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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의 꿈 이뤄질까

영생의 꿈 이뤄질까

현대 과학은 생명연장의 온갖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하지만 그에 따른 생리적 부작용은 종종 거론되지 않는다
동이 트면서 실리콘밸리 어디선가 한 남자가 일찍 잠에서 깨어난다. 주방으로 향하더니 풀로 키운 소의 버터 큰 덩어리를 풀어 넣은 커피 한 잔으로 꾸르륵거리는 속을 달랜다. 어쨌든 그는 한창 금식 하는 중이다. 두 시간 동안 명상 수련을 한 뒤 최근 푹 빠져 있는 수천 달러짜리 줄기세포 주사를 맞으러 간다. 클리닉의 의사는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뽑아 지친 상태의 다른 조직에 주사하면 활력을 되찾게 된다고 안심시킨다. 그는 의사 말을 믿는다. 입 안에 니코틴을 스프레이로 뿌리면 나쁜 부작용 없이 흡연 효과가 있다는 말을 믿듯이 말이다.

그는 수면주기가 방해 받지 않도록 멜라토닌 알약을 복용하고 블루라이트(스마트폰이나 모니터 등에서 나오는 푸른 빛) 차단 안경을 착용한 채 잠자리에 들면서 그날의 성과에 만족한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또 한번 작은 걸음을 내디뎠다. 그처럼 21세기의 산물이지만 23세기까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룹이 갈수록 늘어난다.
 유토피아적인 환상
중국 진시황은 부하들에게 ‘불로초’를 구해 오라고 명령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 사진:WIKIMEDIA COMMONS
인류는 오래 전부터 불로장생의 꿈을 품어왔다. 그러나 영원불멸을 추구했던 사람들은 모두 똑같이 실패의 쓴 잔을 들이켰다. 하지만 불멸의 꿈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늘날 갈수록 확장되는 인류 지식의 보고 속 어딘가 영원불멸의 열쇠가 숨어 있지 않은가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현대 과학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온갖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리고 요즘 IT의 등에 올라탄 1% 슈퍼부자들이 이들 새로운 접근법을 적용해 자신의 수명을 연장하려 한다. 그러나 현대 과학이 수명연장의 어두운 측면도 드러냈다는 사실은 종종 거론되지 않는다. 필시 우리의 발목을 잡을 듯한 불가피한 생리적 상쇄효과다. 자연은 우리 인류가 모든 것을 갖게 하지는 않을 작정인 듯하다. 그렇다면 미래의 우리는 인류일까, 완전히 다른 무엇일까?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상징적인 스토리 ‘뉴 아틀란티스’는 1627년 출간됐다. 이 미완성 소설은 인류가 과학을 이용해 자연으로부터 세상의 통제권을 빼앗으려는 사회를 그린다. 일각에선 이 세계를 오늘날 우리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과학 유토피아의 맛뵈기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 세계는 베이컨이 그린 것과 달리 이기심·탐욕으로 가득 찼으며 노화를 거부하려는 노력도 이런 특성에 속한다.

불로장생 노력의 실패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기원전 2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가장 오랜 설화로 꼽히는 ‘길가메시 서사시(Epic of Gilgamesh)’의 주인공은 영생을 얻기 위한 대장정에 착수한다. 많은 시도와 시련 끝에 마침내 바다 밑바닥에 있는 꽃이 그의 젊음을 되찾아주리라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신들로부터 영생을 얻은 유일한 인간이 그러다가는 삶의 기쁨을 잃게 되리라고 경고하는데도 불구하고 길가메시는 해저에서 그 꽃을 뽑는다.

그의 성공은 오래 가지 않는다. 길가메시는 아니나 다를까 그 꽃을 잃고 결국 그 이전과 이후의 모든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죽고 만다. 이는 인간이 죽을 운명을 거부하고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지만 결국 그것이 헛된 생각임을 말해주는 스토리다. 이는 지금까지 노화방지 연구 분야에 큰 연관성을 갖는 테마를 포함한다.

2000년 가까이 지난 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도 영원한 통치 구상에 매료됐다. 그는 부하들에게 ‘불로초’를 구해 오라고 명령했지만 나이는 들어가는데 답을 찾지 못하자 절망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가 대단히 독성 강한 화합물인 황화수은이 든 환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있다. 운명의 장난일까 영생을 얻으려는 그의 노력이 그의 죽음을 앞당겼을지도 모른다.

세월을 건너뛰어 19세기로 접어들면서 불로장생약이 주류로 올라섰다. 많은 술집과 약국에서 나름의 약을 조합해 팔았다. 물·약초 그리고 상당량의 알코올로 이뤄진 이들 혼합물은 한때 수명을 연장한다고 선전되다가 오늘날의 약초제로 변형돼 왔다. 그러나 사회에서 이들 영약을 실질적인 증거에 근거한 재료로 대체할 생각을 하기까지 또다시 100년이 걸렸다.

1930년대 과학자들은 생쥐 실험을 통해 섭취하는 칼로리를 제한하면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있음을 알아냈다. 오늘날의 영생 추구자들에게 여전히 상당한 의미를 갖는 연구 결과다.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노화과정에 대한 연구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혁명이 다가오고 있었다.

1945년 노인학회가 탄생했다. 학술지가 창간되고 이 신흥분야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고조됐다. 그 연구가 결실을 맺어 1980년대 초에는 노화 연구에 대한 인류의 이해와 관심이 크게 확대됐다. 칼로리 제한뿐이던 노화방지 전략 리스트의 항목이 갈수록 불어났다. 세포의 정보전달을 통해 소통방식 그리고 이런 과정이 세포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새로운 통찰이 급속도로 주목 받았다. 무엇보다도 노화의 많은 측면을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진 호르몬 인슐린 관련 연구에 관심이 쏠렸다.

그 뒤 1990년 대니얼 러드먼의 인간성장 호르몬 연구가 이 분야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그는 체세포에서 생성되는 성장호르몬 양이 감소함에 따라 지방제외 체중(lean body mass)도 감소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런 추세를 되돌릴 수 있을지 호기심이 생긴 그의 연구팀이 고령 남성들에게 합성 성장 호르몬을 주사했더니 지방세포의 분해, 새로운 뼈와 근육세포의 성장 능력이 회복되면서 그들의 몸이 젊음을 청춘의 활력을 되찾았다.

이 같은 발견에 기업가들이 눈을 번쩍 뜨고 귀를 쫑긋 세웠다. 다수가 돈 벌 기회를 보고 뛰어들어 그 호르몬을 노화방지제로 판매할 궁리를 했다. 언론도 덩달아 그 열기에 휩쓸려 ‘회춘 주사’ 관련 기사를 올리면서 이젠 노화를 완전히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을 던졌다.
 인체의 바이오해킹
두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하면 우리가 알고 있던 인간은 어떻게 될까? / 사진:GETTY IMAGES BANK
노화방지 산업의 탈바꿈이 시작됐다. 그들의 장수 프로젝트가 끝날 때 어떤 세상이 열릴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그들은 뭔가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다. 인간성장 호르몬 열풍은 그 뒤 가라앉았지만 다수의 대안적 보조 요법이 곧바로 그 자리를 대신했다. 2003년에는 또한 인간게놈프로젝트도 완성됐다. 노화관련 질병을 유발하는 주요 유전자를 규명해 상당수 질병의 퇴치를 위한 답을 갖고 있다고 여겨졌던 프로젝트다. 하지만 노화에 수반되는 퇴화를 막기 위한 답은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 뒤 수년간 과학자들은 보건·스포츠과학·심리학·의학·컴퓨터학 등 많은 연구 분야를 파헤치며 답을 찾았다. 갈수록 관심이 고조되면서 부자 후원자들은 한없는 인내심을 보여줬으며 영생의 비밀을 풀겠다는 기업이 속속 생겨났다. 그런 자신감은 우리 나머지 사람들에게 필연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정말로 그럴 수 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주에는 커피숍이 정말 많다. 그러나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는 커피숍이 예컨대 로스앤젤레스 도심과 샌타모니카에 몇 군데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하루 종일 바뀌는 조명, 고객의 혈행을 개선하는 전자기 의자, 그리고 오일을 섞어 버터와 함께 내놓는 커피가 제공된다. 이른바 바이오해킹 운동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기업가 데이브 애스프리의 뷸릿프루프(Bulletproof) 커피 하우스다.

애스프리는 자신의 일상 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생리 기능을 바꿔 180세까지 살 것이라고 종종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유명인사다. 애스프리의 뷸릿프루프 블로그에는 그런 ‘해킹’ 수법으로 성취할 수 있다는 건강 혜택을 소개하는 기사와 팟캐스트가 잔뜩 올려져 있다.

거기에는 영양 보조식품과 신체에 스트레스를 주는 활동이 포함된다. 이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론 중 일부가 뷸릿프루프 커피숍에서 구현된다. 뷸릿프루프 커피가 주역을 맡고 있지만 자기 가구(magnetic furniture), 단을 높인 요가 섹션 등 다양한 조역들이 조화를 이룬다.

바이오해킹은 엄밀히 말해 과학과는 큰 거리가 있으며 다수의 자기계발 재료, 한 줌의 과학적 논리에 덧붙여 약간의 철학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용어다(기술을 이용해 신체능력을 증강하는 사람들도 바이오해커로 불리지만 이들은 트랜스휴머니스트로 더 많이 불린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설명한다).

더 괴짜 바이오해커 일부는 향정신성 마약 MDMA로 카리스마를 키우고, 수면장애 치료제 모다피닐로 인지기능을 강화하라는 등 처방약과 불법 마약의 정기적인 복용을 권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노화방지 업체들은 유전적 변이가 노화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이론에 상당한 신뢰를 갖는 데 반해 바이오해킹은 순전히 후성적인(epigenetic, 환경에 의해 변이가 나타나는) 접근법을 취한다. 우리 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방법으로 장수할 수 있다고 설파한다.

그렇다면 바이오해커들은 우리 몸에 어떤 육체적 스트레스를 주도록 권할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냉수욕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얼음처럼 찬물에 몸을 담그면 면역체계가 강화된다는 논리다.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는 기껏해야 잠정적 수준이며 이는 과학적 발견의 토대 위에서 제멋대로 추정해 자신들의 세계관을 보강하는 바이오해커들의 경향을 조명한다. 그러나 표면을 긁어내면 그 밑의 흙탕물이 드러난다.

냉수욕은 혈관을 단련시켜 반응성을 높이고, 칼로리를 태우는 갈색지방을 활성화하고 염증을 줄일 공산이 크긴 하지만 양날의 검이다. 온도가 낮으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높아지고 감염 위험이 커진다. 건강을 좋게 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효과를 상쇄하는 부작용이다.

이런 부작용을 감안하면 냉수욕과 기타 극단적인 단련법은 젊은이들의 게임이다. 데이브 애스프리는 그런 방법이 180세까지 사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지만 장수에 오히려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 바이오해킹 기법은 젊을 때는 건강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서 손실 쪽으로 균형추가 기울 확률이 높다.
 불가피한 상쇄효과
데이비드 애스프리는 일상 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생리기능을 바꿔 180세까지 살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다. / 사진:COLLISION CONF-FLICKR
바이오해킹 분야는 수명연장의 어두운 면,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점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연구 결과 인간의 수명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그 대가로 감염 퇴치 능력이 떨어진다. 예컨대 황색초파리에게 당분 많고 단백질 적은 먹이를 주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그 대신 어미 당 새끼 수가 감소하고 감염 퇴치 능력이 떨어지는 희생이 따른다. 단백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면역체계 유전자를 비활성화하거나 초파리를 죽은 감염원에 노출시키는 방법으로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도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감염원 퇴치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희생이 따른다.

세포성분에 초점을 맞추면 그런 많은 상쇄효과의 바탕을 이루는 분자의 자세한 모습이 드러난다. 노화방지 분야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라파마이신 포유류 표적(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mTOR)이다. 몸 전체에 신호를 보내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분자다. mTOR를 통제하면 사실상 세포의 노화와 분할을 포함해 세포 시스템의 상당부분을 통제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mTOR의 활동을 조절하는 노화방지약이 다수 출시됐다.

바이오해커들은 나름대로 때로는 간헐적인 단식을 통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mTOR을 자연스럽게 비슷한 상태로 조절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방식의 바탕을 이루는 논리는 mTOR이 그럴 가치가 있을 만큼 주변에 영양소가 충분할 때만 세포에 확대·성장하도록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음식을 적게 섭취하면 mTOR 활동이 줄어 세포성장 나아가 세포소멸 속도가 줄어든다. 그러나 이 중요한 분자의 기능을 억제하면 노화를 늦출 뿐 아니라 면역체계까지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면역체계가 세균과 싸울 때 독성 화합물을 생성해 염증을 일으키려고 귀중한 미토콘드리아(인체 세포에 동력을 제공하는 배터리)를 사용해 거기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에 큰 희생이 따른다. 따라서 면역체계를 억제함으로써 (우리 연구와 그 밖의 조사에서 입증됐듯이) 이런 손상을 피해 수명연장을 가능케 할 수 있다.

물론 이번 접근법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이런 실험은 모두 통제된 환경에서 세균에의 노출을 최소화했다. 자연환경에선 약물을 보충하든 칼로리를 제한하든 면역체계를 의도적으로 손상시키는 데는 큰 희생이 따를 수 있다. 특히 박테리아가 끈질기게 항생제 내성을 키워가는 세상에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면역력과 장수의 상쇄효과는 자연이 저울의 균형을 잡는 방식의 대표적인 예다.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방지해 세포 소멸을 늦추는 방법이 표면상 뛰어난 수명연장 기법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완전한 면역반응 기능을 포기하는 것은 막대하고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대가다.

모든 동물·균류·식물 생명체의 진화 전반에 걸쳐 mTOR에 상응하는 메커니즘이 자연도태과정에서 보존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필시 얼마나 유용한지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어쩌면 우리 세포의 건강에 그처럼 필수불가결한 요소를 그렇게 쉽게 조작해선 안될 일이다.
 영원불멸이냐 인간성이냐?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인간을 근본적으로 기술과 통합해 진정으로 공생 관계를 이룩하는 두뇌-머신 인터페이스 작업에 우리를 초대한다. / 사진:MARCIO JOSE SANCHEZ-AP-NEWSIS
우리 인체가 잘못될 수 있는 길은 언제든 무수히 많다. 우리는 수명을 극적으로 연장하고 노화의 근원(만일 존재한다면)을 교정하려는 노력에 생리적 제약이 항상 딴지를 걸려고 작정한 듯하다는 점을 그동안 목격해 왔다.

그러나 공상과학과 선구적 과학의 경계에는 어쩌면 다른 종류의 불멸을 달성할 수 있는 기술적 아이디어가 존재한다. 기술이 노화관련 결함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도록 하지만 그보다 더 우수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생물학적 득실교환을 완전히 우회할 수 있다면 어떨까?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회사 뉴럴링크(Neuralink)가 이런 트랜스휴머니즘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그들은 인간이 전자기기와 오늘날보다 훨씬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미래를 그린다. 인간을 근본적으로 기술과 통합해 진정으로 공생 관계를 이룩하는 두뇌-머신 인터페이스 작업에 우리를 초대한다.

이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두뇌-머신 인터페이스는 우리 감각을 복원할 수 있는 눈과 귀 임플란트, 그리고 지체장애인이 컴퓨터와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두뇌 임플란트의 형태로 사용 중이다. 뉴럴링크는 우리를 전자기기, 인터넷 나아가 다른 인간과 매끄럽게 연결시켜 이를 한걸음 더 발전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인간이 백과사전적 정보를 갖고 텔레파시로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놀라운 증강이 가능해지려면 두뇌-머신 인터페이스가 우리 혈관 안으로 들어가 뇌로 이동해야 한다. 거기서 대뇌피질 앞에 망사구조로 자가 조립해 우리 지능과 감각의 핵심에 기술을 엮어 넣어야 한다. 이처럼 뉴럴링크의 임플란트를 몸 안에 심어야 하는데도 일단의 건강한 사람들이 그런 인공적 증강을 열렬히 고대한다. 일부는 현실세계에 큰 가치 없는 장치를 체내에 심어 넣으려고 수술까지 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뉴럴링크와 그들의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미래의 관문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분야의 연구를 통해 우리의 유기적·화학적 뉴런 경로를 전자 데이터로 정확히 번역해 압축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낼지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 존재를 컴퓨터 안에 구현해 소프트웨어로 접근하는 디지털 메모리로 영생할 수 있게 될지 모른다.

영생의 문제에 대한 극단적인 솔루션일지 모르지만 컴퓨터와 한몸이 되는 방안에 꽂힌 기업가 드미트리 이츠코프 같은 부자들이 있다. 이츠코프의 2045 이니셔티브는 두뇌-머신 인터페이스를 4단계 여정의 첫걸음으로 본다. 홀로그램 같은 아바타를 통제하는 인격이 담긴 인공지능으로 절정을 이루는 여정이다.

이츠코프를 비롯한 다른 미래주의자들은 불멸을 약속하지만 그것을 달성하려면 필시 최대의 득실 교환이 필요할 것이다. 인간의 가장 귀중하고 특징적인 특성 중 하나, 즉 우리의 인간 형태를 포기하는 것이다. 생체 두뇌는 원래부터 우리 정신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해왔다. 인공복제 두뇌에는 100조 개의 연결로 이뤄진 전체 네트워크까지 담길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인간일까?

심오한 문제지만 생명체로부터의 초월(또는 단순한 이탈)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인간이기를 중단해야 할지 모른다는 의미다. 인간들이 수천 년 동안 서로 쟁취하려 싸워왔던 자원·자산·짝 같은 문제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친밀감·흥분·음악·음식 등 우리 경험에 근본적이던 육체적 쾌락이 가상 신호와 인공 자극으로 대체될지 모른다. 아니 적어도 일부는 그럴 것이다. 불멸의 아바타가 될 수 없는 돈 많은 탈인간들(post-humans)이 영생을 추구하며 허공을 떠돌 동안 우리 나머지는 이들 이젠 별 볼 일 없어진 문제들을 두고 투쟁을 벌이게 된다.

머스크 CEO는 우주산업 진출과 산하 기업의 혁명적인 로켓 디자인을 통해 기업가정신이 과학에 공헌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기업계가 수명연장 연구에 너무 매달리면서 일부 과학 연구자들이 그 문제에 적극 거리를 두게 됐다. 범세계적인 전문가 네트워크에 크게 의존하는 생물학 연구 분야에서 더 고상한 목표에 높은 가치를 둘 필요가 있다.

이 모든 연구노력의 근본적인 어려움은 이들이 우주에 대한 이해 확대 또는 인류 향상에의 갈망보다는 사적인 이익과 개인적 향상에 이끌린 과학의 사례라는 점이다. 불멸추구의 발목을 잡는 생리적인 득실교환을 극복할 방법을 찾을지 또는 우리가 정말로 컴퓨터 안에 인간의 의식을 복제할 수 있을지 답을 찾기는 아직 너무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죽음에 도전하는 선구자들이 적어도 우리가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영감을 줄까 아니면 단순히 필연적인 운명에 맞서라고 선동하는 걸까?

실리콘밸리의 부자 후원자들에게 물으면 답은 전자가 될 것이다. 그들은 오늘날 인간의 수명이 불과 50년 전보다 평균 10년 이상 길어졌다는 수명 통계를 들이 밀 것이다. 또한 인간의 수명에 한계가 있다는 이론을 부정하는 증거가 늘어난다고 역설할 것이다. 그들은 지속적인 연구가 결실을 맺고 있으며 앞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연구는 노화방지 요법을 이용한 간섭의 결과로 인체 건강에 상당한 부작용이 수반될 가능성을 조명해 왔다. 인간의 욕심이 계속 능력을 앞서가는 듯하다.

- 제임스 S. 호튼, 니컬러스 K. 프리스트



※ [제임스 S, 호튼은 영국 배스 대학의 박사후보생이며 니컬러스 프리스트는 배스 대학 전임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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