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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치솟는데 지지부진한 정제마진…정유사 실적 전망 '먹구름'

석유 수요 회복 기대감만큼 제품 수요 증가 못해
“하반기 수익성 악화” vs “정제마진 대폭 개선”

27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배럴 당 70달러를 넘어선 이후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제마진은 1달러대에 머무는 등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 비용 등을 제외한 정제마진은 정유사 수익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다. 국제유가 상승 흐름에도 정유사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낀 이유다.  
 

국내 정유사 정제마진에 발목?

 
28일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 당 70달러를 넘어선 이후에도 지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사상 초유의 배럴 당 마이너스를 기록한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지속 상승해 배럴 당 70달러 중반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0.76% 오른 배럴 당 75.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1일 배럴 당 70달러를 넘어선 이후 지속 상승해 70달러 중반 수준까지 오른 셈이다. 이달 25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 선물 가격 종가 역시 배럴 당 74.05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 당 50달러 후반에서 60달러 초반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은 이달 23일 국제유가 전문가 협의회를 열고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배럴 당 64~69달러로 전망했으며, 한국은행은 최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 당 70달러를 소폭 상회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 상승 흐름과 대조적으로 정제마진은 쉽사리 반등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3주차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 당 1.2달러로 집계돼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폭이 반영될 정도로 정제마진이 회복되지 않은 것이다. 통상 배럴 당 4~5달러 정도가 정유사 손익분기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유사 입장에선 수익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유업계에선 국제유가 상승이 단기적으로 재고 관련 이익으로 반영돼 실적 상승이 가능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정제마진 상승 없이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석유 수요 회복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지만, 실제 휘발유나 항공유 등 석유 제품 수요 회복이 더뎌 정제마진 상승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정유사의 수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이 회복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하반기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증권업계에선 국내 정유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726억원으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6292억원)보다 약 4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3590억원 수준으로, 1분기(5025억원)보다 2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정유업계 안팎에선 올해 하반기에 정제마진이 대폭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많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석유 수요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 등으로 항공유 등 석유 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정제마진 역시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많다”고 전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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