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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수생’ 화성국제테마파크, 이번엔?] 유니버설 대신할 ‘신세계 월드’… 2월중 ‘8000억 이상’ 토지계약 예정

[‘3수생’ 화성국제테마파크, 이번엔?] 유니버설 대신할 ‘신세계 월드’… 2월중 ‘8000억 이상’ 토지계약 예정

앞선 두 차례보다 속도 급진전… 자금조달 방식에 관심 쏠려
화성국제테마파크 보고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세번째)와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왼쪽 두번째) 등이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사진:경기도청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은 앞서 두 차례 추진됐으나 성사되지 못한 ‘3수생’이다. 세 번째 시도에 도전장을 낸 신세계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약 2년 동안 앞선 두 차례의 시도에 비해 비교적 빠르고 잡음 없이 단계를 추진해나가고 있다. 특히 이달 중 체결예정인 토지분양계약이 완료되면 프로젝트 완료에 역대 가장 가깝게 다가서게 된다. 신세계가 앞서 두 차례 어그러졌던 사업을 완성시킬 수 있을지 지난 두 차례의 시도와 비교해봤다.
 롯데, ‘토지 대금’ 명분으로 사업 포기
화성국제테마파크 조감도 / 사진:경기도청
화성 송산그린시티 부지에 국제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구상이 나온 건 2007년이다.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 측이 한국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고,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는 미국을 방문해 유니버설스튜디오 경영진을 만나는 등 유니버설스튜디오의 도내 유치를 추진했다. 이에 송산그린시티를 부지로 선정해 2007년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빠르게 진행될 듯 했던 사업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목을 잡아 사업이 다소 지연됐다. 이 때 롯데그룹이 등장하며 사업이 속도를 내는 것처럼 보였다. 롯데그룹은 2009년 롯데자산개발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에 투자해 대주주가 됐다. 리조트 개발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완공 이후 테마파크와 호텔, 콘도, 쇼핑몰 등을 직접 운영한다는 게 롯데그룹의 그림이었다.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도 나서 “롯데그룹을 글로벌 테마파크 리더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유통기반 기업집단이자 국내에서 롯데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참여는 해당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롯데 측의 태도는 돌변했다. 알려진 것으론 ‘토지 대금’이 문제였다. 롯데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2011년 수자원공사로부터 5040억원에 땅을 매입하기로 합의했는데, 본계약 체결을 하지 않은 채 부지가격을 2000억원 가량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13년 9월 말 토지대금 1차분 납입이 납부시한을 넘기며 사업 진행은 무산됐다.

물론 롯데 측이 단순히 ‘토지 대금’ 때문에 사업을 접었다고 보긴 어렵다. 사실상 사업의지를 상실했다는 게 당시 상황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일각에선 당시 롯데쇼핑 등에 대해 실시된 세무조사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차례 프로젝트가 무산된 이후에도 경기도와 화성시, 수자원공사 등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송산그린시티 유니버설스튜디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 수자원공사는 롯데와 계약이 파기된 후 다시 사업전략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국회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산입법) 개정을 통해 이 사업의 사업자 선정을 공모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결과 2015년 연말 중국 국영 건설사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SCEC)와 중국 국영 여행사 홍콩중국여행유한공사(CTS), 대우건설, 도화엔지니어링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진행은 더뎠고, 사업협상을 완료하지도 못한 채 협약체결 기간을 넘겨 결국 무산됐다.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 측의 사업 참가를 이끌어내지 못한 게 가장 큰 난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중국의 사드(THAD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도 한다.

두 번 연속 좌절을 겪은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은 2018년 재추진에 나서며 세 번째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신세계 측이 제시한 투자계획서는 4조5693억원 규모였다.

화성국제테마파크 추진을 위한 세 번째 도전은 앞서 두 번의 시도 보다는 걸음이 빨랐다. 지난해 4월 수자원공사와 신세계 프라퍼티는 이미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는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건설이 각각 90%, 10%씩 지분을 가진 사업회사 ‘신세계화성’을 지난해 9월 설립했고, 이어 12월에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개발사업 실시변경계획도 승인받았다.

만약 신세계와 수자원공사가 이달 중 ‘토지분양계약 체결’이라는 중요한 장벽을 넘으면 롯데보다도 한 발 더 나가는 게 된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개발계획 변경 승인 이후 60일 내에 토지분양계약을 체결하도록 돼 있다”며 “토지 감정평가는 진행된 상태고 신세계 측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지감정 가격 등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은 비밀에 붙이고 있는데, 취재결과 토지가격은 롯데 측이 사업 시행자로 나섰던 당시보다 3000억원 가량 높아진 8000억원 이상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취재원에 따르면 이번 사업 공모 당시 책정한 토지 예정가액이 8000억원 수준이었다. 신세계의 투자계획에도 이 수준의 토지 대금이 포함됐다.

토지분양대금은 실시계획 변경 이후 재감정이 진행됐지만 이보다 낮게 책정되지는 못한다. 이 사업의 사업자공모 공고문에는 “재감정 가격이 예정가격보다 낮을 경우 예정 가격을 적용하며, 재감정가격이 예정가격보다 높을 경우 높은 가격을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자금조달 계획 미정… 공동주택 분양이 부담 줄일 듯
토지계약이 체결되면 이제 관건은 4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마련이다. 아직까지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건설 외에 신세계화성에 지분을 투자한 투자자는 없다. 현재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할지 여부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는게 신세계프라퍼티 측의 입장이다.

다만 앞선 실패 사례에 비해 투자자를 모집하기에 여건이 좋아졌다는 게 부동산개발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사업 참여자들은 접근성 향상방안을 요구했었는데, 정부는 2019년 6월 관광 투자 프로젝트 지원 방안에서 화성복합 테마파크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신안산선 노선에 테마파크 역사를 반영하고, 2026년 개장 시기에 맞춰 해당 구간(원시∼테마파크) 건설 완료를 추진키로 한 것이다.

앞선 사업 추진 당시와 달리 이번 사업계획에는 테마파크 부지 내에 6000여 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공급 계획이 담겼다는 점도 주목된다. 아파트 분양을 통해 자금마련 압박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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