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못 따라가는 기업, 평균 수명 ‘12년’…대기업-스타트업 맞손
무협 “디지털 DNA 장착한 스타트업과 협업 필요”
투자‧육성‧인수합병 등 기업 벤처링 필요
삼성·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 발빠르게 대응
사람의 평균 수명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과는 반대로 기업의 평균 수명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하는 산업 생태계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 뒤면 기업 평균 수명 12년으로 준다
특히 국내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속화 하는 산업 생태계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새로 등장하는 스타트업이 디지털 DNA를 장착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기존 기업이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기업 벤처링을 통해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 전환에 특화한 스타트업에서 혁신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 벤처링은 크게 세 단계 순서로 진행된다. 스타트업 관찰, 파트너십, 지분 참여 순이다. 관찰 단계에서 기업은 초기 스타트업이 개발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벤처 고객'이 될 수 있다. 유망 스타트업을 조기에 유치하면서 기술 이전을 통해 사업 역량을 확대할 수 있다.
파트너십 단계에서는 기업형 벤처 빌더·인큐베이터·액셀러레이터 등 전문기관을 활용해 신사업 개발에 적합한 스타트업을 직접 육성한다. 발굴한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창업팀 구성하게 돕고 비즈니스 개발과 같은 경영 전반에 참여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스타트업 인수합병 등과 같은 투자를 통해 지분이나 소유권을 취득하는 방법도 있다. 기업이 직접 연구개발에 뛰어들기보다 CVC 활용으로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서도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이 보유한 CVC의 지난 1~9월 투자집행액은 7765억원으로 올해 처음 연간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은 육성‧제휴, 카카오는 스타트업 인수
카카오는 2일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 ‘그립컴퍼니(그립)’의 지분 50%가량을 1800억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2018년 김한나 대표가 창업한 그립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알려져있다. 판매자가 스마트폰으로 판매 방송을 하면 구매자가 판매자와 실시간 채팅하며 물건을 살 수 있다. 현재 등록된 판매자 수는 1만명을 웃돈다. 카카오는 그립 인수를 통해 커머스 분야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립은 SNS 성격의 라이브커머스로 MZ세대에 다가가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세계적인 정보통신(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과 한국 MS는 디지털 조선소로 전환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MS의 첨단 IT 솔루션과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저비용·고효율 조선소로의 전환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부터 설계·구매·생산 등 조선소 전(全) 영역에 걸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업무 혁신을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MS의 기술력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배진한 삼성중공업 경영지원실장(CFO)는 “조선소의 모든 정보를 첨단 IT 기술로 처리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궁극적 목표”라며 “이는 초격차 친환경 기술과 함께 삼성중공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할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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