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맥짚기] 교육주가 바이오주 바통 이을까
[증시 맥짚기] 교육주가 바이오주 바통 이을까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무게중심 달라질 전망… 입시제도 변화로 새로운 테마 형성 가능성 코스피가 전고점 부근까지 올라왔다. 주가가 이 선을 넘어 계속 상승하느냐 아니냐는 앞으로 시장을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 주가가 2600을 고점으로 하락을 시작한 이후 한번도 전고점을 넘은 적이 없었다. 따라서 이번에 전고점을 통과할 경우 처음 돌파가 이루어지는 셈이 돼 지속적인 주가 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아직 상황이 좋지 않다. 금리 인하와 미중 무역협상 1차 타결 등 긍정적인 변화에도 주가가 힘있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하락을 겨우 막는 정도여서 박스권을 벗어날 힘이 있을지 모르겠다. 코스피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종목별 접근 전략을 구사하는 게 좋을 것 같다. 9월 이후 종목별 주가 움직임을 보면 반도체와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업종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을 넘으면서 8월 저점 대비 20% 넘게 올랐다. 삼성전기 역시 상승률이 35%를 넘는다. 실적과 비교해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2018년 삼성전자가 50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을 때 최고 주가가 5만7000원이었다. 올해는 반도체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27조원에 그칠 걸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이익이 50% 가까이 줄었음에도 주가는 최고치와 10%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반기 들어 이익 전망이 낮아지는 동안 주가가 상승한 결과다. 시장 참여자들은 지금의 삼성전자보다 2020년의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이런 형태로 움직이면 현재 이익이 좋지 않은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선이 내년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이익이 좋아진다 해서 모든 종목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전력의 경우 올해 6000억원 중반, 내년에는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바라보고 있지만 주가가 여전히 2만50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기록한 3만6000원에 비해 30% 이상 낮은 수치다.
똑같이 이익이 늘어날 걸로 전망됨에도 주가는 왜 다르게 움직이는 걸까? IT는 이익 변동성이 큰 업종이다. 경기가 나빠 주가순이익비율(PER)이 높을 때 주식을 사서 호황이 돼 PER이 낮을 때 팔아야 한다고 얘기할 정도로 경기에 민감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전략에 맞춰 판단해 보면 지금 반도체와 IT 하드웨어 주가가 오르는 게 당연하다.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어서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도 비슷한 처지이긴 하지만 전기업의 특성상 이익이 갑자기 늘어나기 힘들다. 이익을 결정하는 전기료가 정책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IT에 비해 변화에 대한 반응이 약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주가다. 앞으로 전망이 괜찮아도 주가가 이를 반영해 먼저 올랐다면 실적과 주가 사이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앞으로 반도체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지난해 기록했던 이익을 넘기는 힘들다. 그런 데에도 주가는 이미 상당히 올랐는데 이런 상태에서는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시장이 기대한 것 이상의 이익이 나더라도 주가가 더 오르기는 힘들다. 조선주가 그런 형태였다. 장기 불황에서 벗어났다는 기대로 올해 내내 유망 업종으로 꼽혔지만 주가가 오르지 못했다. 기대에 의해 주가가 올라가더라도 실제 수치가 기대보다 월등히 높지 못할 경우 주가가 부진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높은 주가는 어떤 상황에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똑같은 이익이라도 전망이 좋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주가 반영이 달라진다. 그래서 동일한 영업이익이라도 지난해에 반응했던 것과 올해 반응이 달라지게 된다. 이런 점을 인정하더라도 지금 반도체 주가는 높다. 그만큼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의미가 되는데, 쫓아가면서 매수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반도체 주가 상승이 일단락될 경우 시장의 중심은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이동할 것이다. 반도체보다 더 강한 상승동력을 시장에 제공해줄 업종이 없는 만큼 시장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10월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이 대입 정시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시장에서 입시와 관련한 테마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해당 재료는 한번으로 끝나기보다 반복적으로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교육부가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이 높은 서울 소재 대학들과 정시 비율 확대를 협의했으며, 11월에 해당 사항을 포함한 대입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얘기했다. 재료가 이어진다는 의미인데, 의외성과 지속성이라는 테마의 속성을 충족시켜 주기 충분하다.
시장에서는 대형주가 시장의 중심에서 빠져 나온 공간을 중소형주가 메워가는 과정이 나올 걸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바이오가 그 역할을 해왔다. 10월 중순 이후 신라젠이 두 번의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바이오 업종 전체가 크게 상승했다. 주가가 오른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에이치엘비 임상실험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셀트리온의 램시마 연구 결과 발표를 계기로 시장이 가지고 있던 신약 개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약해진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주가 하락이었다. 신라젠의 주가가 재작년 최고치 대비 95% 하락했고 다른 바이오 기업의 주가도 고점에서 많이 내려왔다. 주가가 싸졌기 때문에 그동안 외면 받던 재료가 다시 주목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번 상승을 계기로 바이오 주식의 투자 패턴도 바뀔 걸로 전망된다. 오랜 시간 지속돼왔던 맹목적인 투자가 줄어드는 대신 기업 내용에 따라 주가가 재편되는 과정이 진행될 걸로 보인다. 바이오가 성장 산업인 만큼 투기적인 수요가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제부터는 종목 선택에서 옥석 가리기가 강화될 것이다. 과거처럼 소문이나 막연한 기대로 주식을 선택하지 않고 큰 규모의 계약금이 들어온 기술수출이나 신뢰성 있는 임상 데이터 발표, 상업성이 큰 신약 후보물질 발굴 등 검증된 결과가 있는 주식만 의미 있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과정은 성장 산업이 시장에 도입되고 커지는 과정에서 한번은 일어나는 일이다. 모든 성장 산업은 기대 때문에 처음 소개될 때 기업 내용에 관계없이 주가가 급등한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급락이 나오고 이후 주가가 안정된다. 지금 바이오는 마지막 단계에 들어와 있다. 바이오에서 시작된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주자를 바꿔가면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교육주가 두 번째 주자다. 중소형주 테마는 시장이 만든다. 앞으로 어떤 테마가 시장을 주도할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중소형주 내에서 돌아가는 형태일 건 분명하다. 시장에서는 상반된 대상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주가를 맞추는 과정이 자주 나오는데 중소형주 강세도 그 과정의 하나다.
-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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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상황이 좋지 않다. 금리 인하와 미중 무역협상 1차 타결 등 긍정적인 변화에도 주가가 힘있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하락을 겨우 막는 정도여서 박스권을 벗어날 힘이 있을지 모르겠다. 코스피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종목별 접근 전략을 구사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코스피, 박스권 벗어나기 벅찰 듯
내년 이익이 좋아진다 해서 모든 종목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전력의 경우 올해 6000억원 중반, 내년에는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바라보고 있지만 주가가 여전히 2만50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기록한 3만6000원에 비해 30% 이상 낮은 수치다.
똑같이 이익이 늘어날 걸로 전망됨에도 주가는 왜 다르게 움직이는 걸까? IT는 이익 변동성이 큰 업종이다. 경기가 나빠 주가순이익비율(PER)이 높을 때 주식을 사서 호황이 돼 PER이 낮을 때 팔아야 한다고 얘기할 정도로 경기에 민감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전략에 맞춰 판단해 보면 지금 반도체와 IT 하드웨어 주가가 오르는 게 당연하다.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어서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도 비슷한 처지이긴 하지만 전기업의 특성상 이익이 갑자기 늘어나기 힘들다. 이익을 결정하는 전기료가 정책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IT에 비해 변화에 대한 반응이 약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주가다. 앞으로 전망이 괜찮아도 주가가 이를 반영해 먼저 올랐다면 실적과 주가 사이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앞으로 반도체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지난해 기록했던 이익을 넘기는 힘들다. 그런 데에도 주가는 이미 상당히 올랐는데 이런 상태에서는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시장이 기대한 것 이상의 이익이 나더라도 주가가 더 오르기는 힘들다. 조선주가 그런 형태였다. 장기 불황에서 벗어났다는 기대로 올해 내내 유망 업종으로 꼽혔지만 주가가 오르지 못했다. 기대에 의해 주가가 올라가더라도 실제 수치가 기대보다 월등히 높지 못할 경우 주가가 부진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높은 주가는 어떤 상황에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똑같은 이익이라도 전망이 좋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주가 반영이 달라진다. 그래서 동일한 영업이익이라도 지난해에 반응했던 것과 올해 반응이 달라지게 된다. 이런 점을 인정하더라도 지금 반도체 주가는 높다. 그만큼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의미가 되는데, 쫓아가면서 매수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반도체 주가 상승이 일단락될 경우 시장의 중심은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이동할 것이다. 반도체보다 더 강한 상승동력을 시장에 제공해줄 업종이 없는 만큼 시장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10월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이 대입 정시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시장에서 입시와 관련한 테마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해당 재료는 한번으로 끝나기보다 반복적으로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교육부가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이 높은 서울 소재 대학들과 정시 비율 확대를 협의했으며, 11월에 해당 사항을 포함한 대입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얘기했다. 재료가 이어진다는 의미인데, 의외성과 지속성이라는 테마의 속성을 충족시켜 주기 충분하다.
시장에서는 대형주가 시장의 중심에서 빠져 나온 공간을 중소형주가 메워가는 과정이 나올 걸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바이오가 그 역할을 해왔다. 10월 중순 이후 신라젠이 두 번의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바이오 업종 전체가 크게 상승했다. 주가가 오른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에이치엘비 임상실험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셀트리온의 램시마 연구 결과 발표를 계기로 시장이 가지고 있던 신약 개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약해진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주가 하락이었다. 신라젠의 주가가 재작년 최고치 대비 95% 하락했고 다른 바이오 기업의 주가도 고점에서 많이 내려왔다. 주가가 싸졌기 때문에 그동안 외면 받던 재료가 다시 주목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번 상승을 계기로 바이오 주식의 투자 패턴도 바뀔 걸로 전망된다. 오랜 시간 지속돼왔던 맹목적인 투자가 줄어드는 대신 기업 내용에 따라 주가가 재편되는 과정이 진행될 걸로 보인다. 바이오가 성장 산업인 만큼 투기적인 수요가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제부터는 종목 선택에서 옥석 가리기가 강화될 것이다. 과거처럼 소문이나 막연한 기대로 주식을 선택하지 않고 큰 규모의 계약금이 들어온 기술수출이나 신뢰성 있는 임상 데이터 발표, 상업성이 큰 신약 후보물질 발굴 등 검증된 결과가 있는 주식만 의미 있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과정은 성장 산업이 시장에 도입되고 커지는 과정에서 한번은 일어나는 일이다. 모든 성장 산업은 기대 때문에 처음 소개될 때 기업 내용에 관계없이 주가가 급등한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급락이 나오고 이후 주가가 안정된다. 지금 바이오는 마지막 단계에 들어와 있다. 바이오에서 시작된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주자를 바꿔가면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교육주가 두 번째 주자다.
바이오주는 옥석 가리기 강화 예상
-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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