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손해율 줄었는데… 보험료 '인하 없다'는 손보사
1~5월 빅4 손보사, 차보험 손해율 70%대로 하락
지난해 3월, 코로나19 본격 확산 이후 손해율 꾸준히↓
보험료 인상 명분 사라진 손보사, "적자폭 여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에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꾸준히 감소세를 보인다. 특히 대형 손보사들의 1~5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0%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손해율 하락세가 지속되면 향후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2017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꾸준히 하락하자 보험료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올 하반기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여행 증가 등의 이유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보험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손보사 11곳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가마감 기준)은 82.8%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88.5%)에 비해 5.7%포인트 낮다. 2019년 5월(95.4%)과 비교하면 무려 12.6%포인트가 하락했다.
자동차보험시장 84% 이상(지난해 말 기준)을 점유하고 있는 빅4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로 범위를 좁히면 손해율은 더 하락한다.
2019년 빅4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1.6%였고 지난해에는 85%로 감소했다.
이어 올 1~5월까지 빅4 손보사의 평균 손해율은 79.5%로 80%대 아래로 하락했다. 특히 빅4 손보사의 올 3월과 5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각각 76.6%, 76.8%를 기록, 77% 아래로 떨어졌다.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이 76~77%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 3월과 5월, 빅4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사업에서 적자를 보지 않은 셈이다. 또 90%대를 웃돌던 전체 보험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도 코로나19 이후 안정화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전달(89.2%) 대비 약 5%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초기, 야외활동 자제와 함께 질병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며 차량 운행량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당시 손보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이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여름휴가, 장마, 태풍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예년 수준으로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6월 이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5월에 비해 오르긴 했지만 예년보다 낮았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9년보다 약 10%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올 상반기까지 손해율 하락 분위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2019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1조6445억원의 적자를 봤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이 줄며 자동차보험 적자분은 3799억원으로 전년대비 4배가량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영업손익도 개선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웃나라 일본의 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교통사고율이 줄자 2년 연속 자동차보험 책임보험료를 내렸고 내년 1월에는 임의보험료까지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자동차보험 적자폭을 줄이고 있는 국내 손보사들도 '보험료를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진다.
실제로 지난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 영향으로 적자폭을 상당부분 줄이며 1조31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91.5%(6294억원) 증가한 수치다.
또한 손보사들은 과거 손해율 하락시 보험료 인하에 나선 적도 있다. 국내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2014년 88.4%를 찍은 이후 2015년 87.8%, 2016년 83%, 2017년 80.7%까지 3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2017년 1분기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8%까지 떨어졌다. 당시 자동차보험 적자 요인이었던 외제차량 렌트비가 조정되고 지급기준이 신설된 것이 손해율을 크게 낮춘 원인이었다. 이처럼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이 지속되자 금융당국의 압박이 커졌고 일부 손보사들은 2017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
하지만 손보업계는 올 하반기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증가로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다시 손해율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처럼 보험료 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오히려 보험료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만 손해율이 꾸준히 하락하며 올릴 명분이 없어져 난감한 눈치다.
한 손보사 고위 임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줄었지만 여전히 적정수준보다는 높고 적자도 지속되고 있다"며 "공임비나 도장비 등 원가가 상승하고 있고 하반기 정비수가 인상까지 고려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이 2017년의 사례를 답습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7년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내리자 이듬해 다시 치솟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90%를 넘어섰다.
현재의 안정적인 손해율은 코로나19로 인한 교통사고 감소와 함께 지난해와 올 초 보험료를 인상한 영향이 크다. 이처럼 보험료 조정이 손해율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손보사들은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이 커질까 우려하는 눈치다.
최근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대책으로 경상환자 과잉 치료비 개선방안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 당국 입장에서는 손보사들에게 하반기나, 내년 초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주문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기본 방침은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억제"라면서도 "하반기 상황을 봐야겠지만 손해율이 더 떨어지면 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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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같은 손해율 하락세가 지속되면 향후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2017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꾸준히 하락하자 보험료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올 하반기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여행 증가 등의 이유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보험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해율 하락, 일시적? 1년간 10% 이상 줄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손보사 11곳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가마감 기준)은 82.8%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88.5%)에 비해 5.7%포인트 낮다. 2019년 5월(95.4%)과 비교하면 무려 12.6%포인트가 하락했다.
자동차보험시장 84% 이상(지난해 말 기준)을 점유하고 있는 빅4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로 범위를 좁히면 손해율은 더 하락한다.
2019년 빅4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1.6%였고 지난해에는 85%로 감소했다.
이어 올 1~5월까지 빅4 손보사의 평균 손해율은 79.5%로 80%대 아래로 하락했다. 특히 빅4 손보사의 올 3월과 5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각각 76.6%, 76.8%를 기록, 77% 아래로 떨어졌다.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이 76~77%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 3월과 5월, 빅4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사업에서 적자를 보지 않은 셈이다. 또 90%대를 웃돌던 전체 보험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도 코로나19 이후 안정화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전달(89.2%) 대비 약 5%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초기, 야외활동 자제와 함께 질병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며 차량 운행량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당시 손보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이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여름휴가, 장마, 태풍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예년 수준으로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6월 이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5월에 비해 오르긴 했지만 예년보다 낮았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9년보다 약 10%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올 상반기까지 손해율 하락 분위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2019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1조6445억원의 적자를 봤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이 줄며 자동차보험 적자분은 3799억원으로 전년대비 4배가량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영업손익도 개선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래도 '보험료 못 내린다'는 손보사, 왜?
이웃나라 일본의 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교통사고율이 줄자 2년 연속 자동차보험 책임보험료를 내렸고 내년 1월에는 임의보험료까지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자동차보험 적자폭을 줄이고 있는 국내 손보사들도 '보험료를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진다.
실제로 지난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 영향으로 적자폭을 상당부분 줄이며 1조31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91.5%(6294억원) 증가한 수치다.
또한 손보사들은 과거 손해율 하락시 보험료 인하에 나선 적도 있다. 국내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2014년 88.4%를 찍은 이후 2015년 87.8%, 2016년 83%, 2017년 80.7%까지 3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2017년 1분기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8%까지 떨어졌다. 당시 자동차보험 적자 요인이었던 외제차량 렌트비가 조정되고 지급기준이 신설된 것이 손해율을 크게 낮춘 원인이었다. 이처럼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이 지속되자 금융당국의 압박이 커졌고 일부 손보사들은 2017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
하지만 손보업계는 올 하반기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증가로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다시 손해율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처럼 보험료 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오히려 보험료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만 손해율이 꾸준히 하락하며 올릴 명분이 없어져 난감한 눈치다.
한 손보사 고위 임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줄었지만 여전히 적정수준보다는 높고 적자도 지속되고 있다"며 "공임비나 도장비 등 원가가 상승하고 있고 하반기 정비수가 인상까지 고려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이 2017년의 사례를 답습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7년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내리자 이듬해 다시 치솟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90%를 넘어섰다.
현재의 안정적인 손해율은 코로나19로 인한 교통사고 감소와 함께 지난해와 올 초 보험료를 인상한 영향이 크다. 이처럼 보험료 조정이 손해율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손보사들은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이 커질까 우려하는 눈치다.
최근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대책으로 경상환자 과잉 치료비 개선방안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 당국 입장에서는 손보사들에게 하반기나, 내년 초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주문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기본 방침은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억제"라면서도 "하반기 상황을 봐야겠지만 손해율이 더 떨어지면 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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