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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진이형’ 노브랜드 버거 질주에…“콜라‧사이다도 나왔다”

신세계푸드, ‘브랜드 콜라’ ‘브랜드 사이다’ 론칭
그래피티 월부터 팝아트 포장지…‘브랜드 경험’ 초점
코카콜라·펩시 과점체제서 시장안착 성공할지 주목

 
 
신세계푸드는 지난 14일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를 출시했다. [김채영 기자]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가 국내 탄산음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주도하에 계획된 자체 브랜드(PB) ‘노브랜드’는 브랜드 이름값으로 인한 부가비용을 줄이자는 취지를 갖고 있지만 이번엔 ‘브랜드 탄산음료’를 새롭게 선보였다. 론칭 2년 만에 점포 수 160개를 돌파하며 급성장 중인 노브랜드 버거의 흥행에 힘입어 자체 개발한 브랜드 음료를 출시한 것이다. 특히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와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를 공략하기 위한 이색 마케팅도 펼쳤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14일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를 출시하고 서울 중구 노브랜드 버거 서울시청점에서 론칭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찾은 노브랜드 버거 서울시청점은 행사를 구경하러 온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매장 내에는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를 알록달록한 색 조합의 팝아트로 그려낸 그래피티 월을 포함해 브랜드 관련 굿즈까지 준비돼 있어 즐길 거리가 가득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매장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노브랜드 버거 서울시청점 매장 내에서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를 알록달록한 색 조합의 팝아트로 그려낸 그래피티 월을 볼 수 있었다. [김채영 기자]
노브랜드 버거 서울시청점에는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와 관련한 굿즈가 준비돼 있었다. [김채영 기자]
 
신세계푸드가 탄산음료 브랜드 론칭과 더불어 이와 같은 이색 마케팅을 펼친 이유는 소비와 재미를 함께 추구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MZ세대 펀슈머가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콜라와 사이다를 차별화해 새롭게 선보인다면 노브랜드 버거만의 독자적 브랜드 경험을 하게 해주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소매시장 ‘NO’ 버거 매장서만 선보여…자연스러운 노출 효과 

신세계푸드가 자체 개발한 방법으로 제조한 브랜드 콜라와 사이다를 일반 소매점이 아닌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만 즐길 수 있도록 전략을 취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간 노브랜드가 출시한 음료는 모두 노브랜드 점포에서 구매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판매 채널을 노브랜드 버거 매장으로 한정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와의 시너지를 살리고 자체 버거 매장이라는 채널을 통해 콜라와 사이다를 자연스럽게 음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론칭 2년 만에 160호점이 넘는 점포를 내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노브랜드 버거와 함께 판매해 소비자에게 쉽게 각인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는 것이다.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는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만큼 버거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김채영 기자]
 
브랜드 콜라와 사이다는 전국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 배달 및 포장 시에 제공된다. 매장 이용 고객에게는 기존대로 일회용 컵이 제공돼 셀프로 코카콜라·스프라이트 등 탄산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하지만 고객 요청 시 새로 출시된 브랜드 콜라와 사이다가 제공된다. 신세계푸드가 탄산음료 시장에 접근한 전략에 대해 업계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만 해당 음료를 판매하고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스마트한 전략”이라며 “버거와 함께 세트처럼 판매해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고 경험을 높이는 방법을 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랜드 콜라와 사이다는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만큼 버거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실제로 이날 방문해 직접 맛본 결과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에 비해 탄산이 강하지 않고 당도도 적게 느껴졌다. 맛과 향 모두 소비자에게 익숙한 콜라와 사이다에 비해 덜한 느낌이지만 간이 센 편인 노브랜드 버거와 치킨윙 등과 함께 먹기엔 적절한 정도인 듯 했다.  
 

장기적으론 ‘회의적’이란 평가…과점체제 탄산시장 뚫기 힘들어 

 
신세계푸드가 내놓은 브랜드 탄산음료에 대해 업계는 ‘현재로서는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 사업이 확장되면서 시장에서의 저변을 넓혀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국내 탄산음료 시장은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등이 과점체제를 취하고 있어 새로운 제품이 뛰어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미 주요 탄산음료 업체들이 시장 자체를 양분하고 있다보니 그 외의 브랜드가 비집고 들어올 수 있는 자리는 매우 좁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지난 2007년 PB 콜라 제품을 출시해 반짝인기를 누렸지만 시장 안착에는 결국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뒤이어 2012년에는 미국의 ‘코트(Cott)’사와 공동 개발한 ‘베스콜라’를, 2016년에는 ‘노브랜드 콜라’를 선보였지만 코카콜라의 벽은 끝내 넘지 못했다. 이마트 외에도 웅진식품이 2016년 ‘815 콜라’와 ‘815 사이다’를 출시하며 탄산음료 시장에 진출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못했다고 평가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의 브랜드 콜라와 사이다는 지금 상황에서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만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반응이 긍정적이지만 소매시장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날지는 모르겠다”며 “국내 탄산음료 시장에서의 브랜드 콜라와 사이다의 점유율 상승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 론칭과 관련해 “매번 같은 콜라만 찾을 수 밖에 없는 소비자들에게 노브랜드 버거만의 차별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게 해주고 싶었다”며 “신세계푸드가 선보인 첫 번째 탄산음료 브랜드인 만큼 앞으로의 성장을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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