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하나은행의 해외 진출…‘중국-대만-인니’ 삼각구도 공략
업계 최초로 대만 지점 인가 획득
지난해 중국 순익 11배 증가…대만 지점 인가로 순익 확대 기대
인도네시아서 라인 협업으로 디지털뱅크 출범도
하나은행이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국 법인서 순이익이 급증한 이후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손잡고 디지털뱅킹 서비스 ‘라인뱅크’를 시작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대만 지점 인가까지 받으며 ‘중국-대만-인도네시아’ 3국을 통한 해외 공략을 만들어내는 분위기다.
은행 업계 최초로 대만 지점 인가 획득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국내 은행 최초로 대만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타이베이(Taipei) 지점 개설 인가를 획득했다. 이 지점은 내년 초 오픈을 목표로 현재 점포 개설을 위한 행정 업무와 실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대만 지점의 현지화를 위해 영어와 중국어가 가능한 현지 전문 인력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하나금융투자 등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와의 협업과 글로벌 금융기관과의 소통을 강화해 투자은행(IB) 영업 활성화 및 글로벌 금융비즈니스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만 지점 획득은 하나금융의 ‘글로벌 2540’ 전략하에 추진된 해외 진출의 결실로 평가 받는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 비중을 전체 이익의 4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국내 대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영업 시장을 해외로 확장하지 않고선 수익성을 높일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해외 순익 전년 比 2배 증가…중국서 순익 급증 영향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의 글로벌 부문 이익은 5374억원으로 전체의 20.4%에 달했다. 전년도 글로벌 부문 이익 비중은 19.2%로 지난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특히 하나은행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해외 법인 순이익은 143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107%) 증가했다.
순이익 비중만 보면 하나은행의 해외 법인 순익은 신한은행(2340억원)에 비해 1000억원 가량 적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해외 법인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상황이라 하나은행에 비하면 해외 진출 속도가 더딘 모습이다. 우리은행의 해외 법인 순이익도 같은 기간 6.8% 줄어든 1074억원을 기록, 해외 법인 순이익에서 하나은행에 2위 자리를 내줬다.
하나은행의 국외 지점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총 126개를 기록, 신한은행(163개)과 글로벌 진출에서 빅2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진출한 국가는 총 24개국으로 신한은행보다 4개국 더 많다. 특히 동남아만 아니라 유럽(영국·독일·프랑스 등 6개국), 중남미(브라질·파나마 등 3개국) 지역까지 진출해 있어 국내 시중은행 중 진출 국가가 가장 다양하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해외 법인 순이익이 늘었던 이유는 중국 현지법인의 이익이 많이 늘어난 덕분이다. 하나은행의 중국 현지법인의 지난해 말 순이익은 총 8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매매 확대가 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현재 하나은행 중국 유한공사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동북3성 등을 주요 전략적 요충지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말 중 중경에도 지점을 둘 계획이다.
라인(LINE) 손 잡고 인도네시아 디지털뱅킹 진출
하나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에 디지털은행 서비스를 내놓으며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은 2014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한 이후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법인지점만 50곳 이상 운영되는 등 인도네시아는 하나은행이 동남아 거점 지역으로 여기는 곳이다. 업계에선 하나은행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손잡고 ‘라인뱅크’를 시작한 만큼 해당 지역의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금융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고객은 ‘라인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계좌 개설, 정기예금, 직불카드, 무카드(cardless) 출금, 공과금 납부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라인뱅크는 향후 대출 상품도 내놓고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라인이 지난 3월 기준 주요 4개국(일본·대만·태국·인도네시아)에서 월간활성이용자(MAU) 1억690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국내 카카오뱅크가 카카오 메신저를 통해 이익을 빠르게 늘린 것처럼 현지 리테일 금융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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