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제2 광풍 몰아칠까] 세상 혼란한 사이 어느새 1700만원대 안착
[비트코인 제2 광풍 몰아칠까] 세상 혼란한 사이 어느새 1700만원대 안착
바이든증세·코로나19로 투자 수요 기대감… 광풍 기대한 암호화폐 매매는 지양해야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018년 12월 개당 3250달러(약 361만원)까지 하락한 뒤 반등하며 1만5403달러(11일 기준)까지 상승했다. 업비트·코인원·빗썸 등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개당 17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10월부터 상승세가 가파르다. 10월 11일 1만1352달러에서 불과 한 달 만에 35%나 올랐다. 최근 가격 상승은 비트코인에 자산가치나 교환가치가 새로 부여돼서가 아니다. 앞으로 암호화폐의 쓰임새가 많아질 거란 기대감이 만들어낸 모멘텀 상승이다.
먼저 미국 대통령선거가 비트코인으로선 강력한 호재다. 조 바이든·도널드 트럼프 두 후보가 박빙의 대선 레이스를 벌이며 자본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며 글로벌 증시가 주춤했다. 이에 시중 자금이 정치 이슈와 거리가 먼 암호화폐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암호화폐 분석·컨설턴트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사회적 혼돈이 금융시장의 방향성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며 “갈 길 잃은 시중 자금이 암호화폐에 머물며 시세가 오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 대선이 바이든으로 결정이 난 것도 암호화폐 시장에는 긍정적이다. 바이든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확대·양적완화 정책을 내걸었다. 더불어 법인세 7% 인상과 대주주의 주식 양도세를 39.6% 올리는 증세 공약도 내놨다. 이에 조세 회피 수요가 암호화폐로 몰릴 거란 관측이 나온다.
그간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법인세 감면 정책으로 확보한 바이백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 주가를 부양했다. 그러나 바이든의 증세 계획이 현실화하면 시중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의 이준행 대표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증세안이 통과하면 주가 부양의 한 가지 이유가 사라진다”며 “증시에는 하방압력이 생기지만, 비트코인은 매력적인 도피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의 과감한 재정정책이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기 때문에, 달러로 대금을 받는 수출 기업들과 해외 진출 서비스 기업의 환 헤지 수요가 암호화폐로 몰릴 거란 진단도 나온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금·원유 등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것처럼 비트코인 가격도 상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국내외 대기업들이 참여한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속속 런칭하며 암호화폐가 보편화 될 거란 기대감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전자결제 업체 페이팔은 내년 초부터 자사 네트워크의 2600만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를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을 최근 성명을 통해 밝혔다. 물건 구매와 서비스에 비트코인·이더리움·비트코인캐시·라이트코인 4종류의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역시 미 의회의 반대에도 리브라 어소시에이션과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 가장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해외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최근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와 ‘비트맥스 월렛’을 내놨다.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는 라인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발 플랫폼이다.
카카오도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KAS를 내놨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다. 최근 모바일 앱 개발자와 프로덕트매니저(PM) 등을 대거 채용에 나서며 서비스 확장을 시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상 공간에서 포인트(화폐)를 사용하는 사용자 경험이 축적되며 암호화폐에 거부감이 완화돼 플랫폼 기업들이 블록체인 서비스 도입에 닻을 올렸단 분석도 있다.
암호화폐의 자산가치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JP모건은 5월부터 미국의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제미니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기업 간 해외송금용 스테이블코인 JPM코인도 내놨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7월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도 활발해지고 있다. OCC는 암호화폐 개인키를 보관하는 것이 현대적 수탁 서비스에 속한다고 결론 내렸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웰스파고·골드만삭스 등이 암호화폐 수탁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독일도 암호화폐 수탁업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도 비트코인·비트코인캐시·이더리움·리플 등을 지원하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오픈할 계획으로 현재 금융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 노무라 홀딩스도 암호화폐 수탁회사 고마이누를 설립했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민은행은 가상통화와 디지털자산 수탁, 정산, 장외거래(OTC) 등 디지털 금융자산관리 브랜드 ‘KBDAC’(KB 디지털자산 수탁)를 1월 상표 출원했다. 국민은행은 8월 암호화폐 투자사 해시드, 블록체인 개발사 해치랩스, 암호화폐 장외거래 업체 컴버랜드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NH농협은행도 법무법인 태평양·블록체인 개발사 헥슬란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신한은행은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수탁 서비스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 중이다. 암호화폐는 그간 대형 회계법인 등을 통한 조세 회피 창구 역할을 한 측면이 있는데, 이를 양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비트코인 시세를 밀어 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는 연말 배당 등과 맞물린 계절적 요인이 강하며 분명한 실체 없이 전망과 모멘텀만으로 움직이던 2017~18년과 비슷하다는 분석에서다.
엘리엇 파동이론에 기반을 둔 기술분석으로 현재 비트코인 그래프를 그려보면 대중의 전반적 심리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급등기와 2018~19년 하락기를 거쳐 2020년 상승한 추세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현재가 꼭짓점이며, 앞으로 대세 하락과 기술적 반등이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 암호화폐 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알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던 2017년과 달리 최근 비트코인만 오르기 때문에 암호화폐 전체적 분위기는 아직 침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암호화폐 기술적투자 분석가는 “최근 4~5년 차트 흐름으로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수는 있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이고 시점으로는 막바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2017년과 같은 광풍을 기대한 암호화폐 매매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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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0월부터 상승세가 가파르다. 10월 11일 1만1352달러에서 불과 한 달 만에 35%나 올랐다. 최근 가격 상승은 비트코인에 자산가치나 교환가치가 새로 부여돼서가 아니다. 앞으로 암호화폐의 쓰임새가 많아질 거란 기대감이 만들어낸 모멘텀 상승이다.
먼저 미국 대통령선거가 비트코인으로선 강력한 호재다. 조 바이든·도널드 트럼프 두 후보가 박빙의 대선 레이스를 벌이며 자본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며 글로벌 증시가 주춤했다. 이에 시중 자금이 정치 이슈와 거리가 먼 암호화폐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암호화폐 분석·컨설턴트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사회적 혼돈이 금융시장의 방향성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며 “갈 길 잃은 시중 자금이 암호화폐에 머물며 시세가 오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증세안은 증시엔 악재, 비트코인엔 호재
그간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법인세 감면 정책으로 확보한 바이백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 주가를 부양했다. 그러나 바이든의 증세 계획이 현실화하면 시중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의 이준행 대표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증세안이 통과하면 주가 부양의 한 가지 이유가 사라진다”며 “증시에는 하방압력이 생기지만, 비트코인은 매력적인 도피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의 과감한 재정정책이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기 때문에, 달러로 대금을 받는 수출 기업들과 해외 진출 서비스 기업의 환 헤지 수요가 암호화폐로 몰릴 거란 진단도 나온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금·원유 등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것처럼 비트코인 가격도 상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국내외 대기업들이 참여한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속속 런칭하며 암호화폐가 보편화 될 거란 기대감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전자결제 업체 페이팔은 내년 초부터 자사 네트워크의 2600만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를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을 최근 성명을 통해 밝혔다. 물건 구매와 서비스에 비트코인·이더리움·비트코인캐시·라이트코인 4종류의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역시 미 의회의 반대에도 리브라 어소시에이션과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 가장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해외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최근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와 ‘비트맥스 월렛’을 내놨다.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는 라인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발 플랫폼이다.
카카오도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KAS를 내놨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다. 최근 모바일 앱 개발자와 프로덕트매니저(PM) 등을 대거 채용에 나서며 서비스 확장을 시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상 공간에서 포인트(화폐)를 사용하는 사용자 경험이 축적되며 암호화폐에 거부감이 완화돼 플랫폼 기업들이 블록체인 서비스 도입에 닻을 올렸단 분석도 있다.
암호화폐의 자산가치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JP모건은 5월부터 미국의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제미니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기업 간 해외송금용 스테이블코인 JPM코인도 내놨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7월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도 활발해지고 있다. OCC는 암호화폐 개인키를 보관하는 것이 현대적 수탁 서비스에 속한다고 결론 내렸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웰스파고·골드만삭스 등이 암호화폐 수탁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독일도 암호화폐 수탁업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도 비트코인·비트코인캐시·이더리움·리플 등을 지원하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오픈할 계획으로 현재 금융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 노무라 홀딩스도 암호화폐 수탁회사 고마이누를 설립했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민은행은 가상통화와 디지털자산 수탁, 정산, 장외거래(OTC) 등 디지털 금융자산관리 브랜드 ‘KBDAC’(KB 디지털자산 수탁)를 1월 상표 출원했다. 국민은행은 8월 암호화폐 투자사 해시드, 블록체인 개발사 해치랩스, 암호화폐 장외거래 업체 컴버랜드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NH농협은행도 법무법인 태평양·블록체인 개발사 헥슬란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신한은행은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수탁 서비스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 중이다. 암호화폐는 그간 대형 회계법인 등을 통한 조세 회피 창구 역할을 한 측면이 있는데, 이를 양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 꼭지일 수 있어, 투자 유의해야” 지적도
엘리엇 파동이론에 기반을 둔 기술분석으로 현재 비트코인 그래프를 그려보면 대중의 전반적 심리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급등기와 2018~19년 하락기를 거쳐 2020년 상승한 추세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현재가 꼭짓점이며, 앞으로 대세 하락과 기술적 반등이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 암호화폐 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알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던 2017년과 달리 최근 비트코인만 오르기 때문에 암호화폐 전체적 분위기는 아직 침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암호화폐 기술적투자 분석가는 “최근 4~5년 차트 흐름으로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수는 있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이고 시점으로는 막바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2017년과 같은 광풍을 기대한 암호화폐 매매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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