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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택트(Ontact) 시대…라이브커머스는 얼마나 급부상할까

[2022 경제대예측 - 국내·외 산업 동향②] YES 85%

 
 
지난 6월 대한민국 동행세일 라이브커머스에 등장한 홍남기 부총리.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로컬 도시락, 아주 맛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생겨난 비대면 식문화에도 이 도시락이 제격이고 1인 가구가 간편하게 먹기에도 좋습니다. 로컬 도시락, 구매해서 맛보세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도시락 판매 방송에 등장했다. 대형 방송사가 마련한 거창한 스튜디오 방송이 아닌, 온라인으로만 방영하는 소규모 영상 촬영 현장이었다. 이 온라인 방송은 정부가 2021년 6월 기획한 ‘대한민국 동행세일’ 행사 일환으로 열린 라이브커머스(LiveCommerce)였다.  
 
경제부총리까지 나선 라이브커머스는 요즘 유통업계 최고 화두 중 하나다. 라이브커머스란 생방송 영상을 의미하는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상업을 의미하는 커머스(Commerce)가 합쳐진 말로 생방송 영상을 통해 제품을 사고 파는 행위를 하는 미디어 커머스의 새로운 형태다.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라이브커머스가 2016년부터 출시됐는데,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였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쇼핑이 인기를 끌더니, 여기에 비대면이지만 물건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온라인으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온택트(Ontact)형 온라인 쇼핑, 라이브커머스가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교보증권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4000억원 수준이었고 올해는 2조8000억원으로 껑충 뛰고, 2023년에는 1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라이브커머스의 인기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했다. 중국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콰이쇼우’ 등을 중심으로 2016년부터 라이브커머스 운영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리며 제품을 판매하는 왕홍도 생겼다. 대부분 100만명이 넘는 팬을 보유하는 중국 왕홍은 연예인이나 유명 기업인만큼 중국내에서 큰 인지도를 얻으며, 한번 라이브커머스로 제품 판매에 나서면 제품 완전 판매를 기록하는 완판 대란을 일으키는 존재다. 중국 국가 통계국과 알리바바 연구원의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179조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도 ‘토크숍라이브’를 중심으로 라이브커머스가 2018년부터 보편화하고 있다.
 

다섯 가지 형태로 구분되는 국내 라이브커머스 

2020년부터 확장성을 보이는 라이브커머스 국내 시장은 크게 다섯 가지 형태가 있다. 가장 먼저 라이브커머스를 위해 개발된 스타트업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대표적으로 2019년에 처음 선보인 ‘그립’이 꼽힌다. 네이버 출신 김한나 대표가 시드 투자를 유치해 개발한 라이브커머스 전문 쇼핑앱으로, 2020년 연간 거래액 24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 2020년 거래액인 243억원을 넘기고 연말까지 거래액 800억원을 넘길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는 210만을 뛰어넘었고 그립내 판매자 수는 1만명이 훌쩍 넘는다. 스타트업 기업으로 시작한 그립은 매해 무섭게 성장세를 보이더니 12월에 카카오에 1800억원 투자를 받고 인수됐다.  
 
두 번째로 볼 수 있는 형태는 카카오와 네이버와 같은 전통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서 출시한 라이브커머스다. 현재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자체 앱 안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둘의 운영 방식은 다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카카오는 폐쇄형, 네이버는 개방형 라이브커머스를 전개한다. 카카오는 철저히 내부적으로 관리된 라이브 콘텐트만을 방영한다.  
 
특히 자체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제품 판매의 기획부터 영상 촬영, 송출 등을 모두 책임진다. 방송 수도 하루 5번으로 정했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카카오는 검증된 상품과 전문가가 만든 고화질의 영상을 제공해 프리미엄 라이브커머스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다.
 
반대로 네이버는 자유로운 방식으로 판매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 라이브커머스는 제품 선정과 제품 판매 형태 모두 판매자의 몫이다. 정반대의 운영 형태를 달리고 있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지금까지 성적표는 네이버가 비교적 좋다.  
 
카카오 라이브커머스 올해 12월 기준 누적 시청 횟수는 1억5000만뷰에 다다르고, 올해 3분기 기준 평균 시청 횟수는 20만뷰로 전 분기 대비 43%가량 증가했지만, 네이버 라이브커머스는 2020년 누적 시청 횟수가 7억회를 넘는 등 카카오 수치의 5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 라이브커머스의 판매 화면. [사진 카카오]
 
다음으로는 TV홈쇼핑을 운영하던 유통업계에서 나선 라이브커머스가 있다.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TV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던 대형 홈쇼핑 기업이 온라인 쇼핑 방송으로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카메라와 쇼호스트, 스튜디오를 모두 갖춘 홈쇼핑 기업은 방송 방영 방법만을 TV에서 온라인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은 확장성은 빠르게 진행됐다. 또 라이브커머스는 기존 TV홈쇼핑의 주요 소비자층인 중장년을 넘어서 젊은 10~30대 소비자층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돌파구로 여겨진다.  
 
네 번째로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서 라이브커머스에 진출한 사례다. 이커머스 1세대 온라인 쇼핑몰로 통하는 ‘쿠팡’ ‘11번가’ ‘티몬’ 모두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한다. 쿠팡은 올해 초 쿠팡라이브를, 11번가는 2020년부터 라이브11를, 티몬은 2020년부터 티몬 셀렉트를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만을 추구하던 언택트(Untact)형 이커머스였다면, 이제는 소통까지 더한 온택트형 이커머스를 추가한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형태는 콧대 높은 백화점 기업이 나선 라이브커머스다. 국내 빅3 백화점으로 통하는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모두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온을 통해 온라이브를 운영하고 신세계백화점은 SSG닷컴에서 SSGLIVE를, 현대백화점은 더현대닷컴에서 더현대LIVE를 펼친다.
 
이처럼 국내 라이브커머스를 전개하는 플랫폼이 많아지자, 방송 구성도 다양해졌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자의 경우, 일반 사업자가 직접 판매자로 나서거나 TV홈쇼핑처럼 전문 사회자가 등장해 대신 물건을 소개하고 판매하기도 한다. 콘텐트 영상 구성도 제품을 앞세워 판매자가 말하며 판매하는 형태가 있고 마치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 보여주듯 영상을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물건을 소개하고 사도록 유인하는 구성도 있다.  
 
형태는 다양하지만, 모두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동일하다.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라이브커머스 진행 시간 동안에는 판매자와 소비자가 채팅창을 통해 계속해서 소통한다. 가령 라이브커머스가 시작되고 채팅창에 “77 사이즈가 입기엔 작지 않아요?”라는 소비자 글이 올라오면, 판매자는 두 팔을 양쪽으로 뻗으며, “보세요~ 제가 사이즈 66인데 이렇게 품이 넉넉해요. 77 사이즈 언니들도 충분히 입을 수 있어요!”라고 설명하는 등 판매자와 소비자가 마치 영상통화를 하듯 대화를 나눈다.  
 
꾸밈없는 영상에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 라이브커머스의 인기 요인이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V커머스는 계속해서 대중화되고 있다. 방송국이 주도하는 대형 쇼핑마켓이 아닌, 개인 판매자 중심의 1인 마켓 시대인 것이다. 이 때문에 체계적이고 복잡한 시스템의 플랫폼보다 혼자서 누구나 쉽게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라이브 커머스에서 인기다. MZ세대(밀레니엄+Z 세대:1980~2000년대초 출생)는 정보를 습득할 때 활자보다 동영상에 익숙하다. 이들은 쇼핑 정보도 동영상으로 자극받아야 소비 욕구가 발현된다.”  
 

성장세라지만, 아직 온라인 쇼핑 규모 2% 수준  

하지만 라이브커머스는 이제 성장하는 사업 분야로, 개선점도 뚜렷하다. 미리 계획하고 기업 관리 아래 기획된 콘텐트가 아닌 이상, 상품 품질과 가격에 대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 개인사업자가 자유롭게 방송을 시작해 물건을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형태는 어떠한 사전 점검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때문이다.  
 
라이브커머스는 대부분 판매자의 자유로움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정해진 틀로 정돈되지 않는, 판매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것도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특히 그립인 경우 판매 상품에 대한 가격표마저도 정리되지 않는다. 그립 판매 영상에서는 각 상품 소개 없이 라이브 방송가 100원, 1000원, 1만원이라는 등의 가격 결제 버튼을 쉽게 볼 수 있다. 소비자는 방송을 보며 실시간으로 각 제품의 가격을 듣고, 채팅으로 구입 의사를 밝힌 후 각 제품의 가격만큼 100원, 1000원, 1만원 버튼 등을 눌러서 해당 가격을 만들어서 결제해야 한다. 만약 뒤늦게 영상을 본 소비자들은 앞서 소개된 제품 이름과 가격을 알 수 없어서 구매할 수도 없는 형태다.  
 
또 사업 규모가 성장세지만, 아직 미비한 인지도를 지닌 것도 현실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현재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전체 온라인 쇼핑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 수준으로 아직 비교적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2021년 2월에 알바천국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20대 응답자 대부분이 라이브커머스를 활발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20대 1000명 중 14.1%만 라이브커머스로 쇼핑을 즐긴다고 답했다. 또 라이브커머스를 본다고 답한 응답자는 쇼핑 목적이 아닌 그저 ‘라이브커머스에서 나오는 동영상 콘텐트가 흥미로워서 본다’고 답한 응답자가 33.3% 정도로 가장 많았다. 또 20대가 즐겨보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으로는 네이버가 39.5%, 카카오가 23.5%로 절반 이상이 네이버와 카카오만을 이용하는 것으로 소수 플랫폼으로 집중되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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