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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인기 시들한데…상반기 TDF에 1조8000억원 몰린 이유는?

DB·DC형보다 수익률 높아 자금 몰려…3년 평균수익률 28.4%
투자상품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 있고, 연 1~2% 보수도 내야

 
 
상반기 동안 타깃데이트펀드(TDF)에 1조8000억원의 돈이 몰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 128개 TDF의 설정액은 5조5473억원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올 초부터 지난 7일까지 1조2932억원이 빠져가는 동안 같은 기간 동안 TDF에는 1조878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타깃데이트펀드라는 이름은 ‘날짜를 겨냥한 펀드’라는 뜻이다. 여기서 날짜는 은퇴 시점이다, 가입 당시 정한 은퇴 시점이 가까울수록 포트폴리오의 편입 자산이 보수적으로 변하게 설계해 놓은 초장기 혼합형 펀드다. 목표 날짜에 납입이 끝나는 ‘퇴직 목표형’과 목표 날짜 이후에도 자산이 보수적으로 운용되는 ‘퇴직 후 소득추구형’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투자자 나이가 젊을 땐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고수익을 추구하고, 은퇴가 다가올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공모펀드 시장이 부진한 와중에도 TDF로 돈이 몰리는 건 수익률 때문이다. TDF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28.39%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 퇴직연금 전체 평균 수익률은 2.58%였다. 유형별로는 DB형(확정급여형) 1.91%, DC형(확정기여형) 3.47%, 개인형 퇴직연금(IRP) 3.84%로 큰 차이는 없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다 보니, 연금자산을 투자하되 주식과 채권에 분산해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TDF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한화자산운용의 ‘LifePlusTDF2045’의 3년간 수익률은 38.53%로 가장 높다. 이 상품은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JP모건으로부터 투자자문을 받아 운용되는 상품으로, 국내외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한다. 1년 수익률도 26.83%다. KB자산운용의 ‘온국민TDF2050’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TDF알아서2040’의 3년 수익률은 37%가 넘는다. 키움자산운용의 ‘키워드림TEF2040’이 33.13%의 수익을 냈다. 
 
TDF에 돈이 몰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 자산운용사 간 고객 유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6년 TDF 상품을 내놓은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3곳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4곳이다. 이 중 투자자들의 자금을 가장 많이 흡수한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13개 펀드에서 2조3113억원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 그 뒤로 삼성자산운용(24개·1조3349억원), KB자산운용(12개·6386억원) 등이 있다.  
 
TDF 가입 전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TDF는 어디까지나 투자상품이다. 은퇴날짜에 맞춰 마법처럼 자산 배분을 한다고 자산의 손실위험까지 보호해준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기껏해야 재산상의 손실을 끼치는 선에서 그치는 다른 펀드와 달리 TDF는 노후가 걸린 상품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TDF는 비용부담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불입금의 0.2~1.5%, 국내에선 1~2%를 보수로 뗀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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