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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의 ‘배터리 동맹’, 첫 시작은 '파우치형 배터리'

SK이노베이션·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카 배터리 공동 개발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월 2일 오후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 액화수소사업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의 협업을 확대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기아와 공동으로 하이브리드자동차 배터리를 개발해 생산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이들 회사는 전동화 차량에 최적화한 파우치형 배터리를 개발·양산해, 실제 차량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한다. 이 배터리는 현대차가 2024년 선보일 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다.  
 
양사는 현대차·기아가 향후 출시할 차량 특성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제품 평가 및 성능 개선에 이르기까지 긴밀하게 협업할 계획이다. 다양한 모빌리티별로 최적화한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경제성까지 뛰어난 배터리를 제작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력에서 현대차·기아는 그간 축적해온 배터리 기술에 대한 노하우와 세계 최고 수준의 차량 설계 기술 등을 활용해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를 직접 설계한다.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 등을 결정하는 소재를 직접 검증해 선택하고, 적용 비율 등을 포함한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양을 선택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양산·품질 검증 등 전 분야에서 현대차·기아와 협력해 고품질 배터리를 만들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기아 외에 다양한 자동차업체들과 협력 모델을 확대한다.  
 
자동차업계 등에선 이번 협업에 대해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업체가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하는 협업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단순 납품 관계를 넘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협업 영역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공동 개발 협력 모델이 설계와 생산 회사는 구분되지만 밸류체인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전기차·배터리 산업에서 공동 발전의 전기를 만드는 획기적인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찬영 현대차·기아 파워트레인부품구매사업부장(상무)은 “글로벌 배터리 기술 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 모델을 통해 친환경차 경쟁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터리 개발, 양산, 품질 검증 등 전 분야에서 함께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장원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연구원장은 “완성차 업체 중 가장 경쟁력이 높고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현대차·기아와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강화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SK이노베이션의 독보적인 배터리 기술력과 제조 안정성으로 시너지를 일으켜 양사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K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넘어 전기차 충전기 등 전기차 관련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회사인 시그넷 EV 지분 55.5%를 2930억원에 인수한다고 15일 밝혔다. 2016년에 설립된 시그넷 EV는 350㎾ 초급속 충전기를 개발해 2018년 세계 최초로 미국 인증을 획득한 기업이다.  
 
SK는 또한 지리자동차그룹과 조성한 ‘뉴모빌리티 펀드’를 통해 볼보가 육성하고 있는 전기차 제조사인 폴스타에 약 6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폴스타는 이번 투자자 모집을 통해 글로벌 주요 투자자로부터 총 5억5000만 달러를 유치하게 됐다. 이 회사는 유럽과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친환경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올해 하반기 국내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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