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수치에 부정적 영향 미치고 심장 혈류량 준다는 연구 결과 나와… 피해가 일반 담배보다 같거나 더 클 수 있어 전자담배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증거가 갈수록 늘어난다. / 사진:GETTY IMAGES BANK과학자들은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만큼 해로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전자담배가 심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의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 환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 보건 관리들이 이런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고 고심하는 상황에서 최근 전자담배 문제의 심각성에 관한 두 건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두 건의 연구 논문은 지난 11월 16일 개최된 미국심장협회(AHA) 2019 사이언티픽 세션에서 발표됐으며 아직 학술지에 게재되진 않았다.
한 연구는 21~45세 미국인 476명을 대상으로 했다. 그중 94명은 비흡연자, 45명은 전자담배 사용자, 52명은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 둘 다, 285명은 일반 담배만 피웠다. 전자담배만 사용한 집단은 전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반면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더 높았다.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 둘 다를 사용한 그룹은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낮게 나타났다.
보스턴대학 의과대학원의 혈관생물학 박사 후 과정 연구원으로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인 사나 마지드 박사는 “우리 연구 결과는 전자담배 사용이 콜레스테롤 수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선의 방법은 담배를 완전히 끊는 것이고, 담배를 끊으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금연 방법을 쓰는 동시에 생활습관 관련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24~32세의 흡연자 19명을 대상으로 전자담배나 일반 담배를 피운 후의 혈류량을 측정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피험자가 담배나 전자담배 사용 후 휴식 상태일 때, 또 생리적 스트레스 현상을 재현하기 위해 손악력 운동을 한 뒤에 심근조영심초음파(MCE)를 통해 심혈관 기능을 검사했다. 그 결과 일반 담배 흡연자의 경우 혈류량이 담배를 피운 후 증가했다가 스트레스가 발생한 후 감소했다. 그와 대조적으로 전자담배 사용자의 경우 사용 후와 스트레스 발생 후 둘 다에서 혈류량이 감소했다.
이 두 번째 논문의 공동 저자로 로스앤젤레스 소재 시더스-사이나이 메디컬 센터 스미트 심장연구소의 플로리언 레이더 박사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전자담배 사용이 생리적인 스트레스가 없는 휴식 상태에서도 지속적인 심혈관 기능 저하와 연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시더스-사이나이 메디컬 센터 소속으로 공중보건연구소 소장인 수전 청 박사는 전자담배 사용 후 스트레스가 없는 휴식 상태에서도 심장 혈류량이 줄었다는 결과가 의외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니코틴 제품 사용을 중단하도록 환자를 돕는 의료진은 전자담배가 특히 혈관질환 위험이 큰 환자에게 일반 담배만큼 해롭거나 그보다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분야의 다른 전문가들도 일반 담배를 피우다가 건강을 생각해서 전자담배로 바꾼다고 심장 건강이 보호되진 않는다는 점을 이번 연구가 시사한다고 논평했다.
니코틴 중독 전문가로 메이요 클리닉 니코틴의존센터 소장인 J. 테일러 헤이스 박사는 이번 연구가 관상동맥 혈류량과 콜레스테롤 같은 심혈관계 위험 요인에 대한 전자담배의 생리적 영향을 조사한 초기 연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혈류량 조사 결과는 전자담배를 장기간 사용하면 심장 혈류에 뚜렷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 영향은 동맥 안에 플라크가 쌓이는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이나 관상동맥 심질환의 전조 현상으로 알려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일반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꾼다고 해서 관상동맥 심질환 위험이 낮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헤이스 박사는 첫 번째 콜레스테롤 관련 연구를 두고서도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비슷하게 그런 관상동맹 질환의 위험 요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따라서 이런 연구 결과는 흡연자에게 전자담배로 바꾸라고 권하는 것이 관상동맥 심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헤이스 박사는 일반 담배의 경우 흡연 후 스트레스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심혈관 혈류량이 줄어들지 않는 반면 전자담배 사용 후엔 심혈관 혈류량이 상당히 감소한다는 점이 가장 의외였다고 덧붙였다. “이 모든 결과는 전자담배가 관상동맥 심질환 위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지금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며, 일반 담배와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헤이스 박사는 이 두 연구에서 표본 규모가 작다는 것과 또 장기적으로 추적 조사를 하지 않아 그들이 나중에 관상동맥 심질환에 걸렸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한계라고 지적했다. 질환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려면 수년이 걸린다. 헤이스 박사는 “한마디로 이 두 건의 연구는 전자담배가 안전하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따라서 흡연자에게 전자담배와 관련해 어떻게 조언해야 할지 전문가들을 난감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담배 사용이 심장 건강에 일반 담배를 피우는 것과 비슷하게 나쁜지, 아니면 더 나쁜지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전자담배가 관상동맥 심질환 등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관한 정보는 거의 없는 반면 일반 담배 흡연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관상동맥 심질환에 관한 정보는 아주 많다. 따라서 현재로선 일반 담배가 전자담배보다 더 해롭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연구 결과는 충분한 기간이 지나면 전자담배의 장기적인 사용이 일반 담배 흡연과 비슷한 수준으로 관상동맥 심질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물론 시간이 흐르고 훨씬 더 많은 추가 연구가 이뤄져야 확실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뉴욕 소재 로스웰 파크 종합 암센터의 종양학 부교수 마치에지 L. 고니에비츠는 “전자담배에는 니코틴이 들어 있고 미립자와 여러 독성 물질을 방출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혈관과 심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콜레스테롤 관련 연구는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번갈아 피우는 것이 건강에 더 해롭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그는 논평했다.
“흡연자가 일반 담배의 대안으로 전자담배를 진지하게 고려한다면 두 가지를 섞지 말고 완전히 전자담배로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자담배의 장기적인 영향에 관해선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일반 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를 피우는 성인만이 아니라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젊은이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다. 전자담배는 또 흔히 THC와 CBD(둘 다 마리화나의 유효성분이다) 같은 다른 물질을 흡입하는 데도 사용돼 전자담배와 함께 흡입되는 니코틴 외 다른 물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연구해야 한다.”
고니에비츠 교수는 현재 나와 있는 연구 결과만으로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직접 비교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나온 과학적인 증거는 흡연자가 전자담배로 완전히 바꾸면 건강 위험 요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일반 담배를 완전히 끊고 전자담배로 옮겨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일반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젊은이가 전자담배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증거가 갈수록 늘어난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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