과 보유량은 압도적이다. 최근 미국 거래소 두 곳에서 비트코인 선물이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미국발 소식도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블록체인의 대명사 격인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하는 두 나라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중국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고 ICO를 중지시켰으며, 개인 간의 암호화폐 거래 금지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블록체인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중국 블록체인 기업은 2016년 말 기준 105개로 미국 기업보다 많았다. 블록체인 투자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1000억원대 투자를 받은 블록체인 기업이 나왔고, 해외 투자에도 열심이다. 블록체인 관련 특허 신청도 2016년에만 205건이었다.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을 가장 열심히 하는 기업은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와 같은 대기업들이다. 중국 정부는 이처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철저하게 분리해 대응하고 있다[관련 기사 44~45페이지].
바이두가 가입한 세계 최대 블록체인 연합체 ‘하이퍼레저’는 모든 산업에 응용이 가능한 개방형 블록체인 표준을 개발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IBM·인텔·시카고선물거래소 등이 가입해 있다. 바이두는 미국의 비트코인 결제 업체인 서클에도 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알리바바는 좀 더 큰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고 있다. 자회사 알리페이의 기부 플랫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호주 우정국, 제약 업체 블랙모어스, 한국의 삼일회계법인과 제휴해 식품 공급 블록체인을 만들기도 했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회장도 직접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회사의 비전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과 함께 블록체인을 전략 중 하나로 꼽았다. 텐센트는 블록체인 백서를 발표했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BCOS(BlockChainOpenSource)도 운영하고 있다. 신선식품 브랜드와 함께 블록체인을 활용한 제품 위조 추적 플랫폼도 자체 개발했다.
美·中은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 개발 적극 지원
미국도 2016년 하원에서 ‘블록체인 코커스’를 발족했다. 블록체인 기술과 사회적 여파에 관해 연구하는 모임이다. 블록체인 코커스는 중국의 공신부처럼 블록체인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업계에 제시하게 된다. 재닛 옐런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블록체인은 결제 시스템과 비즈니스 수행에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이 기술을 이용한 혁신은 무척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도 2016년 10월 “연준은 블록체인에 대해 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지난 몇 년 간 금융 거래상의 지불, 결제 발전을 대표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기관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블록체인 워킹그룹을 만들어 자신들이 기술적으로 문제 없이 규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17년까지 SEC 위원장을 지낸 메리 조 화이트 변호사는 재직 당시 “블록체인은 증권 업계 주요 부분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지방정부들은 공공 서비스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거나 도입하려고 준비 중이다. 애리조나주는 2017년 3월 ‘전자거래법’을 개정하며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서명, 거래 계약이 법적 효력을 지닌다고 규정했다. 델라웨어주는 이보다 앞선 2016년 5월 ‘블록체인 이니셔티브’를 발족하고 기업들이 주정부에 제출하는 문서 중 상당수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시키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델라웨어에서는 블록체인을 사용해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애리조나주·버몬트주에서도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계약을 법적으로 인정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박스기사] “암호화폐 거래소는 블록체인 기술과 무관”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지하면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막는 건가?
“가상화폐 거래소의 폐쇄가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가로 막는다고 볼 수는 없다. 기술은 시장의 수요에 따라 발전하기도 하고 선택되기도 한다.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성이 오로지 가상화폐에만 있다면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전자기록 등 가상화폐 이외의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될 수 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퍼블릭 형식이든 프라이빗 형식이든 떼려야 뗄 수 없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비트코인의 경우는 블록체인과 분명하게 하나의 동체로 이뤄져 있다. 둘의 관계를 분리해서 볼 수 없다. 그러나 하이퍼레저·R3와 같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경우 이미 가상화폐가 없는 모델이 등장해 있고,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도 가상화폐가 없는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몇몇 상황만을 놓고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리할 수 있다는 또 다른 혁신적인 생각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술의 상용화가 아직 멀었고, 효용도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나?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은 P2P 체계에 근간하고 있다. 기술의 문제를 떠나서 P2P 체계는 일반적으로 운영 비용이나 효율 면에서 중앙집중식 시스템에 비해 우수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운영 비용 상승이나 상대적 비효율을 극복할 수 있는 영역에서 상용화를 해야 하는데 아직 쉽게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블록체인 기술 발전,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어떤 관계가 있나?
“현행 가상화폐 거래소는 현존하는 사업 방식이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거래소 자체만을 놓고 보면 기술발전이나 4차 산업혁명과 무관하다고 봐도 된다.”
- 한호현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 블록체인 : 각종 거래 정보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여러 곳으로 분산해 동시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평균 10분 간격으로 거래 정보가 하나의 암호화된 블록으로 묶이며, 다시 블록과 블록이 결합되면서 체인이 형성된다. 하나의 장부를 여러 겹으로 포장해 숨기는 것보다 여러 사람에게 장부의 원본을 갖도록 하는 것이 위조를 어렵게 하고, 이를 통해 해킹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활용했다. 여러 곳에 동시에 저장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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