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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인베, 첫 사모펀드 준대기업집단] 79개 계열사, 1년만에 자산 1조5천억 증가

[IMM인베, 첫 사모펀드 준대기업집단] 79개 계열사, 1년만에 자산 1조5천억 증가

스타트업 투자 넘어 해외기업 투자… “공정위 규제 실효는 없을 것” 지적
스타트업 투자로 유명한 벤처캐피탈(VC) IMM인베스트먼트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지정 준대기업집단에 올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스타트업 투자를 넘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로 사업 영역을 확장, 대기업집단에 맞먹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IMM인베스트먼트를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 공정위는 “IMM인베스트먼트는 79개 계열사를 확보, 지난해 말 자산이 준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5조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VC는 물론이고 PEF업계에서도 공정위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곳은 IMM인베스트먼트가 처음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성배·장동우 공공대표가 이끄는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기준 자산 규모 6조3130억원를 기록했다. 아이엠엠글로벌사모투자합자회사, 페트라6의 1호 사모투자합자회사 등 50개의 금융·보험사와 이미인, 솔트라이트아이엔씨 등 29개 제조업 계열 비금융·보험사를 포함 총 79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0년 준대기업업집단으로 지정된 64곳 기업들 가운데 단박에 기업 순위 55위에 오르며 금호석유화학(59위), 애경(60위), 유진(62위) 등을 앞질렀다.
 청산펀드 수익률 22%, 국내 유니콘 절반에 투자
IMM인베스트먼트의 빠른 성장이 VC·PEF업계 사상 첫 준대기업집단 지정을 이끌었다. 1999년 설립해 올해 21주년을 맞은 IMM인베스트먼트는 스타트업에서부터 금융업과 해운업에까지 다방면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니콘으로 불리는 10개 남짓의 스타트업 가운데 쿠팡,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해 위메프와 크래프톤(옛 블루홀), 무신사 등 절반이 IMM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았다. 특히 IMM은 초기 투자에 이은 대규모 후속 투자까지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제약 바이오업체 셀트리온에서만 4029억원을 투자, 1조889억원을 회수했다. 지난해 8월 기준 청산펀드 수익률은 23%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최근 해외로까지 발을 넓히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설립 초기 ‘창업자에 대한 투자’를 사업 목적에 담았던 IMM인베스트먼트는 ‘해외기술의 알선, 보급 및 이를 촉진하기 위한 해외투자’로 사업 범위를 넓히며 지난해 SK그룹과 손잡고 베트남 현지 시가총액 1위인 빈그룹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또 미국 천연가스액(NGL) 파이프라 ‘텍사스 익스프레스 파이프라인(TEP)’ 보통주 투자에도 나서며 지난해에만 총 1조1112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했다. 국내 PEF 중 가장 큰 규모의 투자 금액으로, 2018년 6249억원과 비교해 77% 넘게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IMM인베스트먼트가 가진 독특한 지분 구조가 IMM인베스트먼트의 준대기업집단 지정을 뒷받침했다. 그동안 PEF는 회사 전체를 지배하는 동일인(총수)이 자연인이 아닌 금융·보험회사여서 공정위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 왔다. 공정거래법은 5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30% 이상 대주주가 존재하는 경우를 준대기업집단에 올리도록 하고 있다. 이에 자산 5조원을 넘긴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는 대상에서 빠져있다. 이들은 여러 주주들이 지분을 30% 미만으로 보유하는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IMM인베스트먼트 지분 구조는 다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8월 기준 약 3조67억원의 운용자산(AUM) 가운데 5000억원 가량은 VC펀드로, 나머지는 PEF로 운용하고 있다. 이중 VC펀드와 PEF 운용 부문을 각각 공동대표인 지성배·장동우 대표가 나눠서 이끌고 있다. 다만 최대주주인 지성배 대표는 IMM인베스트먼트 지분 79%를 보유한 최상위 회사 ‘유한회사 IMM’의 지분을 30% 넘게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42.8%로, 최대주주다.

공정위는 지 대표가 유한회사 IMM 지분을 바탕으로 IMM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79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IMM인베스트먼트는 자산 총액 5조원 근처에 있어 꾸준히 준대기업집단 지정 대상이 돼 왔다”면서 “IMM인베스트먼트 역시 지성배 대표를 동일인으로 지정해 서류를 제출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IMM인베스트먼트 최상위 회사인 유한회사 IMM이 금융·보험사가 아닌 컨설팅 업체로 등록돼 있어 준대기업집단 지정의 예외 사유(금융·보험사)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IMM인베스트먼트가 준대기업집단인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넘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커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거침없는 투자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IMM은 2018년만해도 자산총액이 4조원 후반대였지만 1년 만에 12개 법인이 신규 편입되면서 1조5000억원가량 자산이 급증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서울 용산 나진전자월드를 운영하는 나진산업 지분 100%를 취득하기도 했다. VC이자 PEF인 IMM인베스트먼트가 이제는 부동산 개발업으로까지 영역을 넓힌 셈이다.
 지성배 대표 지분율 낮아지면 공시대상서 빠질 수도
그러나 IMM인베스트먼트가 준대기업집단에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준대기업집단을 넘어 대기업집단으로 편입될 경우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를 받는다. IMM인베스트먼트가 금융사 지분 인수를 진행하다 자산 10조원을 넘길 경우 자칫 경영권 행사 제약을 받을 수도 있게 된다는 뜻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준대기업집단 지정만으로 IMM인베스트먼트는 내부거래, 최대주주 주식보유 변동, 계열회사 변동, 타법인 주식 취득·처분 현황 등을 공정위에 신고해야한다”면서 “대기업집단 편입 이전에 준대기업집단에서 빠져나올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당장 내년 준대기업집단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회사 규모가 빠르게 커진 속에서 지성배 대표의 높은 지분율이 준대기업집단 지정을 이끈 만큼 지 대표 지분율이 낮아지면 공시 대상에서도 빠지게 된다. 실제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말 위메프, GS ITM, 롯데손해보험, 블루홀 등에 대한 메자닌(중순위) 투자를 진행해 온 변재철 전무를 파트너 대표로 승진시켰다. 파트너 승진과 함께 IMM인베스트 지분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조정이 어렵지 않은 셈이다.

또 컨설팅업을 영위하는 유한회사 IMM에 금융·보험업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준대기업집단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준대기업집단 지정이 아직은 IMM인베스트먼트의 투자 활동에 제한을 주고 있지 않을 뿐 제한이 이뤄질 경우 IMM은 언제라도 준대기업집단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며 “어렵지도 않다”고 말했다.

-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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