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 식은 코인·주식…"2% 이자라도" 은행 정기예금으로 쏠리나
은행권 예·적금 금리 최대 0.4% 인상…1월에만 정기예금 11조8000억↑
주식, 코인시장 부진하자 투자금 은행권 안전자산으로 이동
암호화폐,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과 함께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자 뭉칫돈이 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올 1월에만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이 약 11조8000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66조7769억원으로 전월 말(654조9359억원)보다 11조8410억원 늘었다.
반면 수시 입출금식 예금(MMDA : Money Market Deposit Accounts)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700조3291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711조8031억원)보다 11조4740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원할 때 언제든지 은행에서 찾을 수 있는 초단기 예금을 말한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고객이 원할 때 자유롭게 돈을 넣고 뺄 수 있어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총 수신잔액으로 살펴보면 지난달 말 기준 1788조5520억원으로 전월 말(1754조3592억원)과 비교해 34조1929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정기예금이 늘어난 반면 요구불예금은 줄어든 것은 주식시장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금융 소비자들이 투자보다 은행 예금에 돈을 예치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코인거래소에 예치된 돈도 대폭 줄었다.
지난 2일 금융위원회가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예치금은 지난해 말 기준 7조631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해 9월 24일(9조2000억원)보다 1조5690억원(17.1%) 줄어든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도 코스피가 2700선으로 하락하는 등 지난해 상반기만큼의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를 올린 것도 뭉칫돈이 쏠린 배경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1%에서 1.25%로 올리자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렸다.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어서다. 현재 평균 1%대인 은행 예금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민은행의 ‘KB더블모아 예금’ 금리는 1년 기준 최고 연 2.05%로 상향 조정됐고, 신한은행의 시니어 고객 대상 5년 만기 ‘미래설계크레바스 연금예금’금리는 연 2.15%가 적용된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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