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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치료제 초고가 신약 '킴리아' 국내 보험 급여 적용 결정된다

약가 협상에 업계 이목 집중…불확실성 줄지만 임상 어려움 커질 듯

 
 
노바티스 '킴리아' [사진 한국노바티스]
세계 최초의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의약품이자, 1호 첨단바이오의약품인 ‘킴리아’의 급여 등재가 유력해졌다. 1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3일 열린 '제1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에서 한국노바티스의 킴리아에 대해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약가협상 과정을 거쳐 국내 건보급여가 적용될 전망이다.
 
킴리아는 글로벌 빅파마인 노바티스가 개발한 혈액암 치료제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후 지난해 국내에서도 승인됐다. 이로써 킴리아는 국내에서 승인된 첫 CAR-T 치료제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  
 
CAR-T 치료제는 유전자치료제의 한 종류로, 암 환자 개인의 면역세포(T세포)를 채집해 암세포에만 반응하는 특이적인 수용체를 발현시키는 유전정보를 주입해 증식시킨 뒤 원래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약이다. 이를 통해 정상 세포 손상은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사멸하도록 하는 기전으로 작동한다.
 
CAR-T 치료제는 단 한 번의 주사로 높은 확률로 완전관해를 기대할 수 있어 혈액암 분야 ‘꿈의 치료제’로 불린다. 2010년대 들어 주목받았고, 국내에서도 다수의 바이오 기업들이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큐로셀과 앱클론 등의 기업이 CAR-T 치료제 임상시험에 돌입한 상태다.
 
바이오 업계에선 킴리아의 급여 등재가 이뤄지면 국내 CAR-T 치료제 개발 회사들에도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꿈의 치료제’로 불리는 CAR-T 치료제는 가격이 너무 비싸 상용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현재 국내에서 환자가 킴리아를 투여받기 위해선 5억원 수준이 든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이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정부가 이 약에 대한 급여 적용을 확정하게 되면 환자는 정해진 가격의 최대 5% 수준만을 지불하면 맞을 수 있게 돼 활발한 처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일본에서 킴리아의 급여 적용 가격이 약 3억5000만원 인 것을 고려할 때 이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국내 CAR-T 치료제 개발사들은 킴리아의 가격 결정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뒤 급여 등재를 진행할 때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CAR-T 치료제 개발사 입장에선 허가를 받더라도 급여가 어떻게 책정될지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부담이 컸다”며 “킴리아의 약가 협상을 기준으로 신약 개발의 수익성을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개발사는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 경쟁에는 킴리아와 비교해 확실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CAR-T 치료제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이기 때문에, 현재 국내 환자가 킴리아를 맞기 위해선 T세포를 채집해 미국으로 보낸 뒤 맞춤형 치료제를 만들어 다시 한국으로 들여와야 한다. 
 
이에 반해 국내 기업들이 국내에 세포배양시설을 갖춘다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킴리아보다 낮은 가격에 약품을 공급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큐로셀은 현재 대전에 CAR-T 치료제 전용 GMP 공장을 짓고 있으며, 앱클론 또한 국내에 공장을 가지고 있다.
 
다만 킴리아의 급여등재가 국내 CAR-T 기업들에 호재만 되는 것은 아니다. 킴리아의 급여 등재가 이뤄지면 국내 임상 환자 모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전임상 단계의 CAR-T 치료제 개발기업들이 국내 임상 진행을 위해선 킴리아의 급여 적용대상이 아닌 다른 적응증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재 킴리아의 적응증은 ▶25세 이하의 소아 및 젊은 성인 환자에서의 이식 후 재발 또는 2차 재발 및 이후의 재발 또는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성 백혈병의 치료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성인 환자의 치료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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