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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스팩 시장②] 스팩 본고장 미국에서도 성적은 ‘지지부진’

올 2분기 美 스팩 건수 1분기 대비 79% 줄어
스팩 거품 빠지고 규제로 스팩 투자주의보 발령

 
 
◆ 스페셜리포트  
① 스팩株, 이유 없는 널뛰기에 ‘투자주의보’
② 스팩 본고장 미국에서도 성적은 ‘지지부진’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던 미국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의 인기가 식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스팩 상장은 64건으로 1분기에 비해 79% 급감했다. 스팩 시가총액 규모도 약 103조원(885억 달러)에서 약 15조원(135억 달러)로 줄었다. 
 
스팩은 미국이 본고장이다. 지난 1993년 미국 GKN증권이 스팩을 통한 기업 인수에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비상장 기업을 상장시키는 방법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기업상장(IPO)보다 절차가 간소해 개인투자자에겐 짧은 시간 안에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1년간 세계 증시에서 신규 상장에 몰린 자금 약 259조원(2300억 달러)의 절반에 달한다.  
 
스팩은 합병에 실패해도 투자자는 초기 투자원금(미국 스팩의 공모가는 보통 10달러로 형성)을 돌려받을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도 많이 유입됐다. 그러나 최근 스팩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미국이 스팩 규제에 나서면서 스팩 투자 주의보가 켜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 스팩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팔거나 나눠주는 신주인수권을 특정 상황에서 자본이 아니라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SEC는 회계 지침 변경을 알리면서 공정가치 변동분을 주기적으로 회계에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직접투자 대신 미국 스팩 ETF 투자도 대안 

 
여기에 스팩과 합병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도 폭락했다. 미국 수소트럭회사 니콜라 주가는 9일 기준 연초 이후 38.12% 하락했다. 니콜라는 지난해 6월 벡토IQ(VectoIQ)스팩과 합병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후 약 33조원(300억달러)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기술력 부족 의혹으로 약 4조원(38억달러)이 줄었다. 전기차회사 로즈타운모터스도 다이아몬드피크(DiamondPeak) 스팩과 지난해 8월 합병 후 신차를 내놓지 못하며 주가는 9일 기준 연초 이후 69.73% 하락했다.
 
주가 부진에 미국 증권업계에서도 스팩 투자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만약 국내 투자자가 미국 스팩에 투자를 생각한다면 미국 스팩 ETF나 펀드가 적합하다. 미국 스팩은 국내 보다 상장 건수도 많고 투자 정보도 부족해서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는 19개 스팩주가 상장했지만, 같은 기간 미국 증시에는 200개가 넘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스팩 시장은 규모가 크고 모든 스팩 상장 기업의 수익률이 좋은 것도 아니다”라며 “스팩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개별 스팩에 대한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스팩 ETF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달 상장한 미국 스팩 및 스팩 합병 기업공개(IPO) 종목에 투자하는 ‘KINDEX 미국스팩&IPO INDXX’ ETF는 9일 기준 상장 후 수익률이 2.76%다. 이 상품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스팩주 40%와 스팩과 합병으로 상장한 종목 60%로 구성된 ‘인덱스엑스 스팩&넥스트젠IPO 지수(INDXX SPAC & NEXTGEN IPO INDEX)’를 추종한다. 지수는 루시드 모터스(7.94%), 스포츠 베팅 운영사 드래프트킹스(5.27%), 헤지펀드 투자자인 빌애크먼이 설립한 스팩인 퍼싱 스퀘어 톤틴(2.58%) 등 약 300개 종목에 투자한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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