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TF수익률 1위, 2차전지·메타버스도 아닌 ‘원유ETF’
[2021년 빛낸 ETF 종목 Top2 ①]
올해 수익률 상위 10개 ETF 중 40%가 원유ETF, 평균 수익률 55%
내년 1~2월까지는 수익률 좋지만 2월 이후 국제 유가 떨어질 듯
▶스페셜리포트
① 올해 ETF수익률 1위, 2차전지·메타버스도 아닌 ‘원유ETF’
② 박스권 증시에서도 하반기 수익률 40% 달성한 게임 ETF
올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순 자산총액은 70조원으로 작년보다 35% 성장했고 종목도 530개로 대폭 늘었다. 국내 뿐만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ETF시장은 급성장했다. 올해 전 세계 ETF 총자산 규모는 9조6680억달러(약 1경1440조원)로 1경원을 돌파했다. 특히 최근 증시에서 메타버스·2차전지가 테마로 떠오르면서 관련 테마ETF는 국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고수익을 낸 진짜 알짜배기는 원유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최대 70% 가까운 수익을 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4일까지 국내에 상장한 국내·해외 ETF 수익률 1위는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은 69.36%로, 미국에 상장된 원유·가스 탐사 및 생산하는 기업에 동일가중방식으로 투자한다. 기초지수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산출하고 발표하는 ‘S&P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 Select Industry Index’를 따른다. 이외 수익률 상위 10개 내 원유 ETF로는 'KODEX WTI원유선물(H)',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 'TIGER 원유선물Enhanced(H)'으로 수익률이 모두 55% 이상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타격받았던 경기가 회복될 거란 기대감에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다. 국제 유가는 올해만 54.9%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1월 초 배럴당 47.62달러에서 지난 23일 73.79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원유ETF는 최대 70% 가까이 수익률을 냈다. 지난해 70%까지 하락했던 원유 ETF의 성적표와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WTI 가격이 지난해 연초에 61.18달러에서 48.52달러까지 내려가며 20.6%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수익률 1위를 차지한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의 지난해 수익률만 봐도 -40%를 기록했다.
물론 꾸준히 수익률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유가 하락으로 한때 하루만에 5% 넘게 급락한 적도 있다. 7월 20일 기준 'KODEX WTI원유선물 ETF'는 5.03% 하락했고, 'TIGER 원유선물Enhance(H)'도 -5.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도 2% 넘게 빠졌다. 당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OPEC+ 산유국들의 증산 합의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유럽지역의 천연가스 공급이 부족해지고 OPEC+가 추가 증산을 거부하면서 원유 공급이 부족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자, WTI는 지난 10월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으며 7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분간 원유 ETF 수익률은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7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타격을 준 것처럼 최근에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점차 커지고 있지만, 국제 유가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상승할 거란 예상이 나오면서다. 투자은행(IB)들은 내년, 내후년 석유 수요가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도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달 29일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OPEC+가 원유공급량을 통제하고 있고 계속해서 고유가 유지 기조를 가진다면 내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5달러, 2023년에는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항공 수요가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위드코로나로 수요 회복 기대감과 유럽 지역에서 난방연료로 쓰이는 천연가스 값이 폭등함에 따라 대체 에너지원으로서 원유의 수요가 증가한 요인은 유가 상승의 동력이 될 것”이라며 “다만 난방기인 내년 1~2월까지는 추가적으로 오를 수 있지만 그 이후로는 공급이 안정돼 국제 유가는 하향 안정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봤다. 이어 “미국 에너지 섹터 주식 ETF 등에 투자할 수 있고, 단기적으로 수익률이 올라갔을 땐 매도하는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변동성이 많다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유ETF는 대부분 선물로 운영되다 보니, 변동성이나 유가 상승분을 ETF들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해 수익을 온전하게 가져가기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원자재 자체 ETF보다는 원유 산업을 추종하는 ETF나 에너지섹터 ETF 쪽으로 투자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말했다.
신수민 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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