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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코인도란] 중국발 '비트코인 옥죄기'…코인시장 미래는

중국발 악재에 휘청이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경쟁력은 부각
한은, 금리 인상 시사…중요해진 6월 美 경제 지표
당분간 거시경제 소식보다 '중국발 코인뉴스' 주목해야

 
 
류허 중국 경제부총리는 지난 21일 ″비트코인 거래 및 채굴 행위를 강력히 단속할 것″이라고 밝히며 코인시장에 '중국발 충격'을 줬다.[사진 WEF]
 
데자뷔일까. 중국발 악재가 시장을 뒤흔들었다. 중국은 비트코인 거래와 채굴을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2017년 9월에도 그랬다. ICO(암호화폐를 통한 자금모집)를 금지하고 중국 내 거래소를 불법화했다. 거침없이 오르던 비트코인 가격에 충격이 왔다. 하지만 그해 12월, 비트코인은 2만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떨까. 중국발 악재는 대세 상승장의 소음일까, 하락장 전환의 신호탄일까.
 

국내에선 무슨 일이?=“안전한 거래소로 옮겨라”

 
시장에선 은성수 금융위원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 지난달 이른바 ‘어른 발언’(“(젊은 층이)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얘기해 줘야 한다”)으로 논란이 된 그다. 그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에는 20만명이 넘게 참여했다. 그런데,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급등했다. 그럴 것이 1분기 시장에 진입한 ‘코린이’(신규 투자자)가 250만명에 이른다. “어른이 말할 때 들을 걸”이라는 후회가 넘쳐났다.
 
당시 감정적으로는 어른 발언이 문제가 됐지만, 핵심은 ‘거래소 폐쇄’ 언급이다. 은 위원장은 당시 “가상화폐 거래소 200개가 있지만 9월까지 등록되지 않으면 다 폐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2의 박상기냐’는 소리까지 나왔다.
 
그는 26일 문제의 이 발언에 대해 “안전한 거래소로 옮기라는 취지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금법에 따라 거래소 신고가 정착되면 그 테두리 안에 있는 분들의 투자자금은 안전하게 보호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거래소가 문제다. 어떤 거래소가 안전한 거래소일까. 아직까지 신고수리 절차를 마친 거래소는 없다. 금융당국은 6월에 일괄 접수를 받는다고 한다. ‘1호 거래소’ 자리를 노린 과도한 경쟁은 지양하겠다는 취지다. 현재로서는 실명계좌가 있는 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 등 4곳이 안전한 거래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물론 이들 거래소도 6~7월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
 
나머지는 어떻게 될까.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은 거래소와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카카오뱅크도 난색을 표한다. 이미 실명계좌를 내주고 있는 신한은행(코빗), NH농협은행(빗썸·코인원), 케이뱅크(업비트)는 추가로 거래소와 계약을 확대하지는 않겠단다. 남은 건 지방은행인데, 이곳도 그리 우호적이지 않는 분위기다. 내가 거래하는 거래소가 9월 24일 문을 닫지는 않을지 따져봐야 한다. 벌써부터 돈을 인출해 주지 않아 투자자들이 고소에 나선 거래소가 등장했다.
 

해외에선 무슨 일이?=중국발 악재 vs 미국발 호재

 
시장이 상승 쪽으로 방향을 트는가 싶으면 '중국발 악재'가 등장한다. 류허 부총리가 21일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뒤 후속조치에 따른 악재가 산발적으로 튀어나온다. 중국 채굴업체 'BTC톱'은 중국 내 채굴 중단을 선언했다. 다른 업체인 '해쉬카우'도 채굴기 매입을 중단했다. '후오비'도 중국 본토에서 비트코인 채굴 서비스와 채굴 장비의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특히 네이멍구 자치구가 채굴 단속에 열을 올린다. 25일 채굴 금지를 위한 규제 내용 초안을 내놨다. 채굴업자뿐 아니라 이들에게 장소나 전기 등을 제공하는 기업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채굴하다 적발되면 신용불량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라가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기차표 예약 등에까지 불이익을 받는다.
 
중국이 2017년부터 비트코인에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지만, 하필 지금 채굴장 단속을 강화한 건 의문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환경이슈다. “206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국가를 달성하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목표에 비트코인 채굴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네이멍구는 값싼 전기료 때문에 비트코인 업체들이 대거 몰리면서 ‘비트코인 채굴의 성지’로 불린다. 전세계 비트코인의 약 8%가 채굴된다. 네이멍구 정부는 지난 3월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중앙정부의 강력한 질책을 받았다. 여기에 부총리까지 나서 채굴 문제를 직접 언급하니 규제의 고삐를 더 죌 수밖에 없다.
 
3대 마이닝풀이 아닌 네이멍구 자치구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채굴업체에 대한 단속이 집중되다 보니 시장에서는 ‘수력발전은 괜찮다’, ‘과거와 달라진 것 없다’ 등 중국발 악재를 과대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의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를 내버려두면 국가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를 이끌고 있는 레이 달리오는 “개인적으로는 채권보다 비트코인이 낫다”고 말했다.[사진 블룸버그]
 
중국과는 달리 미국 쪽은 호재가 넘쳐난다. 무엇보다 월가가 비트코인을 환영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를 이끌고 있는 레이 달리오는 최근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채권보다 비트코인이 낫다”고도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경기대응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사냥꾼’으로 알려진 칼 아이칸도 비트코인에 1조원 넘는 돈을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애플은 암호화폐 관련 경력 사업자 채용공고를 내면서, 암호화폐 시장 진출 기대감을 높였다.
 

위클리 코인=유니스왑(UNI), DEX의 미래를 열다

 
암호화폐 가격 폭락은 이더리움 체인 기반의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에 전화위복이 됐다. 그간 비싼 수수료가 문제가 됐는데, 값싼 수수료를 표방한 체인이 결정적 순간에는 아예 마비가 되면서 플랫폼으로써의 이더리움의 경쟁력이 되레 부각됐다.
 
특히, 이더리움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DEX)인 유니스왑은 이달 초 내놓은 V3(3번째 버전 모델)로 인해 'DEX의 미래'로 급부상 중이다. 5일 런칭한 유니스왑 V3는 중앙화 거래소의 강점인 오더북(매수·매도 정보를 기록한 문서)을 사용하는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토큰을 거래할 수 있게 만들었다. 탈중앙화의 이점에 중앙화의 강점까지 더한 셈이다. 덕분에 19일 유니스왑의 거래량은 사상 최대인 57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V3의 성공으로 유니스왑 토큰(UNI)의 가격은 24일 저점 대비 28일 기준, 두 배 가까이 오른 28달러선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우숴블록체인 팔로우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도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압박의 강도가 점점 세지는 분위기다. 6월 4일 발표되는 미국 5월 비농업고용 지표와 5월 실업률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금은 거시경제 변수보다 코인 시장 자체의 뉴스가 훨씬 중요해진 시점이다. 특히 중국발 뉴스를 신경써야 한다. 아쉽게도 중국어로 된 코인 뉴스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나마 한국에서 발빠르게 중국 코인시장 뉴스를 영어로 접할 수 있는 채널은 1인 미디어인 우숴블록체인이다. 이곳의 트위터 계정(@WuBlockchain)을 반드시 팔로우 해야겠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주식·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최근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기자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구독·좋아요·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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