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구팀, 환자의 생체물질 사용한 세계 최초의 인공심장 만들어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팀이 환자의 생체물질과 세포를 사용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든 ‘미니 인공심장’ (유리관 속에 들어 있다). / 사진:XINHUA/YONHAP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의 연구자들이 세계 최초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인공심장을 만들었다. 환자의 세포와 생체물질을 3D 바이오프린팅 재료로 사용했다.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 소형 인공심장은 혈관도 포함한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재생의학 분야에서 중요한 발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을 이끈 탈 드비르 교수는 세포와 혈관, 심실 등으로 이뤄진 인공심장을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들어낸 것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우리는 인공심장을 인간의 세포와 환자의 생체물질로 만들었다. 이 물질이 바이오 잉크 역할을 한다. 당과 단백질로 만들어진 물질이다. 이 재료는 여러 복잡한 조직 모델을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과거에도 심장 구조를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든 경우가 있었지만, 그 구조에는 세포나 혈관이 없었다. 따라서 우리 연구 결과는 미래의 개인 맞춤형 조직·기관 이식을 위한 우리 접근법의 잠재력을 잘 보여준다.”
심장병은 미국인의 사망 원인 질병 1위로 매년 61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진전된 심부전증 환자에겐 심장이식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심장기증자가 크게 부족하다. 이제 기증 장기가 부족한 문제를 재생의학이 해결할 잠재력을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 의료계와 과학계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든 인공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 드비르 교수는 “현 단계에서 우리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든 인공심장은 토끼의 심장 크기 정도로 아주 작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큰 인간의 심장도 똑같은 기술로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인공심장을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들기 위해 환자에게서 추출한 지방조직으로 만든 바이오잉크겔을 사용했다. 프린팅 과정은 모두 합해 약 3시간이 걸렸다. 연구팀은 환자에게서 추출한 생체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이식용 장기 개발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드비르 교수는 “이식 거부반응이 그런 치료에서 큰 위험을 제기한다”며 “따라서 조작된 물질의 생체 적합성이 그런 거부반응의 위험을 없애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적으로 생체물질은 환자가 가진 조직과 똑같은 생화학적·기계적·형태적 속성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환자의 면역적·세포적·생화학적·해부학적 속성과 완전히 일치하는, 두껍고 혈관을 갖춘 인공심장 조직을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접근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의 다음 단계는 이 인공심장이 실제 심장처럼 작동하도록 조작하는 일이다. 일단 조작이 끝나면 그 심장을 동물에 이식한 뒤 가능성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드비르 교수는 “우리의 인공심장을 좀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세포가 펌프처럼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조직 수축은 가능하지만, 거기에 더해 동기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방법의 효과와 유용성을 입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어쩌면 앞으로 10년 안에 세계의 유수한 병원에 장기 3D 바이오 프린터가 설치돼 인공장기를 일상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영국 에든버러대학의 노버트 라다치 화공학과 교수(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심장의 3D 바이오프린팅 연구를 두고 “놀라운 돌파구”라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몇 년 안에 장애가 있는 심장을 대체할 수 있는, 온전히 작동하는 인공심장을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기대한 사람이 많았는데 이번에 이스라엘에서 발표한 연구로 우리는 그 개념에 생각보다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 연구는 새로 개발된 생체 물질을 사용하면 높이 2㎝인 인간 심장을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완전한 기능을 갖춘 성인 크기의 인공심장을 만들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 라다치 교수는 혈관 문제와 관련해 이렇게 설명했다. “혈관을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들어내는 것은 몹시 어려운 과제다. 인공혈관은 시간이 흐르면 파열되기 쉽다. 현재 개발된 3D 바이오프린팅 심장은 약물 테스트에서는 뛰어난 기능을 보인다. 하지만 인체에 이식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무엇보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든 인공심장이 장기적으로 아무 문제 없이 기능해야 한다. 이 연구를 계기로 향후 5~10년 안에 자신의 줄기세포로 새로운 심장을 얻을 수 있도록 이 분야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우리는 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다른 장기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라다치 교수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의 발전과 이번 연구가 생체공학 분야에서 일어나는 혁명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우리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인간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사실이 흥분을 일으킨다. 미국 TV 드라마 ‘웨스트월드’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다. 20세기가 물리학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생체공학의 세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영국 셰필드대학의 샘 파슈네-탈라 소재과학·공학 교수(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번 연구 결과를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흥미로운 연구지만 언론의 보도는 연구 성과를 다소 과장했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든 ‘미니 인공심장’은 하나의 보여주기용일 뿐이다. 이 구조물은 심장의 기능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이 구조물을 더 발전시켜 심근 세포가 정확하게 작동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세포의 작동을 동기화해서 심장이 수축 작용으로 펌프처럼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이 ‘미니 인공심장’은 주요 혈관만 갖고 있다. 내부 세포에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생육 능력을 유지하려면 심장 전체에 더 작은 혈관과 모세혈관의 촘촘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물론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접근법은 흥미롭다. 하지만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든 인공심장이 심장 장애 치료를 위한 임상적 방법이 될 수 있으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 많다는 것을 이번 연구가 명확하게 보여준다.”
- 아리스토스 조지우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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