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연간 성관계 횟수 1990년대 비해 약 9회 줄어 … 자녀 과잉보호 · 온라인 데이팅 등이 원인인 듯 함께 있어도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는 커플이 점점 늘고있다. / 사진:GETTY IMAGES BANK요즘은 어느 때보다 섹스가 대단치 않은 놀이가 됐다. 데이팅 앱이 매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이젠 스마트폰으로 스와이프만 하면 다음 상대와 데이트 일정을 잡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같이 사는 부부는 매일 밤 섹스가 가능하다는 이른바 ‘결혼의 이점’을 누린다.
그런데도 미국 성인은 약 20년 전에 비해 섹스 횟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섹스 접근이 그처럼 쉬워졌는데도 성관계 빈도가 낮아진 이유가 뭘까? 지난해 3월 학술지 ‘성행동 아카이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성관계 횟수는 20년여 전보다 상당히 줄었다. 1989년부터 2014년까지 집계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부의 섹스 빈도가 결혼하지 않은 커플이나 독신 성인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인종·성별·지역·직업·학력 등 모든 범주에서 전반적으로 섹스가 줄어든 현상을 보여준다.
1989~2014년 미국 종합사회조사(GSS) 데이터를 사용한 이 연구에 따르면 2010년대 전반 성인의 연간 성관계 횟수는 1990년대 후반보다 평균 약 9회 적었다. 그런 감소는 근로시간 연장이나 포르노 사용 증가와는 관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자 사만사 루츠는 CNN 방송에서 “많은 부모가 저녁이 되면 그날 하루에 원치 않았던 일을 많이 했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성질 부리는 자녀를 달래는 등 하루 일과가 너무 힘들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섹스까지 추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긴장을 풀기 위해 넷플릭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잠들기를 좋아한다. 에너지 소모 전혀 없이 즉각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편 결혼·가정문제 상담사인 아만다 파스치우코는 요즘 부모가 어느 때보다 자녀에게 몰두해 매일 자녀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감독하고 간섭하면서 자신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요즘 부모는 자녀를 차에 태워 등교시키고 스포츠나 교습 등 각종 과외활동에도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성문제 상담사는 에릭 말로 개리슨도 파스치우코의 견해에 동의했다. “헬리콥터 부모가 갈수록 많아진다. 그들은 섹스에 사용될 수 있는 에너지를 자녀의 과잉보호에 소진한다.”
자녀 주위를 헬리콥터처럼 맴돈다는 의미에서 나온 ‘헬리콥터 부모’란 자녀의 놀이시간부터 공부까지 모든 행동을 간섭하고 과잉보호하는 부모를 가리킨다. 주로 부모는 자신의 만족감을 원하거나 자녀가 겪을 수 있는 실패나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불식시키기 위해 그렇게 한다. 이 표현은 1990년 정신과 의사 포스터 클라인과 자녀교육 전문가 짐 페이가 펴낸 책 ‘아이는 책임감을 어떻게 배우나(Parenting with Love and Logic)’에서 처음 사용했다. 그 후 미국의 교육전문가 줄리 리스콧-헤임스는 저서 ‘헬리콥터 부모가 자녀를 망친다’에서 “199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미국 사회에 만연한 과잉보호 양육이 1980년대 미국의 악명 높은 어린이 유괴 사건, 워킹맘의 증가 그리고 미국 교육 시스템이 기계식 암기를 앞세운 아시아 국가들에 밀린다는 보고서와 맞물려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데이터에 따르면 부모는 그런 걱정에 이끌려 개인 시간을 양육 시간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팀은 또 섹스 감소의 다른 요인도 지적했다. 그중 하나는 30세 이상에서 행복감의 감소가 그런 결과를 빚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외 다른 요인은 우울증의 증가와 항우울제 사용으로 지적됐다.
샌디에이고주립대학 심리학자로 이번 연구를 이끈 진 M. 트웬지 교수는 “행복감이 떨어지면서 섹스를 적게 하고 또 섹스가 줄어들면서 행복감이 떨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982~2000년 출생한 미국 밀레니엄 세대에 관한 책 ‘자기중심 세대(Generation Me)’를 펴낸 트웬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섹스 빈도가 부부생활의 만족도와 관련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며 “따라서 섹스가 줄어든다는 것은 행복도가 저하되고 부부관계의 만족도가 낮아진다는 뜻이다.”
여러 정신치료사와 섹스치료사는 부부나 동거 커플의 성적 활동에서 첨단기술이 방해물로 작용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저술가이며 섹스치료사인 마티 클라인은 CNN 방송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하든 반려견을 산책 시키든 함께 있으면서도 각각 자신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커플이 점점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 결과 대화가 줄어들면 서로 점점 멀어지게 된다. 섹스와 관련해 많은 사람이 원하는 ‘달아오르는’ 감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심리치료사 데보라 폭스도 “많은 커플이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들도 안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단절시키는 그런 습관으로 빠져든다. 그들이 섹스를 따분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서로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그런 습관이 창의력을 짓누르기 때문이다. 유튜브의 동영상이 훨씬 더 흥미진진해서는 아니다.”
그러나 독신의 경우는 좀 다르다. 파스치우코에 따르면 독신인 밀레니엄 세대는 데이팅 앱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온라인 데이팅도 섹스 충동이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밀레니엄 세대는 스마트폰을 통한 SNS에 익숙해져 오프라인 만남이 줄어들면서 섹스 빈도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트웬지 교수는 “온라인 데이트는 신체적 교감 없이 외적인 부분에 많은 중요성을 두는 것으로 끝나버린다”고 설명했다. “평균적인 외모를 가진 많은 사람들은 결혼과 안정된 관계를 통해 성관계를 가졌다. 오늘날 데이팅 앱 같은 온라인에서 데이트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평범한 외모의 사람들이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심지어 파트너 찾는 것조차 꺼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파스치우코도 “데이팅 앱의 시대에 사람들은 사이버섹스를 더 즐긴다”고 설명했다. “섹스팅(음란한 메시지를 주고받는 채팅)과 섹시한 자신의 사진을 보내는 일이 너무나 흔해졌다. 한번도 만난 적 없고 앞으로도 만날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자신의 누드 사진을 보낸다고 상담에서 말하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진다.”
- 슈리샤 고시 아이비타임즈 기자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1월 29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이번엔 전재수 찍을랍니더" "그래도 국힘이지예"…흔들리는 부산 민심[르포]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손흥민, 39분 만에 커리어 첫 ‘도움 4개 폭발’→5골 관여…시즌 10경기 11AS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트럼프, 이란에 또 48시간 최후통첩…“이번엔 진짜” vs “타코 어게인”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완전자본잠식’ 과천 지타운…넷마블, 중동발 공사비 리스크에 ‘촉각’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현직 피부과 의사가 직접 만든 피부미용의료기기기업"[아그네스메디컬 대해부①]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