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로 국민주 됐지만…반등 요원한 카카오 주가
3월 71만명이던 카카오 소액주주 수 9월 201만명 돌파
분할 이후 규제 리스크에 주가 부진, 고점 물린 개미 많아
카카오가 액면분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카카오의 올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9월 30일 기준 카카오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의 수는 201만9216명이다. 올해 3월 31일 카카오의 소액주주 수는 71만4708명에 불과했는데, 반년 만에 182.5%나 증가했다. 특정 종목의 소액주주 수가 200만명을 돌파한 건 삼성전자 이후 카카오가 처음이다. 업계 맞수인 네이버의 소액주주 수(78만2829명)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를 담은 개인투자자가 부쩍 늘어난 건 지난 4월 이 회사가 주식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쪼개는 분할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1주당 55만원을 훌쩍 넘는 주가가 11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 변동이 없지만, 한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투자자 입장에선 소액으로도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투자 부담이 적어져 카카오 주식을 담는 이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국민주’로 등극하게 됐다.
그렇다면 카카오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는 쏠쏠한 이익을 거뒀을까. 일단 카카오의 주가 상승률은 나쁘지 않았다. 올해 초 카카오의 주가는 7만8178원이었는데, 11월 17일엔 12만5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59.89%나 상승했다.
하지만 소액주주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액면분할 이후 시점부터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액면가를 쪼개고 거래를 재개한 카카오의 주가는 4월 15일 12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12만5000원에 거래를 마친 11월 17일 주가 수준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6~9월 이 회사 주가는 14만~16만원 수준을 유지하며 고공 행진했는데, 규제 리스크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주가가 11만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현재 12만원대 박스권에 갇혀있다.
문제는 주가가 고점일 때 카카오 주식을 담은 개인투자자가 상당히 많았다는 점이다. 액면분할 이후 카카오를 사들인 개인투자자(4월 15일~11월 17일 기준)의 평균 매수단가(순매수 금액÷순매수 수량)는 13만5083원으로 계산된다. 현 주가(12만5000원)보다 7.46% 낮다. 액면분할 이후 카카오 주식이 국민주로 등극했지만, 수익률로는 큰 재미를 주진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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