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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시티 된 평택 브레인시티①] “대장동 5배인데…” 평택 주민들 분노하다

2조8000억원 규모 브레인시티, 알짜부지는 민관합동 추진
PF대출약정 마감 하루 앞두고 등장한 중흥토건… 경기도는 감사요청 뒷전·지역 정치권 연루설까지

 
 
평택 브레인시티 조감도. [사진 중흥건설그룹]
 
“대장동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 브레인시티는 논란이 되지 않아 의아했다.”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평택 시민이 한 말이다. 그는 “처음 취재요청을 받고 ‘올 것이 왔구나’라는 심정이었다”며 “두 사업 사이에 유사성이 많은 데다 오히려 ‘사이즈’는 이쪽(브레인시티)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평택지역 관계자들 사이에서 ‘성남시 판교대장지구 민간사업자 특혜’ 논란과 맞물려 브레인시티 사업에 대한 문제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2단계 사업은 판교대장지구와 동일한 민관합동 SPC(특수목적법인)이 시행을 맡아 민간출자의 적절성에 대해 문제가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화천대유’ 관련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원유철 국민의힘 의원 등의 관련설도 부상하고 있다.  
 

성균관대 유치 실패하자 수익 사업으로 탈바꿈

평택 브레인시티 택지조성지 현장. [사진 박지윤 기자]
 
브레인시티는 경기도 평택시 송탄 일대 482만㎡(2020년 12월 고시 기준) 면적에 총 사업비 약 2조8000여억원이 투입돼 조성되는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이다. 92만㎡에 달하는 판교대장지구보다 규모가 5배 이상 크다.  
 
지역 관계자들은 민간기업인 중흥그룹 계열사가 공공택지사업인 브레인시티에서 시행뿐 아니라 택지조성공사, 아파트 공급 등 다양한 형태로 수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중흥은 2017년 6월 PF대출약정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브레인시티 2단계 사업 시행사인 공공SPC(특수목적법인) 민간 출자사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산업시설용지가 대부분인 1단계 사업(146만㎡)이 공영방식으로 진행되는 데 비해 이보다 면적이 2배 이상 큰 2단계 사업(335만㎡)은 민관합동출자법인인 공공SPC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 장남 정원주 부회장이 대주주인 중흥토건을 비롯, 중흥 계열사는 2단계 시행사인 브레인시티 프로젝트 금융투자(브레인시티PFV)의 민간 지분 68%를 전량 인수함으로써 브레인시티 택지개발수익을 상당부분을 확보하고 있다. 
 
2단계 사업은 브레인시티 부지에서도 ‘알짜’로 알려져 있다. 브레인시티 개발사업 자체가 애초 성균관대학교 3캠퍼스 유치를 목표로 추진됐기 때문에 대학교 부지를 제외한 2단계 부지는 수익성 높은 용도로 개발되도록 계획됐다. 캠퍼스용 땅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에 따른 손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실제 토지이용계획도를 보면 공동주택·주상복합·근린·상업용지 등이 2단계에 집중돼 있다. 대학교 부지와 최근 사업협약(MOU)를 맺은 아주대학교 병원 부지도 2단계에 자리한다. 중흥토건은 2단계 택지조성공사 시공권뿐 아니라 공동주택 1·2블록을 수의계약으로 확보해 연내 3600여 세대 아파트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중흥이 2단계 투자를 확정하고 얼마 뒤, 브레인시티 개발의 가장 큰 목적이었던 성균관대 유치 실패가 공식화된 후에도 사업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성균관대 대신 산학 연구단지인 사이언스파크로 변경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건설업계에선 중흥이 브레인시티 사업에서 확보한 조 단위 수익을 이달 실사 종료 예정인 대우건설 인수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박환우 전 평택시의원은 “민간 파트너 선정 당시인 2017년부터 갑작스럽게 중흥이 브레인시티 2단계 시행 출자사로 선정된 것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며 “민관공동 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민간이 과도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견제하고 초과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인 투기·감사무마 의혹 논란

2007년 성균관대 제3캠퍼스 유치를 목표로 추진됐던 브레인시티 사업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부침을 반복하며 일대 부동산 소유주들에게 고통을 안겼다. 오랜동안 개발행위 및 거래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공택지지구라 토지보상이 수용방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토지주들이 사업 백지화를 외치며 시위를 하거나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토지주는 여전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중흥에 대한 특혜의혹과 지역 정치인 연루설은 현재 진행형이다. 실제 지역 정치인들의 끈질긴 지원으로 해당 사업은 명맥을 이어갔다. 평택시 갑 지역구 의원이던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가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원 전 대표는 브레인시티 내 성균관대 유치를 꾸준히 총선 공약으로 걸었고, 브레인시티의 출발점인 일명 ‘평택지원특별법’ 4년 연장에 힘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행위에 대한 지역 관계자들의 시선이 곱지는 않았다. 도일동 일대는 조선시대 원균 장군이 하사받은 땅이 있는 일명 ‘원주원씨 집성촌’으로 평택 주민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실제 2018년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계획 변경 승인’ 고시를 보면 도일동 2단계 부지 내 원주원씨 중종 토지가 상당부분 발견된다.  
 
2015년엔 원 전 대표 배우자가 도일동에 대지 1100㎡ 규모 건물을 매입하기도 했다. 2015년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이 개정되고 해당 법안이 이듬해 시행되면서 공공기관·공기업이 아닌 민관합동 SPC도 산업단지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한 지역 관계자는 “2018 국정감사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중흥으로 민간출자사를 변경하는 과정에 대해 ‘배임’을 언급하며 감사에 대한 의지를 밝혔으나 실상 경기도 특별감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이 지사는 평택시 현덕지구도 민관합동 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등 의심스런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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