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한가위’ 11인의 시선 | 문정현-공유 오피스] 공유 오피스 또 한번 각광받을 수 있을까
[‘코로나19 시대 한가위’ 11인의 시선 | 문정현-공유 오피스] 공유 오피스 또 한번 각광받을 수 있을까
젊은 감각으로 딱딱한 업무환경 바꿨지만 대규모 공실 초래할 시한폭탄 안고 있어 부동산 임대시장에선 정보통신기술(ICT)과 공유경제를 합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등장했다. 공유형 플랫폼에 기반을 두고 공용공간을 공유하는 공유 오피스도 그 중 하나다. 임대인들은 2008년 국제금융위기 여파로 높아진 서울 오피스의 공실률을 해소하기 위해 공유 오피스를 유치했다. 공유 오피스는 1인 창조기업과 스타트업의 증가와 맞물려 오피스 시장에서 공유경제의 상징이 됐다.
공유 오피스의 사업 구조는 건물 전체 또는 일부 층을 임대한 뒤 여러 공간으로 재구성해 재임대하는 전대차와 유사한 방식이다. 공유 오피스의 운영 형태는 비즈니스 센터, 소호 오피스 등 전통방식에서 벗어나 코워킹 스페이스로 운영되고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입주자들간의 친분 형성과 교류를 통해 비즈니스 공유와 입주사별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국내에선 2016년 8월 미국 위워크가 서울 강남역에 국내 첫 지점을 열며 존재를 알렸다. 공유 오피스로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업태와 업종은 무수하다. 수요가 많고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공유 오피스가 우후죽순 공급되는 단점도 안고 있다. 국내 공유 오피스의 형태는 공항과 철도역사에서 간편한 업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한 비즈니스센터에서 시작했다. 2015년 이후부터 미국 위워크, 국내 브랜드인 패스트파이브 등의 등장으로 본격 성장했다. 이는 대기업 임차수요와 벤처기업·스타트업의 수요를 흡수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공유 오피스의 대부분은 강남·여의도·종로 등 임대 수요가 탄탄한 서울 주요 오피스 권역에 들어섰다.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 규모는 약 10만평으로 국내 오피스 전체 면적의 약 5%를 차지한다.
공유 오피스가 성장하게 된 배경은 첫 번째로 높은 공실률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꼽을 수 있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 후 우리나라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실물경기가 회복되기엔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신생 기업의 증가와 기업 임대면적의 확대가 불투명했다. 많은 공실을 해결할 대안으로 공유 오피스가 떠올랐다. 공유 오피스는 대형 면적의 공실을 한번에 해소할 수 있는 우량 임차인이자, 서울 전체 오피스 공실을 줄이는 견인차가 됐다.
두 번째는 공유 오피스를 희망하는 수요의 등장이다. 실물 경기의 악화로 기업이 폐업하고 임차면적이 줄었지만, 한편에선 소규모 기업들이 속속 생겨났다. 그 수요를 공유 오피스가 흡수한 것이다. 공유 오피스가 업무를 지원하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무상 제공하는 점도 스타트업 기업들에겐 초기 투입비를 절감하는 매력이 됐다.
현재 국내엔 15개 넘는 공유 오피스 브랜드가 사업 중이다. 2016년 이후 한화·롯데·LG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시장에 진입해 다양한 확장 전략을 선보이고 있으며, 후발 업체들은 커뮤니티 시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 초창기에 문을 연 공유 오피스는 대부분 업무 전용 공간 외에도 사무기기를 무상 제공하고, 다양한 규모의 회의실, 주류·스낵바 등을 운영했다. 하지만 이는 변화하는 입주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거나 추가 수요를 창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늘날 공유 오피스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해 입주고객의 감성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빌딩 블럭스는 여성 창업자를 위해 수유실과 키즈존을, 한미글로벌의 이노톤은 인테리어를 특화한 이노 스페이스를, 위워크는 국내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창업 지원 컨설팅과 교육을 무상 제공하는 위워크랩스를 각각 선보였다.
대기업들이 공유 오피스를 처음부터 사업 모델로 여겼던 것은 아니다. 기업의 거점 사무실로 좀 더 유연한 공간을 찾던 중 공유 오피스를 알게 됐고 많은 인력들이 사용하면서 눈을 뜨게 됐다. 특히 창업하는 기업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공유 오피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눈독을 들이게 된 것이다. 스타트업이나 1인 기업은 임대차 계약기간이 짧고 초기 구축비가 적은 사무공간을 찾다 보니 공유 오피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LG 서브원은 서브원 강남빌딩으로 플래그원이라는 브랜드를 출시, 프라이빗룸·라운지·회의실 등을 선보이며 공유 오피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기업이라는 자본력으로 다양한 전략을 좀 더 쉽게 펼쳐나갈 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사업 영역으로 얼마나 장기간 끌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후발주자다 보니 노하우, 수요 흡수, 시장 점유 등의 숙제도 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부동산시장에 많은 타격을 줬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 오피스 시장은 공용 공간이 코로나를 확산시켜 많은 이탈이 발생하고 공실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방역 시스템 도입, 까다로운 출입 관리 등으로 노력해 세계적 대유행에도 아직까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후에도 공유 오피스는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임차인인 입주고객의 입장과 임대인인 건물 소유주 입장으로 나눠 살펴보면 입주고객은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발생한 비용이 임대차 재갱신 시점에 임대료 증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나타낼 수 있다. 초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에도 실질적인 월 사용료는 더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예민해진 입주고객들이 사무기기·회의실 등을 타인과 무작위로 함께 사용하는 공유 오피스 시설에 어떻게 반응할지도 의문이다.
소유주 입장에선 공유 오피스가 대형 공실을 한번에 해소하는 해결사였다. 뒤집어 생각하면 대량 공실 사태를 만드는 주범도 될 수 있다. 서울 종로에 있는 종로타워는 위워크가 건물 소유주에게 임대차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국내 토종 브랜드 공유 오피스 기업이 인수를 검토했던 적이 있다. 규모가 비슷한 다른 공유 오피스 기업이 해당 시설을 그대로 승계해 사용한다는 것은 이미지 탈바꿈 등 여러 면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공유 오피스가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삼고 있지만 임대수익에만 의존하는 형태여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 오피스 안에 다양한 협업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와 손잡고 창업·소상공인 교육 프로그램 등을 만든다면 한 단계 더 진화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영리기업과 비영리기관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것이 뻔하다. 공유경제라는 공통 분모에서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성장발판을 만들어가는 해법을 모색할 때다.
※ 필자는 상업용부동산 관리 서비스 기업인 백경비엠에스의 컨설팅 팀장이다. 부동산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미국부동산자산관리사(CPM)와 미국상업용부동산중개자문(SIOR) 자격을 갖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수행하고 행복건축학교에서 예비건축주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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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오피스의 사업 구조는 건물 전체 또는 일부 층을 임대한 뒤 여러 공간으로 재구성해 재임대하는 전대차와 유사한 방식이다. 공유 오피스의 운영 형태는 비즈니스 센터, 소호 오피스 등 전통방식에서 벗어나 코워킹 스페이스로 운영되고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입주자들간의 친분 형성과 교류를 통해 비즈니스 공유와 입주사별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국내에선 2016년 8월 미국 위워크가 서울 강남역에 국내 첫 지점을 열며 존재를 알렸다. 공유 오피스로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업태와 업종은 무수하다. 수요가 많고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공유 오피스가 우후죽순 공급되는 단점도 안고 있다.
돈 되자 대기업도 공유 오피스 사업에 뛰어들어
공유 오피스가 성장하게 된 배경은 첫 번째로 높은 공실률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꼽을 수 있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 후 우리나라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실물경기가 회복되기엔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신생 기업의 증가와 기업 임대면적의 확대가 불투명했다. 많은 공실을 해결할 대안으로 공유 오피스가 떠올랐다. 공유 오피스는 대형 면적의 공실을 한번에 해소할 수 있는 우량 임차인이자, 서울 전체 오피스 공실을 줄이는 견인차가 됐다.
두 번째는 공유 오피스를 희망하는 수요의 등장이다. 실물 경기의 악화로 기업이 폐업하고 임차면적이 줄었지만, 한편에선 소규모 기업들이 속속 생겨났다. 그 수요를 공유 오피스가 흡수한 것이다. 공유 오피스가 업무를 지원하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무상 제공하는 점도 스타트업 기업들에겐 초기 투입비를 절감하는 매력이 됐다.
현재 국내엔 15개 넘는 공유 오피스 브랜드가 사업 중이다. 2016년 이후 한화·롯데·LG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시장에 진입해 다양한 확장 전략을 선보이고 있으며, 후발 업체들은 커뮤니티 시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 초창기에 문을 연 공유 오피스는 대부분 업무 전용 공간 외에도 사무기기를 무상 제공하고, 다양한 규모의 회의실, 주류·스낵바 등을 운영했다. 하지만 이는 변화하는 입주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거나 추가 수요를 창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늘날 공유 오피스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해 입주고객의 감성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빌딩 블럭스는 여성 창업자를 위해 수유실과 키즈존을, 한미글로벌의 이노톤은 인테리어를 특화한 이노 스페이스를, 위워크는 국내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창업 지원 컨설팅과 교육을 무상 제공하는 위워크랩스를 각각 선보였다.
대기업들이 공유 오피스를 처음부터 사업 모델로 여겼던 것은 아니다. 기업의 거점 사무실로 좀 더 유연한 공간을 찾던 중 공유 오피스를 알게 됐고 많은 인력들이 사용하면서 눈을 뜨게 됐다. 특히 창업하는 기업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공유 오피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눈독을 들이게 된 것이다. 스타트업이나 1인 기업은 임대차 계약기간이 짧고 초기 구축비가 적은 사무공간을 찾다 보니 공유 오피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LG 서브원은 서브원 강남빌딩으로 플래그원이라는 브랜드를 출시, 프라이빗룸·라운지·회의실 등을 선보이며 공유 오피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기업이라는 자본력으로 다양한 전략을 좀 더 쉽게 펼쳐나갈 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사업 영역으로 얼마나 장기간 끌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후발주자다 보니 노하우, 수요 흡수, 시장 점유 등의 숙제도 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부동산시장에 많은 타격을 줬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 오피스 시장은 공용 공간이 코로나를 확산시켜 많은 이탈이 발생하고 공실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방역 시스템 도입, 까다로운 출입 관리 등으로 노력해 세계적 대유행에도 아직까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임대수익에 의존하는 구조로 성장한계에 다다라
소유주 입장에선 공유 오피스가 대형 공실을 한번에 해소하는 해결사였다. 뒤집어 생각하면 대량 공실 사태를 만드는 주범도 될 수 있다. 서울 종로에 있는 종로타워는 위워크가 건물 소유주에게 임대차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국내 토종 브랜드 공유 오피스 기업이 인수를 검토했던 적이 있다. 규모가 비슷한 다른 공유 오피스 기업이 해당 시설을 그대로 승계해 사용한다는 것은 이미지 탈바꿈 등 여러 면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공유 오피스가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삼고 있지만 임대수익에만 의존하는 형태여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 오피스 안에 다양한 협업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와 손잡고 창업·소상공인 교육 프로그램 등을 만든다면 한 단계 더 진화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영리기업과 비영리기관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것이 뻔하다. 공유경제라는 공통 분모에서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성장발판을 만들어가는 해법을 모색할 때다.
※ 필자는 상업용부동산 관리 서비스 기업인 백경비엠에스의 컨설팅 팀장이다. 부동산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미국부동산자산관리사(CPM)와 미국상업용부동산중개자문(SIOR) 자격을 갖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수행하고 행복건축학교에서 예비건축주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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