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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맛·토마토맛·마라맛…‘K-스낵’이 세계인 입맛 사로잡은 비결은?

현지인 식습관 연구개발한 제품으로 입맛에 '딱'
유럽에선 면발 짧게, 동남아선 맵기 추가…라면도 현지화 전략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지하철 역에는 꼬북칩 자판기가 설치돼있다. [중앙포토]
 
라임맛, 토마토맛, 자색고구마맛, 마라맛 등. 국내에서는 맛볼 수 없는 스낵을 해외에서는 맛볼 수 있다. 각국의 문화와 취향을 반영해 재탄생한 K-스낵들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오리온 과자 ‘꼬북칩’은 미국 대형마트 샘스클럽의 72개 매장에 입점했다. 그동안 꼬북칩은 미국 한인마트와 코스트코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유통됐지만 미국인의 입맛을 저격한 간식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번에 추가 판로 개척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K-간식 해외 인기 비결은 ‘현지화 전략’

이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 덕분이다. 오리온은 미국 시장에 꼬북칩 ‘플레이밍라임맛’을 출시했다. 매콤한 맛을 좋아하는 히스패닉의 입맛을 저격해 새롭게 출시된 제품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스낵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스낵 구매력이 높은 히스패닉을 우선 공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꼬북칩이 입점하는 샘스클럽 매장은 미국 서부 3개 주(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콜로라도)에 위치했다. 미국 서부 지역은 히스패닉 인구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해당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 히스패닉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꼬북칩의 미국 매출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꼬북칩 콘스프맛 [중앙포토]
 
오리온의 현지화 전략은 중국 시장에서도 통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중국에서만 1조90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현지 입맛에 맞게 다양하게 출시한 간식이 그 비결로 꼽힌다. 오리온은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꼬북칩 마라롱샤맛, 오!감자 토마토맛, 고래밥 허니밀크맛 등을 출시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마라, 토마토 같은 식재료를 제품 개발에 녹여낸 것이다. 중국 현지 소비자 입맛을 저격한 제품들은 잇따라 히트를 치고 있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여 출시된 고래밥 토마토맛 [중앙포토]
 
오리온은 성공적인 해외 진출과 간식 현지화를 위해 글로벌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글로벌연구소에서는 세계 각국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맛과 전략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 시장 진출시 ‘지역적 시장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한다”며 “한국 간식의 현지화로 각국 지역 시장을 확대하고, 지역을 넓혀가며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건에 할랄까지... 식습관 고려한 K-라면 현지화 전략

미국 코스트코에서 유통되고 있는 신라면 [중앙포토]
 
유통업계의 현지화 전략은 라면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농심은 현지 식습관에 초점을 두고 입맛에 맞는 라면 개발을 진행했다. 농심은 채식주의자를 위해 채식 라면 ‘순라면’을 출시했다. 이는 채식 인구가 많은 스위스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팔렸다. 한편 매운맛을 좋아하는 동남아 사람들을 위해서 ‘신라면레드’와 ‘신라면레드컵’을 출시했다. 두 라면은 기존 신라면보다 3배 이상 맵게 출시된 제품이다. 뿐만아니라 농심은 서구권에서 출시되는 라면 면발의 길이를 아시아권보다 짧게 줄였다. 젓가락보다 포크에 익숙한 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라면의 현지화에 성공한 농심은 해외 매출 실적을 갱신 중이다. 지난해 농심의 해외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전체 매출 대비 해외 매출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할랄 버전으로 출시된 불닭볶음면 [중앙포토]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도 대표적인 현지화 전략 성공사례다. 불닭볶음면의 지난해 매출 4100억원 중 3100억원(약 75%)이 해외에서 나왔다. 삼양식품은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해 불닭볶음면 ‘할랄’ 버전을 내놓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무슬림이 절대다수인 국가에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불닭볶음면, 까르보 불닭볶음면 등 다양한 불닭볶음면 라인들이 할랄 버전으로 출시됐다. 그 결과 불닭볶음면은 매년 말레이시아에서만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팝 열풍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K-콘텐트 열풍까지 불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것이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현지화 전략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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