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종의 고령사회 부동산 담론] 지방이 사라지고 있다
[유선종의 고령사회 부동산 담론] 지방이 사라지고 있다
초저출산, 인구 유출·고령화로 소멸 위기… 젊은층 안착하는 지방경제 재정비 시급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15-2065년 중위추계)에 따르면 총인구는 2015년 5100만명에서 2065년 4300만명(1990년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전체 인구를 연령 순서로 나열할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연령(중위연령)도 2015년 40.9세에서 점차 높아져 2033년에는 총인구의 50%가 50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0년 후의 시점인 2045년의 고령화율(35.6%)을 보이는 지역을 분석해봤다. 주민 10명 중 3.56명은 노인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예측 결과가 아니라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다. 자료가 2015년 시점임에도 시군구 단위에서는 경남 합천군, 경북 군위군·의성군, 전남 고흥군 등 4개 지역이, 읍면동 단위에서는 632개 지역이 2045년의 고령화율을 이미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50년 후의 시점인 2065년의 고령화율(42.5%)을 보이는 지역도 읍면동에서 무려 224곳이나 존재한다. 영국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2006년 세계인구포럼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로 한국을 지목하면서 2750년에 대한민국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 진입, 2020년 베이비부머의 노인세대 진입, 2024년 초고령사회 진입 등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하지만 고령화·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과 대책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금 같은 초저출산율(0.92명) 이 계속되면 사회를 지탱할 절대인구가 유지되지 않고, 노인인구 비율이 2050년 38.1%로 세계 최고가 된다.
정부는 브릿지 플랜 2020을 기반으로 지난 10여년 동안 200조원에 가까운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저출산 기조는 여전하다. 젊은이들에게 출산과 육아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근본적인 원인 치유보다 눈에 보이는 문제를 해소하기에 급급한 땜질식 처방에 그쳤기 때문이다.
노년인구의 증가 속도는 지방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젊은이의 대도시 유입으로 지방의 인구 감소 속도 역시 더욱 빨라지고 있다. 특히 양질의 학업과 근로환경을 찾아 이동하는, 즉 가임기여성으로 표방되는 인구 재생산력 자체가 대도시로 대량 유출되는 상황이 지방의 과소화(인구나 건물, 산업 따위가 어떤 곳에 지나치게 적은 상태로 됨)를 심화시키는 원인이다.
우리나라 인구주택총조사(2015년) 결과, 지방의 과소화와 공동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인구수 3만 명 이하의 시군구가 19개, 인구수 1000명 이하의 읍면동은 40개, 주택 수 1000호 미만의 읍면동은 377개, 가구 수 1000호 미만의 읍면동은 420개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의 성장기반과 생활 여건을 악화시키고, 결국 지방 소멸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
지방은 중앙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으로, 지방이 소멸하면 지방자치도 국가균형발전도 의미를 상실한다. 지방의 소멸은 국가조직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로 지방을 넘어 국가차원의 문제가 된다. 지방 소멸이 해당 지역의 인구가 아예 없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시대 변화로 산업이 쇠퇴하고, 청·중년층 인구가 유출돼 인구가 과소화되고, 이로 인해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필요한 기반시설의 정비가 어려워지는 등 자족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처럼 기초자치단체의 3분의 1이 소멸 위기에 직면한 현재 상황에서 지방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장기적인 시점에서의 인구정책이 필요하며, 지방의 발전을 위한 추진체계의 효율적인 운영이 중요하다.
지방에는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고용 기회가 많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젊은이(가임기 여성)에게 매력적인 직업과 육아환경이 정비돼야 한다. 일본처럼 지방을 중심으로 시니어 비즈니스를 육성하는 것도 방안이다. 연속형노인 보호주거단지(CCRC) 등을 도입해 지방의 유휴노동력을 시니어 비즈니스로 유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젊은 여성들이 CCRC를 중심으로 지방에 정착토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지방 기업으로의 이직 세미나와 지방자치단체의 이주 유치회의 개최, 지방 유학의 기회 제공 등을 통해 경쟁력 제고를 도모할 필요도 있다. 나아가 고령인구가 살기 적합한 압축도시(Compact City)를 조성해 주거와 교통편을 재편하는 등 편리한 지방 도시를 조성하고, 대도시가 아닌 ‘지방 경제권’이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국토 공간 정책과 부동산 정책은 인구 감소 시대를 대비한 국토·도시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도시계획에서 인구지표는 장래 도시성격과 범위, 토지 이용, 기반시설 공급 등 물리적 환경 규모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인구를 과다하게 추정해 현실을 왜곡하면 도시계획시설 과다 공급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제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라는 메가 트렌드를 거스를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식하고, 이를 해소할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구 감소 시대를 대비하는 새로운 지역발전 정책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인구 감소 시대를 예측하지 못한 채, 전 국토의 균형 있는 기반 구축에 매몰돼 있다. 정부와 국민이 인구 감소라는 팩트를 받아들여야 한다. 인구 성장을 전제로 하는 경제 성장과 인프라 개선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정책기조에서 벗어나 인구 감소를 전제로 ‘주민 삶의 질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 필자는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글로벌 프롭테크 전공 주임교수로 고령화와 관련한 사회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정책위원회, 행정안전부 지방세 과세포럼, 서울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서 자문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노인주택 파노라마], [지방소멸 어디까지 왔나], [생활 속의 부동산 13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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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0년 후의 시점인 2045년의 고령화율(35.6%)을 보이는 지역을 분석해봤다. 주민 10명 중 3.56명은 노인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예측 결과가 아니라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다. 자료가 2015년 시점임에도 시군구 단위에서는 경남 합천군, 경북 군위군·의성군, 전남 고흥군 등 4개 지역이, 읍면동 단위에서는 632개 지역이 2045년의 고령화율을 이미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50년 후의 시점인 2065년의 고령화율(42.5%)을 보이는 지역도 읍면동에서 무려 224곳이나 존재한다.
지방에 양질의 교육·근로 환경 조성해야
정부는 브릿지 플랜 2020을 기반으로 지난 10여년 동안 200조원에 가까운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저출산 기조는 여전하다. 젊은이들에게 출산과 육아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근본적인 원인 치유보다 눈에 보이는 문제를 해소하기에 급급한 땜질식 처방에 그쳤기 때문이다.
노년인구의 증가 속도는 지방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젊은이의 대도시 유입으로 지방의 인구 감소 속도 역시 더욱 빨라지고 있다. 특히 양질의 학업과 근로환경을 찾아 이동하는, 즉 가임기여성으로 표방되는 인구 재생산력 자체가 대도시로 대량 유출되는 상황이 지방의 과소화(인구나 건물, 산업 따위가 어떤 곳에 지나치게 적은 상태로 됨)를 심화시키는 원인이다.
우리나라 인구주택총조사(2015년) 결과, 지방의 과소화와 공동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인구수 3만 명 이하의 시군구가 19개, 인구수 1000명 이하의 읍면동은 40개, 주택 수 1000호 미만의 읍면동은 377개, 가구 수 1000호 미만의 읍면동은 420개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의 성장기반과 생활 여건을 악화시키고, 결국 지방 소멸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
지방은 중앙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으로, 지방이 소멸하면 지방자치도 국가균형발전도 의미를 상실한다. 지방의 소멸은 국가조직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로 지방을 넘어 국가차원의 문제가 된다. 지방 소멸이 해당 지역의 인구가 아예 없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시대 변화로 산업이 쇠퇴하고, 청·중년층 인구가 유출돼 인구가 과소화되고, 이로 인해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필요한 기반시설의 정비가 어려워지는 등 자족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처럼 기초자치단체의 3분의 1이 소멸 위기에 직면한 현재 상황에서 지방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장기적인 시점에서의 인구정책이 필요하며, 지방의 발전을 위한 추진체계의 효율적인 운영이 중요하다.
지방에는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고용 기회가 많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젊은이(가임기 여성)에게 매력적인 직업과 육아환경이 정비돼야 한다. 일본처럼 지방을 중심으로 시니어 비즈니스를 육성하는 것도 방안이다. 연속형노인 보호주거단지(CCRC) 등을 도입해 지방의 유휴노동력을 시니어 비즈니스로 유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젊은 여성들이 CCRC를 중심으로 지방에 정착토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지방 기업으로의 이직 세미나와 지방자치단체의 이주 유치회의 개최, 지방 유학의 기회 제공 등을 통해 경쟁력 제고를 도모할 필요도 있다. 나아가 고령인구가 살기 적합한 압축도시(Compact City)를 조성해 주거와 교통편을 재편하는 등 편리한 지방 도시를 조성하고, 대도시가 아닌 ‘지방 경제권’이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본처럼 ‘시니어 비즈니스’ 육성도 한 해법
이제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라는 메가 트렌드를 거스를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식하고, 이를 해소할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구 감소 시대를 대비하는 새로운 지역발전 정책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인구 감소 시대를 예측하지 못한 채, 전 국토의 균형 있는 기반 구축에 매몰돼 있다. 정부와 국민이 인구 감소라는 팩트를 받아들여야 한다. 인구 성장을 전제로 하는 경제 성장과 인프라 개선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정책기조에서 벗어나 인구 감소를 전제로 ‘주민 삶의 질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 필자는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글로벌 프롭테크 전공 주임교수로 고령화와 관련한 사회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정책위원회, 행정안전부 지방세 과세포럼, 서울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서 자문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노인주택 파노라마], [지방소멸 어디까지 왔나], [생활 속의 부동산 13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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