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튼 하나로 바꾸는 시계 스트랩
애플, 나이키·에르메스 등과 협업해 ‘시곗줄’ 출시

스마트워치 ‘줄질’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다. 줄질이란 스마트워치 스트랩을 취향대로 바꿔가며 시계로 꾸미는 것을 뜻하는 은어다. 스마트워치를 일종의 D.I.Y(Do it yourself,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 상품)하기 위해 여러 개의 시곗줄을 추가로 사는 것이다. 정품 스트랩 가격은 대개 6만~12만원 선이다.
일반 시계의 줄을 바꾸려면 직접 시계방을 찾아야 하는 등 불편함이 따랐지만 스마트워치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얼마든지 교체가 가능하다. 서울 중구에 사는 안용언씨(29)는 “아날로그 시계와 달리 스마트워치는 스트랩 교체가 간편하다 보니 더 자주, 다양하게 바꾸게 된다”며 “싫증날 때 교체하면 마치 새 제품을 착용한 듯해 기분전환에 좋다”고 말했다.
시곗줄이 닳아서 스트랩을 사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스트랩을 바꾸기 위해 스마트워치를 살 정도다. 직장인 윤기태(30)씨도 그중 하나다. 애플워치 실버 색상을 사용하는 윤씨는 구매 당시 원하는 스트랩에 맞춰 본품 색상을 골랐다. 그는 “실버가 여러 스트랩에 어울리는 색상이라 골랐다”며 “스마트워치에는 심박수 측정 등 건강 관련 기능들이 많이 탑재돼 있지만 어차피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라 그냥 디자인이 예쁜 걸로 샀다”고 강조했다.
오늘은 체인, 내일은 가죽…‘줄질’의 세계

MZ세대가 스마트워치 줄질에 열광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양성이다. 유행에 민감한 이들은 줄질을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삼는다. 스트랩은 여느 패션제품처럼 유행을 따르고, 계절감을 타기도 한다.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의 투명 스트랩이나 체인이 인기고, 겨울에는 가죽 스트랩이 ‘대세’다.
삼성의 스마트워치인 ‘갤럭시워치’를 구매한 직장인 김예슬씨(27)는 줄질로 매번 새로운 시계를 차는 기분을 느낀다. 그는 “요즘 스마트워치는 웬만한 중저가 아날로그 시계 브랜드와 가격이 비슷해서 구매할 때도 큰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효준씨(31)는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여러 스트랩을 갈아 끼우는 재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워치페이스’에 맞춰 줄질하는 이들도 많다. 워치페이스란 스마트워치 화면에서 시간이 표시되는 부분으로, 아날로그 시계의 다이얼(시계판) 역할을 한다. 워치페이스와 스트랩 색상을 맞추면 ‘구찌’나 ‘롤렉스’처럼 명품 느낌을 낼 수 있어 고가 브랜드 시계를 선뜻 구입하기 어려운 2030세대에게 인기다.
유통업계도 ‘줄질족’을 겨냥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는 2016년부터 애플워치와 협업한 제품을 내고 있다. ‘에르메스’도 2015년부터 콜라보를 통해 애플워치 한정판과 스트랩을 출시하고 있다. 에르메스의 경우 스트랩 가격이 40만~60만원에 이르러 어지간한 스마트워치보다 비싸지만 ‘배보다 배꼽이 큰’ 소비에 소비자들은 열광한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MZ세대는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는 특성이 있다”며 “스마트워치에서 가장 돋보이는 스트랩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의 액세서리가 아닌 독자적인 메인 기기로 성장함에 따라 ‘줄질’에 대한 수요도 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두현·임수빈 인턴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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