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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활용해 투자자 시각 유지…증권사·K컬쳐 관련주 유망”

[투자 고수에게 듣는다 ④] '주식농부' 박영옥 대표 인터뷰 1
“코스피 5000까지도 갈 수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됐다”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전민규 기자]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해소되고 있어요. 그러니 코스피 3000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국내 주요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자본이 최대 70%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국내 투자자들의 참여는 아직도 낮은 편이죠.”
 
2001년 이후부터 연평균 투자 수익률 50%를 내고 있는 ‘슈퍼개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그를 대표하는 또 다른 수식어는 ‘주식농부’다. 정성을 들이고 자연과 소통하며 벼가 자라는 것을 지켜보듯, 그는 기업이 변화하고 커가는 것을 함께 지켜봤다. 알찬 혹은 알찰 기업을 골라 그 기업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살피는 끊임없는 애정이 ‘농심투자철학’의 핵심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월 26일 박 대표를 만났다. 그는 “초보투자자일수록 본인의 직업이나 취미와 연관된 업계서 알찬 기업을 찾는 게 좋다”며 본인이 최근까지 직접 발품을 팔았던 경험과 투자 성공담, 아쉬운 실패사례를 들려줬다.
 
주식농부의 투자 팁도 들을 수 있었다. “저는 1만원짜리 주식이 2만원이 됐으면 그중 절반을 처분해 더 좋은 ‘동업자’ 기업에 투자합니다. 이후엔 제가 투자한 기업의 서비스나 재화를 직접 이용해보면서 ‘내 투자가 옳았는지’ 꾸준히 체크합니다. 이게 기업과의 ‘투자동행’입니다. 농부가 여러 종류의 농작물을 관리하듯 관리자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코스피 3000은 시작...증권사와 K컬쳐 종목을 주목하라”

 
투자할 기업,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기업을 고를 때 우리의 오감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생활 속에서 찾는 건데요. 그 하나하나를 투자자의 관점을 통해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본인의 직업이나 취미와 연관된 기업부터 살피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컨대 본인이 방송업계에서 일을 한다면 카메라 관련 기업을 찾아본다거나, 어떠한 방송사나 콘텐츠 생산 기업이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비전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란 겁니다. 초보일수록 본인이 속해 있는 업계에서 좋은 기업을 찾는 것이 쉬워요. 1개의 기업이라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만 그 기업에 대한 가치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어요. 아는 범위 내에서 투자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본업도 망가져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여쭙고 싶어요. 대표께서 투자할 종목을 고를 때 어떻게 발품을 파시나요?
실제로 저는 아직도 실제로 그 회사를 방문해보곤 합니다. 그 회사에 직접 가서 보면 잘 될 회사인지 안 될 회사인지가 딱 보여요. 예컨대 어느 기업의 공장에 가면 저는 무조건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어요. 화장실에도 가보고요. 경비아저씨와 얘기도 해보고 또 식당 아주머니들의 표정, 직원들의 표정을 다 살펴요. 그럼 이 회사가 잘 될지 안 될지가 보여요. 기업은 결국 사람들이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발품을 팔라는 겁니다. 직접 방문이 힘들면 주위에서 물어보는 방법도 있죠. 근처 슈퍼나 미용실, 사우나 등에 가서 슬쩍 물어봐요. 그럼 그 회사가 잘 되는지 안 되는지, 지금 어떤지 작은 것부터 소소하게 다 들을 수 있습니다.
 
코스피 3200선을 돌파했습니다. 버블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나타난 결과이기 때문에, 저는 코스피 지수 3000을 시작이라고 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 원인인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투명한 지배구조, 낮은 배당 성향 등 이 3가지가 모두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버블’이라고 보는 이들의 주장은 ‘2000선에서 10년가량 머물다가, 또 코로나19로 1500까지 빠지더니, 갑자기 3000까지 치솟으니 조정될 것’이라는 건데요. 많이 올라왔으니 어느 정도는 조정 받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엔 3000선에서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저는 전망합니다. 지금도 경쟁력 있는 기업은 계속 올라가고 있거든요, 이게 본질입니다.
 
기업들의 경쟁력이 지수를 높이는 근본 요인이라고 보시는 거죠?
네 맞습니다. 투자를 할 때 많은 사람들은 경기 자체, 매크로적인 부분을 예측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투자 성공에 큰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투자한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나아요. 실제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개사들의 경우, 다 실적이 좋아서 올라온 거예요. 전 세계적으로도 성장주가 많이 올라왔고요. 과거 KT&G·SK텔레콤·현대중공업·KT 등은 실적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가치주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주가가 빠졌는데, 이제 주가가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요. 결국 성장주와 함께 가치주의 종목도 올라가니까 전체 지수가 올라가는 것이죠. 최근 3200을 돌파했는데, 당장은 아니지만 4000선 또 5000선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앞으로는 자산의 주기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러한 자본이 증권시장으로 들어올 겁니다. 그리고 그 플랫폼 창구 역할은 증권 회사들이 하고 있죠. 증권사들이 과거에 또 최근에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신뢰를 못 얻었지만, 증권사의 본질적인 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증권회사 관련 종목들이 비전 있을 것으로 보여요. 또 K컬쳐·K엔터·K푸드 등 관련주도 전망이 좋을 것 같아요. 국내를 넘어 해외로 시장 개척을 시작하는 KT&G나 CJ제일제당 등이요. 실적이 좋은 국내 내수기업 가운데 글로벌 기업화를 노리는 이런 종목들을 찾아봐야 합니다.
 
여태껏 국내 증시가 활발하지 않았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요.
수급의 문제가 컸을 것으로 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60%,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21%, 국민연금이 10%를 보유하고 있고요. 우리나라 국민은 10% 가량을 갖고 있어요.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에 자국민의 지분이 10%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은 상당히 적은 수치죠. 우리나라 4대 금융지주 지분을 봐도 최대 70%가량이 외국인 지분이고 보통 50%를 넘어요. 우리나라는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고 있는데, 이 금융자본을 운용하는 금융지주들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 자본이라는 거죠. 이런 것을 보면 너무 답답하고 우려스럽습니다.
[정리=강민경 기자]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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