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낸 위메이드…게임회사일까 코인회사일까[고란 코인도란]
러시아-우크라 전운…불확실성에 시장 악재 찾아올까
사상 최대 실적 내고도 위메이드 주가 하락하는 이유
크립토 감독권 두고 CFTC-SEC 신경전
이번주 FOMC 의사록 공개…美 생산자물가지수 발표도 주목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11일 국내 증권가에 루머가 퍼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번 주 긴급회의를 열어 금리인상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마침 연준 홈페이지에는 14일 비공개 미팅이 예정돼 있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일부에선 이날 미팅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거라는 말까지 돌았다. 전날 미국 나스닥 증시 하락의 여파로 약세 출발한 코스피 지수가 정오 즈음해서는 상승 반전하는가 싶더니 루머 확산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루머는 공포가 불러온 기우였다. 기준금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결정한다. 14일은 FOMC가 열리는 날이 아니다. 그리고 이날 미팅이 이례적이지도 않다. 연준은 과거에도 정기적으로 여러 안건 심의를 위해 회의를 열었다. 인플레이션에 놀란 투자심리가 FOMC가 아닌 일반 미팅에도 패닉 셀로 반응한 셈이다.
여기에 전쟁 공포까지 겹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운이 감돈다. 시장의 악재는 전쟁 자체가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전면전이 아니라면 과거 전쟁(국지전)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예외라면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2001년 9ㆍ11 사태다. 전자는 에너지 가격 폭등 때문에, 후자는 자본주의 심장이 공격당했다는 심리 때문에 증시가 폭락했다.
이번엔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파동, 전쟁 발발 등이 겹치면서 시장이 얼마나 충격을 받을지 모른다. 리스크에 대한 대비는 좋지만 공포는 투자를 망친다. 이런 장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 ‘가치투자의 대가’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과거 인터뷰에서 증시가 하락할 때 취하는 3단계 대처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단계: 두 배로 더 열심히 일하면서 투자전문가들의 책으로 마음을 달랜다.
-2단계: 다 포기하고 무협지를 읽는다.
-3단계: 시간이 지나길 기다린다. 방법이 없다. 잊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시황=연준이 긴축하면 비트코인 1만달러?
상승 추세가 꺾였다면 다음 흐름은 어떨까. 디지털 자산 뉴스레터 사이트 테크니컬라운드업은 최근 “3만달러 초반에서 중반 가격대에 매수세가 몰리며 견고한 지지가 나타났듯 4만달러 중반 가격대에는 뚜렷한 저항이 겹쳐있다”며 “견고한 저항을 단기간 내 돌파하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JP모건 역시 최근 비트코인의 적정 가격을 3만8000달러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의 3만5000달러 평가보다는 후한 분석이지만 현재 가격(4만2000달러선)에는 10% 못 미친다.
아예 약세를 전망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 소속 애널리스트는 최근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1만달러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유는 연준의 긴축행보 탓이다. 연준이 시장에 공급한 막대한 유동성의 힘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으니, 연준이 시장에서 유동성을 빨아들이기 시작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비트코인 가격은 5000달러 안팎에 불과했다.
다행이라면 고래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코노메트릭스는 비트코인을 1000~1만개 보유한 고래들이 비트코인을 모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데이터 업체 코인메트릭스에 따르면, 10일 기준으로 비트코인을 1000개 이상 보유한 고래들 지갑의 비트코인 물량은 지난달 24일과 비교해 약 14만6000개 늘었다.
국내에서 무슨 일이=위믹스 논란에 웃는 사람은?
위메이드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역대급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5610억원, 영업이익 3260억원, 당기순이익 4852억원 등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실적이 눈부시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524억원, 영업이익은 2540억원, 당기순이익은 4250억원이다. 순이익의 대부분을 4분기에 벌었다.
사상 최대 실적에 9일 위메이드 임원진은 자랑스럽게 주주들 앞에 섰다. 오성급 호텔에 애널리스트들을 불렀고, 실적 발표 상황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올해 ▶위믹스 플랫폼에 100개 게임을 올리고 ▶블록체인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며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지속하겠다 등의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다.
또한 그간의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위믹스 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위믹스 생태계의 성장과 발전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위믹스 가격이 200달러에 도달할 때까지 매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총 발행물량의 1%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당장은 위메이드 주주와 위믹스 홀더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조짐은 9일 시간외 거래에서 감지됐다. 이날 정규 시장에서 3.81% 상승하며 끝난 주가(14만9900원)는 시간외 거래에서 1만4900원 떨어진 13만5000원까지 밀렸다. 위믹스 역시 실적 발표 전 8000원대에서 9900원까지 급등했으나, 실적 발표 후 8400원선으로 하락했다.
역대급 실적에 하한가라니…. 실적을 천천히 뜯어보니 뭔가 이상하다. 실적의 대부분을 위믹스 코인을 팔아서 거뒀다. 위믹스 코인 판매분을 제하고 나니 보잘 것 없다. 코인 유동화(판매)를 일회성 자산 매각으로 보고 매출에서 빼면 지난해 4분기 위메이드 매출은 1269억원에 그친다.
4분기 매출에서 코인 매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64%다. 영업이익 대부분이 코인 매각에서 나왔다. 실적 발표 다음 날 나온 KTB투자증권의 보고서 제목은 ‘게임회사로서의 매력은 부족’이다. 게다가 위메이드는 앞서 위믹스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코인 매각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위믹스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실적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위믹스 가격은? 소각을 발표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위믹스 코인 가격도 약세를 보인 건 소각의 조건이다. ‘소각을 시켜 위믹스 가격을 올린다’가 아니라, ‘위믹스 가격이 오르면 소각을 한다’이다. 위믹스 홀더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선후 관계가 다르다.
그리고 소각의 효과 또한 의심스럽다. 소각을 통해 가격이 오르려면 유통 시장에서 직접 물량을 사들여 코인을 소각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자사주 매입 효과와 같다. 하지만 위메이드는 향후 시장에 유통될, 자신들이 보유한 코인 물량에서 소각을 하겠다고 밝혔다. ‘코인 소각=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편, 창사 최대 실적 달성을 이유로 주주들에게는 주당 650원을 배당한다. 배당의 재원은 코인 판매 대금에서 나왔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위믹스 홀더들의 지갑을 털어 위메이드 주주들의 지갑을 채워주는 셈이다. 위메이드 지분의 약 45%를 보유한 박관호 이사회 의장은 이번 배당으로만 약 96억원을 챙겨 간다.
위메이드-위믹스 논란에도 국내 게임사들의 코인 사랑을 막을 순 없나보다. 넷마블은 다음달 자체 코인을 발행한다. 다만, 이런 논란을 의식한 때문인지 “현재로서는 자체 코인을 매각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권영식 넷마블 대표, 9일 실적발표 현장에서)는 입장이다. 컴투스홀딩스 역시 자체 코인인 C2X 판매가 아니라 6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블록체인 신사업 자금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해외에선 무슨 일이=인프라법 악재 해소됐다
모호한 ‘브로커’의 범주가 업계의 잠재적 리스크였는데, 미국 재무부가 최근 이를 명확히 정리해줬다. 재무부는 상원들에게 서한을 발송해 브로커의 범주에 채굴자와 스테이킹 서비스 이용자들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새로운 감독 영역이 부상하면 부처간 경쟁이 심해진다. 이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다. ‘크립토’라는 신산업에 대한 감독권을 두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로스틴 베넘 CFTC 위원장은 9일 상원 농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암호화폐 현물시장을 CFTC 감독 하에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FTC는 암호화폐 현물 거래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암호화폐 시장의 적절한 감독을 위해 1억달러 예산을 추가 지원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현재 CFTC의 연간 예산은 약 3억달러 규모다.
반면,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취임 이후부터 줄곧 “다수의 토큰이 증권의 성격을 띤다”고 강조한다.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도 “토큰의 다수가 증권의 속성을 갖고 있다”며 “SEC는 투자자 보호를 추구하며, 이로 인해 더 큰 규모의 집행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립토 업계는 대체로 CFCT의 감독을 선호한다. SEC가 크립토 업계에 CFTC 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문제다. SEC는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ETF 승인을 미루고 있다. 최근에도 뉴욕 기반 자산운용사 글로벌X(미래에셋운용의 자회사)가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기반 ETF의 출시 승인 여부 결정 기한을 연장했다.
다만, 그래도 희소식이라면 SEC가 디지털자산 운용사인 위즈덤트리의 비트코인 현물 ETF와 관련해 상장 및 거래 규정 수정에 대한 대중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SEC의 입장 변화를 기대해 볼 만하다.
위클리 코인=보라(BORA), 2.0의 진실
프로젝트 측은 리뉴얼과 함께 장밋빛 미래를 강조했다. 올해 안에 블록체인 토큰이코노미를 접목한(이른바 P2E 게임) 게임 10여개를 보라 플랫폼 위에 올릴 계획이다. 파트너사들과 함께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도 내놓는다. 파트너사에는 카카오게임즈ㆍ네오위즈ㆍ위메이드ㆍ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이 이름을 올렸다.
로드맵만 보면 당장이라도 보라 가격이 ‘투더문’ 해야할 듯 싶다. 그런데 정작 계획이 발표된 이후 보라 토큰 가격이 아래쪽으로 내리꽂았다. 왜일까. 투자자들은 장밋빛 로드맵보다는 숨겨진 가시 ‘인플레이션’에 주목했다.
앞서 1.0 버전에서는 보라 토큰의 총 발행량은 고정돼 있었다. 하지만, 2.0 버전에서는 매년 3%씩 보라 토큰을 찍어낸다. 수급에 따라 보라 토큰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홀더들의 화를 돋우는 개편이다. 그래서 플랫폼을 통해 얻은 수익의 일정부분을 소각한다는 알고리즘도 넣었다. 이론적으로 찍는 토큰 수량보다 태우는 수량이 많다면 보라 토큰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소각 수량이 발행 수량보다 많아지려면 보라 네트워크가 그만큼 활성화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프로젝트 팀의 강력한 희망일 뿐이다. 하지만, 연간 3% 발행은 현실이다. 당장 시장에는 매도 압력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단기 악재다. 리뉴얼 발표 전 1800원을 돌파했던 보라 가격은 현재(13일 오후 9시) 1200원선에 거래 중이다.
이번 주에는 무슨 일이=16일 FOMC 의사록 공개
실제로 최근 긴축에 대한 위원들의 매파적 색채가 나날이 짙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준이 양적긴축의 일환으로 모기지증권(MBS)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주식은 물론이고 자산시장 전반에 충격이 우려된다.
연준이 긴축 강도를 높이는 이유는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에 비해 7.5% 올랐다. 시장 예상치(7.3%)를 웃도는 수치이며,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이런 와중에 15일에는 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통상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기업은 생산 단가의 상승분을 소비자 판매가격에 전가한다. 곧, 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웃돈다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도 높게 유지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연준의 긴축 강도는 더 세질 것이고, 이는 자산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코인 업계 이슈로는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15일 열린다. 주제는 ‘금융시장 보고서에 관한 대통령 실무그룹(PWG) 조사’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대통령 금융시장 실무그룹의 스테이블코인 보고서 검토를 진행한다. 아울러 17~18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다. 암호화폐 및 금융안정성 관련 리스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필자는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덮어놓고 사도 무조건 먹는’ 시장은, 아쉽지만 지나갔다. 변동성에 리스크 관리가 필수다.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게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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